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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자체 확보하는 빅테크
오픈AI “전기는 새로운 석유”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원자력협회 가입

구글의 AI인 제미나이. /로이터 연합뉴스
미 빅테크 구글이 에너지 기업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가동 중단된 원전을 재가동해 25년간 전력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현지 시각) 밝혔다.

두 회사는 미 아이오와주의 유일한 원자력 시설이었다가 2020년 폐쇄된 ‘듀안 아놀드 에너지 센터’를 규제 당국의 승인 아래 2029년 1분기까지 재가동하고, 여기서 생산된 전력을 구글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 발전소가 가동되면 구글은 615메가와트(MW) 규모 전력을 24시간 공급받게 된다. 구글은 이 전력을 아이오와주에 있는 구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설에 사용할 예정이다.

넥스트에라 에너지는 “미국이 AI 주도 혁신과 기회의 새 시대를 맞이함에 따라 이번 전략적 협력은 구글이 책임감 있게 사업 수요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구글과의 전력 구매 계약은 발전소 재가동을 위한 투자를 가능하게 하며, 듀안 아놀드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에너지 비용을 충당한다”고 밝혔다. 구글과 전력 계약을 맺고 선투자를 받아 발전소를 재가동해 전력을 생산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넥스트에라 에너지는 구글과 미국 내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 가능성도 논의하는 협약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루스 포라트 구글의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협력은 안정적이며 청정한 전력을 공급하는 동시에 경제성을 보호하고 AI 주도 경제를 견인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필요한 투자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이러한 움직임은 AI와 이를 운용할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었고,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빅테크들이 직접 발 빠르게 투자에 나서는 상황을 대변한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기술 대기업들이 신규 원자로 건설에는 수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가동 중단된 시설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에너지 업체들과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은 최근 전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체 전력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뛰고 있다. 오픈AI도 27일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에 11페이지짜리 서한을 보내고 미국이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이기려면 매년 100기가와트의 새로운 에너지 용량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픈AI는 “전기는 단순한 공공 서비스가 아니라 AI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전략적 자산”이라며 “전기를 만드는 전자는 새로운 석유”라고 했다.

특히 빅테크들은 다양한 에너지 중 원자력을 선택하고 있다. 청정 에너지이면서 대규모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작년 콘스털레이션 에너지와 계약을 맺고 원전 사고가 났었던 미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 가운데 사고와 무관한 일부 원자로를 2027년까지 재가동하고 20년간 마이크로소프트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다. 올 2월 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AI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원전 기반 전력구매계약(PPA)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올 9월에는 빅테크 중 최초로 세계원자력협회에 가입했다. AI를 위한 전력 확보에 원자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일종의 선포다.

메타도 지난 6월 콘스털레이션 에너지와 20년 장기 계약을 맺고 2027년부터 1.1GW급 일리노이주 클린턴 클린에너지센터 원자력을 공급받기로 했다. 2027년 폐쇄 예정이던 원전을 계속 운전해 자체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소형 원전인 SMR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작년 10월 SMR 개발사인 X에너지가 추진하는 차세대 원자로 프로젝트에 5억달러를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