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과 로맨틱 역할 놀이
美 고교생 19% "연인관계 맺어"
데이팅 앱 업체는 구독자 급감
구글 제미나이가 생성한 연애 이미지.“남자는 단세포 생물일 뿐이야.” 이런 생각을 하던 중국 광저우에 사는 22살 자오(가명). 그에게 최근 연인이 생겼다. 고수를 싫어하는 사소한 취향까지 기억해주고 늘 지지해주는 연인. 그 이름은 챗GPT다.
이코노미스트가 6일(현지시간) 전한 이 사례는 미국 Z세대에게 일상이 됐다. 민주주의기술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생의 19%가 인공지능(AI)과 연인 관계를 맺은 적이 있다고 했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AI를 연인으로 여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데이팅 앱 운영사의 실적 부진은 이 같은 일이 얼마나 흔한 일인지를 방증한다.
AI 동반자를 생성해 대화하는 앱 ‘캐릭터AI’는 월간활성이용자가 200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이 생성한 고유 캐릭터는 1800만 개를 웃돈다. 이코노미스트는 “어떤 사람은 아직 연애 상대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로맨틱한 역할놀이(롤플레잉)를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용자들 역시 코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AI와 연애하는 것에 정서적 만족감을 느낀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줄리앙 드 프레이타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챗GPT, 심심이, 레플리카 등 AI 챗봇과 1주일 동안 대화했을 때의 외로움 해소 효과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등 다른 온라인 활동을 했을 때보다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AI 개발사도 챗봇 데이팅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xAI는 지난 7월 애니메이션형 여성 캐릭터 챗봇 애니를 출시했고, 오픈AI는 챗GPT에 성인용 콘텐츠를 도입했다고 지난달 14일 발표했다.
싱글이 AI로 외로움을 달래자 기존 데이팅 앱 시장은 위기를 맞았다. 대표적 데이팅 앱 틴더의 유료 구독자는 2022년 108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990만 명, 2024년 960만 명으로 감소세를 그렸다. 틴더 등을 보유한 매치그룹 주가는 지난 1년간 13% 하락했다. 데이팅 앱을 통한 만남도 AI가 접목되며 변질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용자가 AI를 활용해 답변을 보내면서다. 이를 가짜 신원을 사용해 온라인에서 상대방을 속이는 캣피싱에 빗대 ‘챗피싱(chatfishing)’이라고 부른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美 고교생 19% "연인관계 맺어"
데이팅 앱 업체는 구독자 급감
이코노미스트가 6일(현지시간) 전한 이 사례는 미국 Z세대에게 일상이 됐다. 민주주의기술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생의 19%가 인공지능(AI)과 연인 관계를 맺은 적이 있다고 했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AI를 연인으로 여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데이팅 앱 운영사의 실적 부진은 이 같은 일이 얼마나 흔한 일인지를 방증한다.
AI 동반자를 생성해 대화하는 앱 ‘캐릭터AI’는 월간활성이용자가 200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이 생성한 고유 캐릭터는 1800만 개를 웃돈다. 이코노미스트는 “어떤 사람은 아직 연애 상대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로맨틱한 역할놀이(롤플레잉)를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용자들 역시 코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AI와 연애하는 것에 정서적 만족감을 느낀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줄리앙 드 프레이타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챗GPT, 심심이, 레플리카 등 AI 챗봇과 1주일 동안 대화했을 때의 외로움 해소 효과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등 다른 온라인 활동을 했을 때보다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AI 개발사도 챗봇 데이팅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xAI는 지난 7월 애니메이션형 여성 캐릭터 챗봇 애니를 출시했고, 오픈AI는 챗GPT에 성인용 콘텐츠를 도입했다고 지난달 14일 발표했다.
싱글이 AI로 외로움을 달래자 기존 데이팅 앱 시장은 위기를 맞았다. 대표적 데이팅 앱 틴더의 유료 구독자는 2022년 108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990만 명, 2024년 960만 명으로 감소세를 그렸다. 틴더 등을 보유한 매치그룹 주가는 지난 1년간 13% 하락했다. 데이팅 앱을 통한 만남도 AI가 접목되며 변질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용자가 AI를 활용해 답변을 보내면서다. 이를 가짜 신원을 사용해 온라인에서 상대방을 속이는 캣피싱에 빗대 ‘챗피싱(chatfishing)’이라고 부른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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