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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스테이지 IPO 착수]
글로벌 기관 대상 프리IPO 검토
몸값 1.3조에 4300억 조달 추진
실적 성장세 탄탄···전망은 긍정적
리벨리온은 주관사 선정까지 마쳐
내년 AI 반도체 기업 줄상장 예상
2022년 5월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 본사에서 김성훈(오른쪽) 업스테이지 대표와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협약을 체결한 후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업스테이지
[서울경제]

업스테이지가 내년 하반기 수조 원대의 기업가치로 상장에 성공한다면 이는 국내 인공지능(AI) 산업의 위상과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입증하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으로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인 AI 강자인 미국과 중국은 차치하더라도 정보기술(IT) 기술력 측면에서 우리나라보다 뒤처져 있다고 여겨지는 프랑스(미스트랄AI), 독일(딥엘), 일본(사카나AI) 등에서도 생성형 AI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이 잇따라 등장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단 한 건의 사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업스테이지의 경우 글로벌 기준에서도 상장 시장에서 수조 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몇 안 되는 AI 스타트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업스테이지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높은 기업가치로 증시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먼저 많은 기업이 상장 추진 과정에서 거치는 프리IPO(상장 전 자금 조달)의 성공 여부다. 업스테이지 역시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프리IPO를 검토하고 있는데 실제 실행 여부는 물론 흥행 결과가 상장 후 몸값을 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업계에 따르면 업스테이지는 약 9억 달러(1조 3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3억 달러(4300억 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스테이지가 상장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밝힌 만큼 실제 프리IPO에 나선다면 직전 투자 유치 때의 7900억 원보다 높은 기업가치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내 증시에 대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특히 3일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AI 기업인 ‘노타(486990)’의 사례가 주목된다. 노타는 1925억 원(공모가 9100원 기준)으로 상장한 후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증시 입성 3일 만에 시가총액이 1조 원을 돌파했다. 노타와 비교해 업스테이지가 가진 국내 AI 시장에서의 상징성 등을 고려했을 때 시장에서 기대하는 2조~3조 원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실현 가능한 수치로 평가된다.

탄탄한 실적 성장세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매출액 139억 원, 영업손실 402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매출액을 넘어선 170억 원을 달성했으며 영업손실도 34억 원을 기록해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국내 금융사와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대규모언어모델(LLM) 구축 사업 진행 건수가 크게 늘었고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성과가 본격화된 덕분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실적 증가세가 더 가팔라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AI 업계에는 업스테이지뿐 아니라 내년과 내후년 상장을 목표로 대기하고 있는 여러 유망주가 포진해 있다. 가장 상장이 유력한 곳으로는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이 꼽힌다. 리벨리온은 9월 1조 9000억 원의 기업가치로 3400억 원 규모 프리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해 상장 주관사로 삼성증권(016360)을 선정하기도 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리벨리온 역시 내년에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투자 유치에서 1조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퓨리오사AI와 딥엑스 등도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두 곳은 리벨리온과 함께 국내 AI 반도체 시장을 이끌어 나가는 ‘톱3’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국산 AI 반도체 수요 촉진 등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예상된다. 이에 벤처 업계에서는 내년을 기점으로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의 상장 릴레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아울러 마키나락스(산업용 AI), 뤼튼테크놀로지스(생성형 AI 플랫폼) 등도 유니콘으로 성장과 증시 입성에 대한 기대가 높은 곳으로 분류된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LLM 등 프런티어 모델 개발을 통한 인공지능전환(AX_ 구현과 혁신적인 AI 서비스 전략 수립이 이뤄져야 하고 국산 AI 반도체 개발도 필수적”이라며 “업스테이지·리벨리온 등과 같은 AI 유니콘들이 상장을 통해 더욱 몸집을 키워나간다면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인재들을 육성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