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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일러스트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영어사전 콜린스 사전이 '2025 올해의 단어'에 자연어로 명령하면 인공지능(AI)이 프로그램 코드를 짜는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을 가리키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선정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바이브 코딩은 "이런저런 기능을 넣어 할 일 목록 앱 만들어줘", "이 웹페이지를 좀 더 시원한 분위기로 고쳐줘" 등 자연어 프롬프트를 넣으면 AI가 코드를 작성해주는 신기술이다. 오픈AI 공동창업자 안드레이 카르파티가 이 용어를 처음 제시했다.

카르파티는 올해 2월 엑스(X·옛 트위터)에서 본인이 이런 방식을 많이 쓰고 이를 바이브 코딩으로 부른다고 소개하면서 "바이브(분위기)에 다 내어주고 코드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로젝트나 웹앱을 만들고 있지만 진짜 코딩은 아니다"며 "그저 보고 말하고 돌리고 '복붙'(copy paste)하는데 그게 대체로 통한다"고도 썼다.

콜린스는 "우리와 기술 간 진화하는 관계에 대한 근본을 포착한 용어"라며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혁신적인지 무모한 것인지 논쟁을 벌이지만, 실리콘밸리를 넘어 AI가 일상의 모든 것을 보조하는 광범위한 문화적 변동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바이브 코딩 외에 콜린스가 최종 후보에 올린 단어에는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컴퓨터나 로봇, AI 소프트웨어를 비하하는 데 사용된 말인 '클랭커'(clanker)와 같이 기술과 그로 인한 사회 변화를 담은 말이 상당수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 등 테크업계 억만장자가 줄줄이 참석한 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억만장자를 가리키는 말인 '브롤리가키'(broligarchy)도 올해 자주 쓰였다.

트럼프 취임식의 저커버그, 베이조스, 피차이,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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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 카리스마 넘치는 페르소나를 만들어내는 '아우라 파밍'(aura farming), 일터에서 일하지 않으면서 일하는 것처럼 보이려 하는 '태스크마스킹'(taskmasking), 자아실현과 재충전을 위한 휴직 '마이크로 은퇴'(micro-retirement)도 최종 후보에 올랐다.

고소득인데도 부자가 되지 못한 사람을 가리키는 '헨리'(HENRY·high earner, not rich yet), 건강 개선을 위해 신체의 자연적 과정을 바꾸려는 노력인 '바이오해킹'(biohacking), 기후변화에 따른 피서 '쿨케이션'(coolcation)도 포함됐다.

콜린스는 최종 후보들을 두고 "AI와 기술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저항하는 근본적 긴장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