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주요 반도체 기업이 직원에게 막대한 주식 보상을 지급하고 있다. 수개월 동안 수십%씩 반도체 기업 주가가 폭등하다 보니 주가 보상은 글로벌 경쟁 속에서 직원 이탈을 막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6일(현지 시각) ”미 반도체 기업의 주식 보상이 직원들의 이직을 막는 ‘황금 수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들어 미 반도체 기업들이 연달아 대규모 계약 체결 소식을 발표하며 주가가 치솟다 보니, 주식 보상을 받은 직원들이 주식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퇴사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달 들어 브로드컴은 오픈AI와 자체 맞춤형 AI칩 공동 개발과 공급 계약을 맺었고, AMD는 이달 들어 오픈AI에 이어 IBM과도 대규모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AI칩 시장 최강자‘인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빅테크의 공급처 다변화 노력이 계속되면서 미 주요 반도체 기업들 전반에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지난 3개월간 AMD는 약 56%, 브로드컴은 약 23%, 인텔은 약 70% 주식이 올랐다.
보도에 따르면 한 엔비디아 직원은 “지금 회사에서 주식 보상이 크기 때문에 다른 회사로 떠날 수 없다“고 밝혔고, 한 브로드컴 직원의 주식 보상은 연봉의 6배에 달하며, 2023년에 받은 48만8000달러어치의 주식이 현재 220만달러로 뛰었다고 한다.
이 같은 주식 보상은 단순히 새로운 인재를 유인하는 방법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직이 잦은 실리콘밸리에서 한 기업에 근속하게 하는 장치가 된다. 반도체 기업들은 주식 보상을 한꺼번에 주지 않는다.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주식 보상을 지급해 중도에 퇴사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해고된 브로드컴 직원은 ‘미보유 주식’(근속 기간을 채우지 못해 잠정적으로만 보유한 주식)을 잃었는데 주식 가치를 계산하면 약 300만달러였다.
AI 붐으로 급등 중인 주식 보상은 글로벌 경쟁 속에서 미 반도체 기업들이 인재를 확보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가가 급등하면, 인재를 잡아둘 수 있고, 다시 기술력이 강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023년 5.3%로 다른 빅테크에 비해 낮았던 엔비디아의 이직률은 올해 2.5%로 더 낮아졌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직원들을 부자로 만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급등한 주가가 반도체 업계 인재 이동을 사실상 멈추게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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