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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Econopedia
말 만으로 프로그램 '뚝딱'
바이브 코딩이 일으킨 바람
업계에선 이미 적극 활용
프로그래머 대체 지적도
바이브 코딩이 AI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 바이브 코딩(Vibe coding) = 느낌(Vibe)과 코딩(coding)을 합성한 신조어다. 개발자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코드를 작성하는 행위로, 안드레이 카르파티 오픈AI 공동 창업자가 지난 2월에 자신의 SNS 계정에서 처음으로 개념을 제시했다.

기존의 코딩 방식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바이브 코딩을 쓰면 코드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않아도 코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엄밀한 논리나 설계 없이 직감과 느낌에 의존해 명령하면,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해석해 알아서 코드를 만들어준다.

가령, 사용자가 "구글맵을 기반으로 '달리기 코스'를 추천해주는 앱을 만들고 싶다"고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알아서 코드를 짜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AI가 인간보다 코딩을 짜는 속도가 월등히 빠르기 때문에 사용자는 생산성을 대폭 향상하고 개발 속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물론 현재 기술로는 한번만에 앱을 마법처럼 완성할 순 없다. 그래도 만들고자 하는 앱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용도로 쓰기엔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프로그래밍을 배우지 않은 비전문가에게도 바이브 코딩은 도움이 된다. 반복적인 문서 작업이나 데이터 가공 등의 업무를 바이브 코딩으로 자동화해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바이브 코딩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AI 코딩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AI 코드 툴 시장은 2023년 48억6000만 달러(약 6조9600억원)에서 2030년 260억 달러(약 37조2346억원)로 연평균 27.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브 코딩을 서비스하는 업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격인 '러버블(Lovable)'의 트래픽은 1월 17일 기준으로 12주 전보다 1만7600%나 늘어났다(시장조사업체 시밀러웹). 같은 기간 커서(Cursor·151%)와 윈드서프(Windsurf·108%)의 트래픽도 급증했다.

사진은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사진 | 뉴시스]


인수·합병(M&A) 움직임도 활발하다. 글로벌 웹 제작 플랫폼인 윅스(Wix)가 지난 6월 바이브 코딩 서비스 '베이스44'를 8000만 달러(약 1145억원)에 인수한 건 대표적인 사례다. 론칭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스타트업을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주고 인수한 걸 보면, 바이브 코딩을 향한 업계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엿볼 수 있다. 이 분야에서 바이브 코딩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란 방증이다.

젠슨 황 앤비디아 대표는 지난 7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프로그래머가 AI 없이 혼자서 코딩하는 것만으론 버티기 힘들다"면서 "AI를 사용하지 않으면 'AI를 쓰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뺏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발 더 나가 프로그래머가 바이브 코딩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생성형 AI 개발업체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3월 14일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사에서 "1년 뒤에는 사실상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필요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