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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암 치료·국방기술 등 대형 연구 과제 지원
첫 슈퍼컴 ‘럭스’ 6개월 내 가동…2029년 ‘디스커버리’ 후속 구축
미국 정부가 AMD(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와 손잡고 차세대 슈퍼컴퓨터 구축에 나선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DOE)가 총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슈퍼컴퓨터 및 인공지능(AI) 공동개발 협력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사진=AMD 링크드인 ]

이번 프로젝트는 핵융합에너지, 암 치료, 국가안보 등 대형 과학 연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두 대의 차세대 슈퍼컴퓨터 구축을 목표로 한다.

DOE는 이를 통해 “데이터 처리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미국의 과학 연구 속도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은 로이터에 “새로운 AI 기반 시스템은 핵융합과 국방 기술, 신약 개발 등 핵심 분야에서 혁신을 ‘슈퍼차지(supercharge)’할 것”이라며 “AI 슈퍼컴퓨팅을 통해 2~3년 내 실질적인 핵융합 에너지 응용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 장관은 또 “해당 시스템은 미국의 핵무기 관리와 암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될 예정”이라며 “분자 단위 시뮬레이션으로 암을 예측하고 치료법을 탐색할 수 있다.

5~8년 안에는 대부분의 암을 ‘치명적 질환’이 아닌 ‘관리 가능한 질병’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첫 번째 슈퍼컴퓨터 ‘럭스(Lux)’는 향후 6개월 내 구축돼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AMD의 MI355X AI 칩을 중심으로, 중앙처리장치(CPU)와 네트워크 칩도 모두 AMD가 공급한다.

시스템 개발에는 AMD,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 가 참여한다.

AMD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는 “이 정도 규모의 슈퍼컴퓨터가 이렇게 빠르게 구축되는 건 처음”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의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크리지 연구소의 스티븐 스트라이퍼 소장은 “럭스는 기존 슈퍼컴보다 약 3배 높은 AI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슈퍼컴퓨터 ‘디스커버리(Discovery)’는 AMD의 차세대 MI430 AI 칩을 기반으로 설계된다.

해당 칩은 고성능 연산(HPC) 기능과 AI 처리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MI400 시리즈의 특수 버전이다.

디스커버리는 ORNL, HPE, AMD가 공동 설계하며 2028년 납품,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미 에너지부는 슈퍼컴퓨터를 호스팅하고, 민간 기업들이 장비와 자본을 제공하며, 양측이 계산 자원을 공동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DOE 관계자는 “AMD 칩 기반의 두 시스템은 민관 협력형 슈퍼컴퓨팅 프로젝트의 첫 사례”라며 “향후 미국 전역의 연구소와 기업으로 협력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번 협력에 대해 “미국 정부가 자국 내 AI·슈퍼컴퓨팅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민간 반도체 기업과 손잡은 전략적 기술 동맹”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