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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네이버·LG·NC·업스테이지, ‘테크 컨퍼런스’서 LLM 전략 공개
"크기가 곧 능력"…SKT "국가대표 AI로 글로벌 인정받겠다"
네이버 ‘애니-투-애니’ NC ‘멀티모달’, 업스테이지 ‘글로벌 100B’로 맞불
중소밴처기업부 주최로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초격차 테크 컨퍼런스' 특별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정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의장,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전무, 김건수 NC AI 실장, 이진식 LG AI연구원 랩장, 이승윤 업스테이지 센터장, 이태훈 SK텔레콤 팀장ⓒ데일리안 조인영 기자[데일리안 = 조인영 기자] SK텔레콤이 컨소시엄을 통해 올해 말까지 500B(5000억개) 파라미터 규모의 거대언어모델(LLM)을 공개하겠다고 밝히자, 다른 경쟁사들은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28일 중소밴처기업부 주최로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초격차 테크 컨퍼런스' 특별 세션에 참석한 김건수 NC AI 실장은 "다른 기업들의 모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SK텔레콤의 500B 모델"이라고 답했다.

김 실장은 "그 정도의 자원을 투입한다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부럽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감이 갔던 모델은 네이버클라우드의 '애니-투-애니' 모델이다. 우리는 산업 전환을 생각하면서 멀티모달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1년차에는 힘들 것 같아 3단계 쪽으로 목표를 미뤘는데 네이버클라우드는 1단계부터 큰 목표를 제시했다. 국내 최고 AI 기업은 다르구나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범국민 AI 접근성 확대를 목표로 ‘옴니 파운데이션 모델’ 원천기술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애니-투-애니(Any-to-Any)'는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이종 데이터)의 입력을 모두 이해하고, 또 어떤 형태로든 출력을 생성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기능을 뜻한다.

이진식 LG AI연구원 랩장도 김건수 실장과 동일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SK텔레콤이 500B 모델을 만든다고 했을 때 굉장히 충격이었다. 그만큼 많은 GPU를 갖고 큰 투자를 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제대로 한 번 만들어보겠구나 했다. 기대가 된다"고 언급했다.

이 랩장은 이어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술적으로 도전적인 과정을 겪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업스테이지 모델에 대해서는 최적의 솔루션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업스테이지는 "글로벌 프론티어 성능의 100B급 파운데이션 언어 모델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이 랩장은 "100B 정도 되면 운영하기 나쁘지 않다. 주어진 시간에 가장 최적의 솔루션을 잘 찾았다"고 말했다. NC AI 모델에 대해서는 "멀티 모달을 한다고 했는데 원래 3D 모델링에 강점이 많아 이런쪽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네이버클라우드 모델에 대해 이 랩장은 "옴니 파운데이션 모델 이상도 만든다고 했다. 실제 네이버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서비스를 많이 하고 있고 굉장히 많은 로그 데이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를 잘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업스테이지 역시 SK텔레콤의 공격적인 목표가 놀라웠다고 했다. 이승윤 업스테이지 센터장은 "100B가 우리 최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리소스를 투입해 만들어보고 있는데, 기술적 역량이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센터장은 그러면서 "더 많이 노력해 어떻게든 살아남겠다"고 덧붙였다.

화제의 '500B 모델' 주인공 SK텔레콤은 내부적으로 초기 목표 설정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별 세션에 참석한 이태훈 SK텔레콤 팀장은 "500B가 이렇게나 논란이 될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내부적으로도 논의할 때 굉장히 이견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 팀장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500B 구현을 위해) 돈을 더 많이 쓰는 것이 아니다. 1차, 2차 수에 지원되는 GPU 규모가 정부 지원 규모와 동일하다. 그만큼 평소에 더 많이 만들어봤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면서 "나중에 결과 나오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논란이 있더라도 이렇게 해야 국가대표 타이틀을 걸 수 있다. 챗GPT는 5000B 이상, 제미나이는 2000~3000B로 추정된다. 국가대표 AI 사업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사람에게만 효용이 있는 수준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크기가 곧 능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500B를 해본 것은 아니지만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LG AI연구원 모델에 대해 SK와 지향점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그룹사에서부터 단계적으로 검증하고 대외적으로 확장해가는 그런 비전이 비슷한 결이다. 보시는 분들은 '팝콘각'으로 재미있게 지켜보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28일~29일 열리는 '글로벌 초격차 테크 컨퍼런스' 특별 세션으로 마련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부대 행사이기도 하다.

이 세션은 '한국형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K-AI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5개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린 네이버클라우드, NC AI, LG AI 연구원, 업스테이지, SK텔레콤이 참석해 해당 모델 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을 소개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소버린 AI’ 실현을 위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최종 정예팀으로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등 5개팀을 지난 8월 선정한 바 있다.

5개팀은 향후 정부의 데이터·GPU(그래픽처리장치)·인재 등 자원 지원을 받아 오는 12월까지 1차 성과 평가를 앞두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다. 멀티모달·옴니모델 등 차세대 기술을 바탕으로 K-AI 모델을 확보하고, 산업 전환과 AI 주권 확보를 동시에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