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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AI 과학자엔 천문학 보상, 기존 팀엔 구조조정 칼바람
AI 에이전트 자동화 쏠림심화…"글로벌 IT 18만명 조정"
마크 저커버그 메타CEO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자동화로 기존 인력을 대체하면서 최상위 AI 과학자에게는 수천억원대 보상을 걸고 쟁탈전을 벌이는 양극단의 구조를 가속하고 있다.

메타의 핵심 AI 조직 감원도 양극 구조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25일 IT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전체 AI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메타초지능연구소'(Meta Superintelligence Labs·MSL)에서 약 6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메타는 올해 6월 30일 MSL을 출범하고 8월 19일 △TBD랩 △제품팀 △인프라팀 △페이스북인공지능연구소(FAIR) 등 4개 팀으로 재편했다.

이번 감원은 FAIR·제품팀 등 인프라 부서에서 이뤄진다. 마크 저커버그 CEO와 알렉산더 왕(전 스케일AI CEO)이 6월 MSL 출범 후 영입한 인재(TBD Lab 소속)들은 감원 대상서 제외됐다.

메타 측은 이번 감원을 두고 "최근 3년간 인력 확충으로 조직이 비대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감원이 AI 사업 축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더 왕 메타 최고AI책임자(CAIO)(위키커먼스 갈무리)

저커버그는 MSL을 출범하면서 '실리콘밸리 인맥왕'으로 통하는 알렉산더 왕을 메타 최고AI책임자(CAIO) 겸 MSL 리더로 임명했다. 이들은 최고 수준 AI 과학자들에게 파격 보상 패키지(최대 4년간 2억 5000만 달러 등)를 제시하며 영입을 지속하고 있다.

메타의 기존 인력 일부는 조직 재편 이후 감원 칼바람을 감지하고 이탈하기 시작했다. 메타 AI 모델 '라마'(Llama) 개발에 몸담은 연구진들도 대부분 회사를 떠났다. 신규로 영입한 인력 중 일부도 메타 특유의 관료적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재차 이직하기도 했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 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시지(아마존 홈페이지 갈무리)

대규모 감원 칼바람은 IT 업계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아마존은 2027년까지 미국 내 인력 16만 명의 채용을 회피하고 2033년까지 업무 75%를 자동화해 총 60만 명을 채용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텔은 올해 7월 연말까지 약 2만 4000~2만 5000명(약 22~24%)의 인력 감축을, 마이크로소프트(MS)는 5월 전체 직원의 3%인 약 6000명을 조정한다고 각각 발표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 AFP=뉴스1

구글은 2023년 1월 1만 2000명(전체 약 6%)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과 최근 2년간 관리직 인력 10% 감축 이후 부문별로 수백명 규모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

IBM은 향후 5년간 백오피스 직무의 30%에 해당하는 약 7800개 직책을 AI로 대체할 계획이다. 세일즈포스도 지난달 고객지원 부서에서 4000명을 해고했다. 메타 경우 올해 2월에도 전체 인력의 5%인 3600명을 감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IT 업계서만 18만 명 이상이 기존 일자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난다"며 "AI 핵심 인재에 투입하는 비용을 충당하고자 기존 인력을 AI 에이전트로 자동화하는 감원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 초지능(Super Intelligence)
초지능(Super Intelligence)은 인간의 지능을 모든 분야에서 뛰어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말한다. AGI 등장 시 스스로 초지능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과학·예술·의학·공학·사회·감정 등 모든 영역에서 인간보다 월등한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추론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 AI 에이전트
AI 에이전트는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후 사전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필요한 작업을 스스로 결정하고 수행하는 자율 지능형 시스템이다.

■ TBD랩
메타의 TBD(To Be Determined랩은 차세대 LLM 라마 4.5 또는 라마 4.X 버전 개발에 집중하는 팀이다. TBD랩은 메타슈퍼인텔리전스연구소(MSL) 내 핵심 조직으로 최고 AI 책임자인 알렉산드르 왕이 지휘하고 구글 딥마인드 출신 개발 총괄 잭 레이가 개발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구글 딥마인드·오픈AI·애플·앤트로픽 등에서 최고급 인력을 영입해 궁극적으로 초지능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