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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성이 여성과 같은 수준으로 관상동맥 심장질환(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여성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운동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 개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심혈관 연구(Nature Cardiovascular Research)에 발표한 이번 관찰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성인 8만 5000여 명을 약 8년간 추적 관찰해 얻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의 손목에 착용한 활동량계로 1주일 동안 측정한 데이터를 사용해 신체활동이 심장질환 위험과 사망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주요 결과
연구진은 먼저 심장질환 병력이 없는 8만 243명을 살펴봤다.
주당 150분의 운동을 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8년간의 추적 관찰 기간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22% 낮았다. 남성은 같은 운동 목표를 달성하면 위험이 17% 줄었다.

추가 분석 결과, 여성은 주당 250분(4시간 10분)의 운동으로 심장질환 위험을 30%까지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남성은 주당 530분(약 9시간)의 운동을 해야 같은 수준의 위험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결과는 관상동맥 심장병을 이미 앓고 있는 5000여 명의 남녀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나타났다. 8년의 추적 관찰 기간 주간 운동 목표(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를 달성한 여성의 사망 위험이 유사한 활동량을 가진 남성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 남성이 같은 수준의 사망 위험 감소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역시 두 배 가까운 운동 시간이 필요했다.

중간 강도 운동이란 빠르게 걷기처럼 숨은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정도의 활동을 말한다. 고강도 운동은 달리기, 수영, 언덕 오르기 등 심박수가 더 크게 상승하는 활동이다.

모든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활동적인 사람은 주로 앉아서 지내는 사람보다 심장질환 위험이 낮았고, 활동적인 여성은 활동적인 남성보다 5% 더 큰 위험 감소 효과를 보였다. 운동량이 늘어날수록 심장질환과 사망 위험이 더 줄어드는 ‘용량-반응 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도 확인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여성의 운동 이득이 더 큰 이유
운동이 왜 여성에게 더 큰 효과를 주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과학자들은 성호르몬(에스트로겐 등), 근육 섬유의 구성 차이, 당 대사 과정에서의 에너지 생산 능력 차이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샤먼대학교 의과대학 심혈관질환 연구소의 천자이진(Jiajin Chen) 연구원은 “여성의 에스트로겐 수치가 남성보다 훨씬 높으며, 에스트로겐은 운동 중 체지방 연소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남성은 수축 속도가 빠른 근육(fast-twitch muscle·속근)이 많아 폭발적인 움직임에 유리하지만, 여성은 수축 속도가 느린 근육(slow-twitch muscle·지근)이 많아 운동 중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생리적 차이가 여성의 신체가 운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 큰 심혈관 이점을 얻는 이유일 수 있다고 천 연구원은 덧붙였다.

건강 생활 습관 지침, 성별 차이 반영해야
이 논문과 함께 실린 논평에서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의 여성 심혈관 건강 전문의 에밀리 라우(Emily Lau)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하나의 기준이 모든 사람에게 통용될 수 없다’라는 사실을 또 한 번 입증한다”라며 “이제는 성별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지침에 반영하고, 여성의 심혈관 건강을 최적화할 수 있는 맞춤형 중재 방법을 개발해야 할 할 때”라고 강조했다.

관상동맥 심장질환이라?
관상동맥 심장질환이란, 심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혈관이 좁아짐에 따라 심장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심장에 피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허혈성 심장질환이라고도 하며,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심근 괴사(세포나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죽는 현상)가 없는 협심증과 심근 괴사를 동반하는 심근경색증이 있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www.nature.com/articles/s44161-025-00732-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