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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실험에서 드러난 AI 채용의 명암
[서울=뉴시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뉴시스 DB)[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임다영 인턴기자 = 취업 면접장에서 면접관 대신 인공지능(AI)에게 평가받는다면 어떨까.

27일(현지시간) BBC 뉴스 브라질은 AI 면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플랫폼을 직접 체험했다.

해당 시스템들은 채용 공고 작성 단계부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주니어 기자 채용 공고'라고 입력하자, AI가 자동으로 직무 설명과 요구 조건을 생성했으며, 채용 담당자는 이를 토대로 일부 문구만 수정하면 됐다.

이후 지원자들은 이메일로 발송된 AI 면접 참여 링크를 통해 실제 면접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플랫폼은 카메라 사용을 필수로 요구했으며, 일부는 음성 대신 텍스트 기반의 면접도 제공했다.

면접 방식은 플랫폼마다 달랐다. 한 플랫폼의 AI 면접관은 모든 지원자에게 동일한 질문만 던졌고, 다른 플랫폼은 지원자의 답변 내용을 분석해 추가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면접을 이어갔다.

면접이 끝나면 AI가 자동으로 평가 결과를 생성해 채용 담당자에게 전달했다. 이때 지원자별 순위표, 면접 영상, 평가 기준 등이 함께 제공됐다.

BBC의 실험 결과 AI 면접관은 지원자의 맥락적 사고력이나 실무 역량보다는 특정 키워드나 개념적 설명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채용 공고에 명시된 단어를 언급하지 않으면 점수가 깎였고 일부 질문은 오히려 직무 수준을 넘어서는 개념적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지원자가 가진 다른 능력이나 강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도 확인됐다. 지원자의 능력이 직무에 부합하더라도 공고에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평가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제도적 장치와 윤리 기준은 여전히 미비하다고 지적한다.

또 AI 면접은 효율성과 공정성이라는 명분 아래 확산되고 있지만, 인간의 감정과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정책 연구 기관 FGV의 바네사 세펠로스 교수는 "AI 알고리즘은 인간의 데이터를 학습하기 때문에 입력된 데이터에 차별이 있으면 결과도 그대로 차별적일 수 있다"며 "AI가 모든 채용 단계에 쓰여선 안 되고, 반드시 인간적인 요소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