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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처럼 바꾼 첫 화면
프로필 사진 교체 빈도 줄어
사업·행사 홍보물만 잔뜩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지난 9월 23일 '이프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개편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가 한 달 전 인스타그램처럼 바꾼 카카오톡 첫 화면인 ‘친구’ 탭이 개편 취지와 달리 광고·홍보용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친구 탭이 아니라 광고 탭으로 이름을 바꿔야 할 판”이라고 비판한다.

당초 카카오는 지난달 23일 친구 탭을 기존 ‘친구 목록’ 방식에서 게시물이 표시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이용자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로 진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인스타그램에서 이용자들이 각종 게시물을 올리면서 일상을 공유하는 것처럼 카톡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카톡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서비스 개편 한 달이 지나면서 카톡 친구 탭 활용 방식은 카카오의 기대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친분이 있는 이용자들의 게시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줄었다. 한 이용자는 “내가 올린 게시물이 누군가의 카톡에 대문짝만 하게 나올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절대로 프로필 사진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인스타그램에서는 게시물을 한 번 보면 다시 노출되지 않는데 카톡에서는 게시물이 돌려막기 식으로 여러 번 노출된다”면서 “새로 올라오는 게시물이 적다 보니 이런 식으로 노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 내부에서도 카톡 개편 이후 프로필 사진 업로드 건수가 줄어 당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광고·홍보성 게시물은 크게 늘었다. 전화번호만 등록하면 업무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게시물을 모두 봐야 하는 카톡 특성을 이용해 자신의 사업이나 행사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친구 탭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 A씨는 “카톡 게시물을 쭉 내려보면 이사 업체, 강사 이력 소개, 지자체 행사, 소규모 단체 선거 포스터뿐 아니라 심지어 자녀의 청첩장까지 올라온다”고 했고, 직장인 B씨는 “여기에 카카오가 게시물 사이사이 직접 유치한 광고까지 넣으면서 ‘친구’ 탭인지 ‘광고’ 탭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