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럭시 XR, 간편한 착용·직관적 조작은 장점…구글 앱과 연동성도 만족
"제미나이, 에펠탑으로 데려가 줘" 한마디면 내 방에서 세계여행 시작
빠른 발열 현상·외장 배터리 필수 사용 등은 아쉬워…후속작 개선 기대
[서울=뉴시스]갤럭시 XR. (사진=윤현성 기자)[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 가상현실을 내 눈앞에 펼쳐준다. 하지만 머리에 쓰는 기존 인터페이스 방식은 여전히 불편하다."
삼성전자의 XR(확장현실) 헤드셋 '갤럭시 XR'을 며칠간 사용하고 내린 평가다.
갤럭시 XR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능을 가상현실 공간으로 확장한 일종의 미래형 모니터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강조해 온 가벼운 착용감이나 직관적인 조작법,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활용한 음성 조작 등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기기 전면부에서 느껴지는 발열이나 사용 시간이 2시간30분에 불과한 외장 배터리 등의 문제는 갤럭시 XR이 아직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됐다.
갤럭시 XR의 사용자 경험은 착용의 순간부터 직관적이었다. 별도의 도구 없이 기기 후면의 다이얼 조작만으로 머리 크기에 맞게 조절할 수 있어 착용 자체가 매우 간편했다.
조작 방식 역시 직관적이다. 검지손가락으로 가상 UI를 가리키고, 엄지와 검지를 맞대어 '탭'하는 방식으로 앱이나 버튼 등을 선택하는 식이다. 손바닥을 내 몸쪽으로 향하게 하는 제스처까지 인식해 보다 다양한 조작이 가능했다.
또한 XR 헤드셋은 기기 특성상 고개와 시야가 바라보는 기준점인 '정면'이 어디인지가 중요한데, 정면을 재설정하는 기능도 기기 오른쪽 측면의 터치패드에 손을 살짝 대는 것만으로 곧바로 가능해 간편했다.
이미 시장에는 애플 비전 프로나 메타 퀘스트3 등 다양한 XR 헤드셋 경쟁작이 있는데, 갤럭시 XR은 구글과의 합작으로 구현된 구글 전용 앱과 제미나이와의 연동성 등이 차별점이었다.
갤럭시 XR에서 구글 제미나이와 구글 지도 앱을 활용해 프랑스 파리 에펠탑을 찾아가 항공뷰로 보고 있는 모습. (사진=갤럭시 XR 구글 지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삼성전자가 갤럭시 XR을 공개하면서 선보였던 구글맵과 제미나이를 활용한 '이머시브 뷰'는 내 집, 내 방에서도 간편하게 세계 여행을 갈 수 있게 했다. '헤이 구글'이라는 명령어를 통해 제미나이를 호출하고, "구글 맵으로 OOO로 데려가줘"라고 명령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미국 자유의 여신상, 이탈리아 콜로세움 등 세계 곳곳의 랜드마크를 구글맵과 연동해 항공뷰로 볼 수 있었다. 프랑스 에펠탑과 같은 일부 랜드마크는 '스트리트 뷰' 기능으로 마치 실제로 그 공간을 걷는 것 같은 체험이 가능했다. 이머시브 뷰 제어창에 있는 'I'm feeling lucky' 버튼을 누르면 세계 곳곳의 랜드마크로 무작위 이동돼 방구석 세계 여행의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갤럭시 XR과 제미나이 AI의 연동성도 나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음성명령인 만큼 정확한 발음과 간결한 내용으로 지시하지 않으면 제미나이가 다소 느린 응답 속도와 가끔 딴소리를 하기도 했으나, 음성인식 대화 자체는 큰 문제가 없었다. 또 채팅 기록이 제미나이와 연결된 구글 계정에 모두 남아있어 '연속성' 측면에서도 편리함을 더했다.
갤럭시 XR에서 구글 제미나이와 구글 지도 앱에서 이머시브 뷰를 활용해 프랑스 파리 여행을 하고 있는 모습. 멀리서 보이던 에펠탑을 직접 찾아가 내부까지 들어갈 수 있는 스트리트 뷰 기능이 제공된다. (사진=갤럭시 XR 구글 지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구글과의 협력을 통한 뛰어난 소프트웨어 경험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XR은 해결해야 할 물리적인 숙제를 안고 있었다.
가장 치명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발열 문제다. 10~15분 정도 튜토리얼 진행, 갤럭시 폰 동기화, 앱 다운로드, 유튜브 영상 재생 등 기본적인 기능을 살피는 도중에도 기기 전면 상단부에서 발열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이 열감이 이마 부분에 또렷하게 전달됐다.
한번 시작된 발열은 기기를 완전히 벗을 때까지도 은은하게 계속 느껴졌다. XR 헤드셋이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발열은 몰입도를 해치는 큰 단점이었다.
갤럭시 XR만의 문제라기보다는 XR 헤드셋 자체의 한계로 여겨지는 약간의 어지러움도 없지 않았다.
외장형 배터리 역시 제품의 휴대성과 활용도를 깎아 먹는 주범이었다. 갤럭시 XR은 사용을 위해서 외장 배터리를 반드시 장착해야만 했다. 기기 자체에 배터리 충전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충전단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문제는 이 외장 배터리의 수명도 최대 2시간~2시간 30분에 그칠 정도로 짧다는 것이다. 충전 시에도 XR 본체에 커넥터가 없어 외부 배터리를 별도로 충전한 뒤 연결해야 하는 구조적 불편함이 있다. 실외는 물론 집안에서도 이동에 제약이 생기는 수준이었다.
[서울=뉴시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출시한 헤드셋 형태의 모바일 기기 '갤럭시 XR'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고 29일 밝혔다.삼성전자는 전국 7개 삼성스토어(강남·홍대·더현대서울·신세계 대전·신세계 대구·신세계 센텀시티·광주 상무)에서 '갤럭시 XR'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스토어 홍대는 11월 5일까지, 삼성 강남과 더현대 서울의 체험존은 11월 8일까지의 예약이 마감됐다. 사진은 삼성스토어 홍대에서 헤드셋 형태의 모바일 기기 '갤럭시 XR'을 체험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5.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또한 검증된 기술임에도 손가락 탭 조작 시 종종 선택이 안 되는 등 인식률의 아쉬움이 있었고, 주변 환경을 보여주는 패스스루 화질 자체도 평범한 수준이어서 애플 비전 프로 등 경쟁 제품 대비 덜 선명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결국 갤럭시 XR은 기술적 '미래'를 확실히 보여주었지만 외장 배터리의 한계, 발열 문제 등 '현재의 짐' 때문에 일상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삼성전자가 후속 제품에서 발열과 배터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이 제품의 성패를 가를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 삼성전자가 XR 헤드셋을 넘어 '스마트 안경'의 출시도 암시하고 있는 만큼 실외에서도 간편하게 착용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이 나와야 진정한 미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제미나이, 에펠탑으로 데려가 줘" 한마디면 내 방에서 세계여행 시작
빠른 발열 현상·외장 배터리 필수 사용 등은 아쉬워…후속작 개선 기대
삼성전자의 XR(확장현실) 헤드셋 '갤럭시 XR'을 며칠간 사용하고 내린 평가다.
갤럭시 XR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능을 가상현실 공간으로 확장한 일종의 미래형 모니터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강조해 온 가벼운 착용감이나 직관적인 조작법,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활용한 음성 조작 등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기기 전면부에서 느껴지는 발열이나 사용 시간이 2시간30분에 불과한 외장 배터리 등의 문제는 갤럭시 XR이 아직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됐다.
간편한 착용과 직관적 조작으로 사용성 높여…구글 앱·제미나이 활용도도 만족
갤럭시 XR의 사용자 경험은 착용의 순간부터 직관적이었다. 별도의 도구 없이 기기 후면의 다이얼 조작만으로 머리 크기에 맞게 조절할 수 있어 착용 자체가 매우 간편했다.
조작 방식 역시 직관적이다. 검지손가락으로 가상 UI를 가리키고, 엄지와 검지를 맞대어 '탭'하는 방식으로 앱이나 버튼 등을 선택하는 식이다. 손바닥을 내 몸쪽으로 향하게 하는 제스처까지 인식해 보다 다양한 조작이 가능했다.
또한 XR 헤드셋은 기기 특성상 고개와 시야가 바라보는 기준점인 '정면'이 어디인지가 중요한데, 정면을 재설정하는 기능도 기기 오른쪽 측면의 터치패드에 손을 살짝 대는 것만으로 곧바로 가능해 간편했다.
이미 시장에는 애플 비전 프로나 메타 퀘스트3 등 다양한 XR 헤드셋 경쟁작이 있는데, 갤럭시 XR은 구글과의 합작으로 구현된 구글 전용 앱과 제미나이와의 연동성 등이 차별점이었다.
그러면 미국 자유의 여신상, 이탈리아 콜로세움 등 세계 곳곳의 랜드마크를 구글맵과 연동해 항공뷰로 볼 수 있었다. 프랑스 에펠탑과 같은 일부 랜드마크는 '스트리트 뷰' 기능으로 마치 실제로 그 공간을 걷는 것 같은 체험이 가능했다. 이머시브 뷰 제어창에 있는 'I'm feeling lucky' 버튼을 누르면 세계 곳곳의 랜드마크로 무작위 이동돼 방구석 세계 여행의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갤럭시 XR과 제미나이 AI의 연동성도 나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음성명령인 만큼 정확한 발음과 간결한 내용으로 지시하지 않으면 제미나이가 다소 느린 응답 속도와 가끔 딴소리를 하기도 했으나, 음성인식 대화 자체는 큰 문제가 없었다. 또 채팅 기록이 제미나이와 연결된 구글 계정에 모두 남아있어 '연속성' 측면에서도 편리함을 더했다.
삼성·구글 협업한 'SW 경험'은 좋지만…숨겨진 '물리적' 한계들
이처럼 구글과의 협력을 통한 뛰어난 소프트웨어 경험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XR은 해결해야 할 물리적인 숙제를 안고 있었다.
가장 치명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발열 문제다. 10~15분 정도 튜토리얼 진행, 갤럭시 폰 동기화, 앱 다운로드, 유튜브 영상 재생 등 기본적인 기능을 살피는 도중에도 기기 전면 상단부에서 발열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이 열감이 이마 부분에 또렷하게 전달됐다.
한번 시작된 발열은 기기를 완전히 벗을 때까지도 은은하게 계속 느껴졌다. XR 헤드셋이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발열은 몰입도를 해치는 큰 단점이었다.
갤럭시 XR만의 문제라기보다는 XR 헤드셋 자체의 한계로 여겨지는 약간의 어지러움도 없지 않았다.
외장형 배터리 역시 제품의 휴대성과 활용도를 깎아 먹는 주범이었다. 갤럭시 XR은 사용을 위해서 외장 배터리를 반드시 장착해야만 했다. 기기 자체에 배터리 충전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충전단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문제는 이 외장 배터리의 수명도 최대 2시간~2시간 30분에 그칠 정도로 짧다는 것이다. 충전 시에도 XR 본체에 커넥터가 없어 외부 배터리를 별도로 충전한 뒤 연결해야 하는 구조적 불편함이 있다. 실외는 물론 집안에서도 이동에 제약이 생기는 수준이었다.
결국 갤럭시 XR은 기술적 '미래'를 확실히 보여주었지만 외장 배터리의 한계, 발열 문제 등 '현재의 짐' 때문에 일상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삼성전자가 후속 제품에서 발열과 배터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이 제품의 성패를 가를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 삼성전자가 XR 헤드셋을 넘어 '스마트 안경'의 출시도 암시하고 있는 만큼 실외에서도 간편하게 착용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이 나와야 진정한 미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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