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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스틸컷 [넷플릭스]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영화 아예 안 만든다”

넷플릭스발 영화의 위기가 현실화 됐다. 올해 영화 제작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 촬영 중인 한국 영화가 없다는 건 2년 뒤 개봉할 영화가 ‘0건’이란 걸 의미한다.

암살자(들) 허진호 감독은 최근 ‘한국 영화의 도약을 위한 제언’ 포럼에 나와 “한 마디로 ‘붕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영화가 아예 만들어지지 않고 있습니다”고 말힜다.

김고은이 출연한 ‘파묘’로 12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모은 장재현 감독도 ‘붕괴’라는 표현에 동의했다.

특히 감독·배우를 막론하고 ‘이 사람이면 본다’하는 흥행 보증 수표가 사라졌다. 이영주 CJ ENM 영화 사업전략 팀장은 “흥행 공식이 무너졌다”고 했다.

이젠 1000만 영화는 언감생심이다. ‘파묘’로 1000만 배우에 이름을 올린 김고은의 가장 최근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고작 87만 관객에 그쳤다.

‘악마가 이사왔다’ [CJ ENM]


윤아 주연으로 관심을 끈 ‘악마가 이사왔다’는 관객 수가 고작 42만명에 그쳤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잇달아 1000만 영화에 올려놓은 마동석의 또 다른 1000만 기대작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은 관객 수 77만 명에 그치며 흥행에 참패했다.

단일 영화 규모로는 최고 수준인 제작비 300억원이 투입된 올 여름 1000만 기대작 ‘전지적 독자 시점’도 누적 관객이 106만명에 그쳤다.

올해 누적관객수 1위는 563만 명의 ‘좀비딸’, 2위는 337만 명의 ‘야당’ 이다. 추석 연휴 특수에 개봉 화제를 모은 ‘어쩔수가없다’, ‘보스’는 300만 관객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쩔수가없다’ [CJ ENM]


특히 ‘어쩔수가없다’는 개봉전부터 폭발적인 예매율을 기록하며, 1000만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현재 283만명에 그치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직격탄을 맞으며 영화 관람객이 크게 줄면서 영화 사업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OTT 월 구독료가 영화 한 편 티켓값과 비슷하다. 영화관 한번 가면 영화표 및 간식 비용을 합쳐 1인당 평균 3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럴 바에는 집에서 넷플릭스를 마음껏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영화관도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는 오는 29일 폐점한다. CGV는 올해 들어서만 12개 지점을 폐점했다. 개관 6년밖에 되지 않은 메가박스 성수점도 최근 영업을 종료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총 관객 수는 약 4250만 명에 불과해 올해 연간으로 보면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총 관객 수가 1억 명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