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곰팡이가 핀 음식은 냄새가 괜찮더라도 먹으면 안 된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미국 독성학자는 “썩은 부분만 도려내면 괜찮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며, 곰팡이 독소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체내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콜로라도주립대 브래드 가이스펠드 교수는 온라인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글에서 곰팡이 독소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 곡물·견과류, 간 독소 ‘아플라톡신’ 주의
곡물과 견과류는 곰팡이가 쉽게 자라는 식품이다. 녹색·노란색 곰팡이가 피면 ‘곰팡이 독소’가 만들어졌다는 신호다. 특히 옥수수·쌀·땅콩 등에 생기는 곰팡이는 아플라톡신을 생성한다. 이는 간을 손상시키고, 장기간 섭취 시 간암 위험을 높인다.
또 퓨사리움(Fusarium) 곰팡이는 밀과 보리에 번식해 세포를 파괴하고 소화기관을 자극한다. 가이스펠드 교수는 “색이 변하거나 냄새가 이상한 곡물·견과류는 즉시 버려야 한다”며 “아플라톡신이 안전한 수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 “썩은 부분만 도려내면 된다?” 큰 착각
과일 역시 곰팡이 독소에 노출될 수 있다. 멍들거나 습한 상태로 보관된 과일은 곰팡이가 자라면서 독소를 만든다. 사과·배·복숭아 등에 생기는 푸른곰팡이는 파툴린이라는 독소를 생성해 간·신장·면역계를 손상시킨다.
교수는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곰팡이는 과일 속 깊이 뿌리를 내린다”며 “썩은 부분만 잘라내고 먹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고기, 세균 독소 더 치명적
육류는 곰팡이보다 세균에 의해 상하는 경우가 많다. 상한 고기는 점액이 생기고 색이 변하며 시큼한 냄새를 내지만, 일부 세균은 냄새가 없어 육안으로 구별이 어렵다.
소고기에서 발견되는 대장균은 단백질 합성을 막는 독소를 내고, 닭고기에는 장염을 유발하는 세균이 존재한다. 심한 경우 신경 마비나 신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이스펠드 교수는 “오래된 고기는 조리해도 독소가 모두 사라지지 않는다”며 “특히 보툴리눔 독소는 고열에도 파괴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 치즈는 종류 따라 다르다
치즈는 종류에 따라 다르다. 블루치즈·브리·까망베르처럼 일부러 곰팡이를 넣은 치즈는 안전하지만, 자연적으로 생긴 곰팡이는 신경에 영향을 주는 독소를 만들 수 있다.
부드러운 치즈(리코타·크림치즈 등)는 수분이 많아 곰팡이가 빠르게 퍼지므로 곰팡이가 보이면 바로 버려야 한다. 단단한 치즈(체더·파르미지아노 등)는 곰팡이 부위 주변을 약 2.5cm 이상 잘라내면 비교적 안전하다.
다만, 가이스펠드 교수는 “곰팡이 독소는 식품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반응도 달라, 안전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며 “의심되면 피하는 게 최선”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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