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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Q&A' 행사…"양사와 HBM97까지 개발"·삼성 HBM4 공급도 시사

삼성 파운드리 '젯슨' 생산 언급도…"엔비디아 성공은 100% 개성 때문"

황 CEO, 1박2일 방한 공식일정 마쳐…'치킨 회동' 등 연신 화제몰이


(경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31일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와 관련 "삼성전자가 필요하고, SK하이닉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언하는 젠슨 황
(경주=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경주 엔비디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31 saba@yna.co.kr


15년 만에 한국을 찾은 황 CEO는 이날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미디어 Q&A' 행사에서 "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뛰어난 기술 역량을 갖고 있다"며 "한 회사(SK하이닉스)는 매우 집중돼 있고, 다른 회사(삼성전자)는 훨씬 더 다양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집중에도 장점이 있고 다양성에도 장점이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두 회사 모두 성공적으로 협력하고 있고 선택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치맥 브라더스'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장기적인 파트너가 돼 HBM4, HBM5, HPM97까지도 함께 개발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내년 양산 예정인 신형 GPU 루빈은 예정대로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황 CEO는 전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 루빈을 출시할 것임을 확신한다"며 "실리콘이 확보돼 있고 시스템도 갖춰져 있고 생산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루빈에는 HBM4(6세대)가 최초로 탑재되는데 황CEO의 발언을 종합하면,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삼성전자 역시 HBM4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날 엔비디아가 정부와 국내 4개 기업(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에 총 26만장의 GPU(블랙웰)를 공급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우회적으로 삼성전자의 HBM4 납품을 인정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당사의 첫 그래픽카드 NV1에 삼성의 D램을 탑재했던 초기 협업에서 시작해 현재의 HBM3E·HBM4 핵심 공급 협력에 이르기까지 20년 넘게 강력한 동맹 관계가 이어져 왔다"고 밝히면서 HBM3E(5세대)뿐 아니라 HBM4에서도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 파트너라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읽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4 샘플을 출하한 상태다.

콜라 마시며 생각에 잠긴 젠슨 황
(경주=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경주 엔비디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25.10.31 saba@yna.co.kr


황 CEO는 이날 APEC CEO 서밋 무대에서 특별 연설자로 나선 직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짧게 회동한 뒤 기자간담회 장소로 도착했다.

행사 전 입구에서부터 취재진이 몰리면서 행사는 30분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

이때 젠슨 황은 '삼성과의 협력'을 묻는 취재진 말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로보틱스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모두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행사장에서 이와 관련한 생산 물량 등 구체적인 질문이 이어지자 황 CEO는 "우리는 젯슨(Jetson)이라는 브랜드가 있다"고 짧게만 답한 뒤 다음 질문을 받았다.

젯슨은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칩이다. 황 CEO가 구체적 질문에는 답을 피했지만, 젯슨을 언급한 걸로 비춰보면 삼성전자가 젯슨을 만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로도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 중이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삼성 파운드리는 최근 엔비디아의 NV링크퓨전 생태계에도 합류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젠슨 황
(경주=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경주 엔비디아 기자간담회에서 입장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31 saba@yna.co.kr


황 CEO는 '지금 엔비디아 주식을 사도 되겠냐'고 묻는 취재진에 "이 회사는 우연히 성공을 거둔 회사일까 아니면 고난, 인내, 회복력, 헌신을 통해 성장한 회사일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엔비디아를 정의하는 이러한 개성은 엔비디아가 AI의 미래를 창조하고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혁신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은 100% 개성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한 시간가량 간담회를 진행한 황 CEO는 행사 중간중간 "당이 필요하다"며 콜라를 마셨고 빼빼로를 현장 취재진에게 돌리기도 했다.

행사 종료 후에는 일일이 취재진과 셀카를 촬영하고, 사인을 해준 뒤 "이제 비행기 시간이 다 되어서 가야 한다"며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황 CEO는 이번 간담회를 끝으로 1박 2일의 방한 일정을 마쳤다.

'AI 슈퍼스타'로 불리는 황 CEO는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하며 큰 화제를 일으켰다.

젠슨 황·이재용·정의선 '치맥회동'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 2025.10.31 jakmj@yna.co.kr


(조성흠 박형빈 강태우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