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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클릭'에 위기 맞은 미디어 등 콘텐츠 제작자
무단학습의 '부메랑'…콘텐츠 질 저하로 AI 답변 질 떨어져
AI 에이전트 시대, '사용량 과금제' 길 여나


AI 시대 일러스트레이션 [로이터=연합뉴스]

편집자 주: 지속가능한(sustainable) 사회를 위한 이야기들을 담아낸 '플랫폼S'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인터넷 콘텐츠 생태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생성 AI 서비스의 특성상 웹사이트의 방문과 광고 클릭이 감소하는 추세다. '제로 클릭(Zero Click)'은 AI 시대에 이용자들의 변화된 인터넷 이용 행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키워드다.

인터넷 경제의 근간이 흔들려 콘텐츠 시장 생태계에 혼란이 가중되면, 결국 생성 AI 서비스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양질의 콘텐츠가 줄어들면 생성 AI 서비스도 역시 환각 현상 등의 현상이 심화하며 신뢰도 저하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성 AI 기업은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가 필수적임에도, 정작 콘텐츠 사용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불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언론사 기사와 출판물, 학술논문 등을 무단으로 수집해 학습 데이터로 활용했다는 의혹은 생성 AI 시대 초기부터 제기돼 왔다. 미국에서는 지난해부터 관련 소송이 본격화됐고, 한국에서도 언론단체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생성 AI 기업은 '공정 이용(Fair Use)' 원칙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어 콘텐츠 제작자들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대립만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AI 기업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높은 가격에 구매해 학습과 검색 결과에 활용하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가 데이터와 콘텐츠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생성형 AI가 사회, 경제 전반에 퍼지면서 콘텐츠 시장 전체에는 위기로 작용하고 있지만, 양질의 콘텐츠 제작자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제로 클릭' 시대의 도래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에 따르면, 오픈AI의 챗GPT 사용자 수가 국내에서 지난 8월 기준으로 월간 2천31만 명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682만 명에서 8개월 만에 약 3배 급증한 것이다. 다른 국내외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자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검색 시장에서 AI검색 점유율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으며, 기존 검색시장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국내 검색 시장을 주름잡아온 네이버와 구글도 각각 'AI 브리핑'과 'AI 오버뷰'를 도입하며 AI 검색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 검색 결과에서 'AI 오버뷰'를 접한 이용자의 링크 클릭률은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욱 심각한 조사 결과도 있다. 콘텐츠 라이센싱 플랫폼 톨빗(Tollbit)이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 구글 검색 결과 페이지(Google SERP)에서 이용자가 링크를 클릭하는 비율은 8.63%였던 반면, AI 검색엔진이나 챗봇에서 링크를 클릭하는 비율은 각각 0.74%와 0.33%에 불과했다.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검색 서비스의 링크를 통해 사용자 유입을 도모해온 사업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변화다.

포털과 구글 검색 결과에서 트래픽의 상당수를 받아온 언론사 역시 수익 모델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오픈 AI와 소라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콘텐츠 무단 수집 논란과 법적 분쟁 생성 AI 서비스 입장에선 콘텐츠 확보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요소이다. 학습 데이터와 AI검색 결과의 품질 향상을 위해 양질의 콘텐츠들을 확보하려는 욕구가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콘텐츠 제공업자들은 AI 서비스들이 무단으로 콘텐츠를 수집한다는 의혹을 제기해왔고, 이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뉴욕타임스와 오픈 AI 간 소송전이 대표적이다. 특이 학습 범위가 텍스트를 넘어 영상으로 넓어지면서 저작권을 둘러싼 충돌 범위도 넓어졌다.

오픈AI는 저작권 분쟁에 대해 공격적인 방식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달 30일 영상 생성 AI인 '소라 2(Sora 2)'를 공개하면서 콘텐츠 저작권 소유자가 별도로 콘텐츠 사용 금지를 직접 신청하지 않으면, 해당 콘텐츠를 학습에 사용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저작권 소유자에게 사전에 사용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픈AI와 구글은 지난 3월 미국 정부가 AI행동계획(AI ActionPlan)에 저작권 자료의 사용에 대해 '공정 이용'을 적용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공정 이용'은 저작권의 보호 범위를 좁혀 저작물을 비용 지급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개념이다.

저작의 통상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않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는 경우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당연히 미국영화협회(Motion Picture Association) 등 영상 콘텐츠 제작 업계는 강력히 반발했다.

국내에서도 AI 업체의 콘텐츠 사용을 둘러싼 분쟁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는 올해 초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를 상대로 AI 저작권 침해에 대해 공중파 3사에 배상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신문협회도 네이버가 신문 기사 콘텐츠를 AI 학습에 무단 사용했다며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기성 콘텐츠 제작자뿐만 아니라, 유튜버들도 저작권을 위협받고 있다. 유튜브 영상도 AI 서비스에 무단으로 수집돼 학습에 사용된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9일 디 애틀란틱(The Atlantic) 기사에 따르면, 테크 기업들은 200만 개 이상의 유튜브 채널에서 1천580만 개 이상의 영상을 가져갔다. 뉴스와 교육 채널 비중이 높았다.

이렇게 학습된 AI 서비스가 생성한 영상은 다시 유튜브 제작에 활용되고, 기존 창작자들은 자신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합성 콘텐츠와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뉴욕타임스 본사 [EPA=연합뉴스]

소송 리스크 줄이기…저작권 합의도 잇따라 생성형 AI 업체 앤스로픽은 책 저자들로부터 저작권 침해 집단 소송을 당했다가, 15억 달러 규모로 합의했다. 50만권의 책에 대해 한 권당 약 3천 달러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AI 업체들은 소송을 당하기 전 정당하게 콘텐츠를 구입하기도 한다.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뉴욕타임스(NYT)와 연간 최대 2천50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기사를 AI 훈련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오픈 AI와 구글 등은 각 분야에서 신뢰성 높은 콘텐츠에 대해 학습 및 RAG 검색 계약을 맺어가는 추세다. RAG 검색이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외부 환각 현상을 방지하고 질 좋은 AI 검색 결과를 내놓기 위해 신뢰성과 전문성이 높은 콘텐츠가 AI 시대에도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하는 것이다.

주류 미디어 외에 콘텐츠도 AI 업체의 구매 대상이 된다. 세계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인 레딧(Reddit)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레딧은 2024년 구글, 오픈AI 등 주요 AI 기업들과 데이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확보했다.

레딧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억 명이 만들어 낸 방대한 대화형 데이터가 대규모 계약을 끌어냈다. 특히 실시간 토론과 사용자 리뷰, 전문가 의견 등은 AI가 질문의 맥락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데 기여한다.

퍼플렉시티 로고를 활용해 만든 일러스트레이션 [로이터=연합뉴스]

AI에이전트 트래픽에 대한 과금 시스템 생길까 이런 가운데, AI 에이전트의 확산 조짐은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AI 에이전트가 사용자 대신 웹을 무수히 탐색하며 기존 트래픽 기반 수익은 감소하겠지만, AI 에이전트가 생성하는 트래픽 자체에 과금하는 새로운 수익 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미국 인터넷광고협회(IAB)나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 등에서는 사용량 기반 대가 지급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AI 서비스가 외부 웹페이지에 접근하는 단위로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전 세계 웹 트래픽의 약 20%를 처리하는 클라우드플레어는 올해 초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AI 서비스의 웹사이트 수집 과정을 모니터링 및 차단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9월에는 전 세계 독립 언론과 비영리 단체에 AI 크롤러 제어 도구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Perplexity)는 퍼블리셔에게 사용량 기반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에 활용되는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와, 콘텐츠 거래 플랫폼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지주목된다.

이성규 블루닷AI 대표는 27일 통화에서 "콘텐츠 제작업자 스스로 AI 서비스에 제공할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와 창의성, 권위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는 게 우선"이라며 "거래 시장의 형성 과정을 살피면서 크롤링 등에 대한 과금 체계 마련을 위한 공통된 분류 체계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위 기사를 AI(클로드)를 활용해 요약한 뒤 기자가 에디팅한 내용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터넷 콘텐츠 생태계가 근본적 변화를 맞고 있다. 국내 챗GPT 사용자가 8개월 만에 3배로 급증하며 AI 검색이 기존 검색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링크 클릭률 급락이다. 구글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이용자 클릭률이 8.63%인 반면, AI 챗봇에서는 0.33%에 불과하다. 검색 링크를 통한 트래픽으로 수익을 창출해온 언론사와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치명적이다.

AI 기업들의 무단 콘텐츠 수집 논란도 법적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국내에서도 한국방송협회와 신문협회가 네이버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새로운 기회도 열리고 있다. 아마존은 뉴욕타임스와 연간 2천500만 달러 규모의 콘텐츠 계약을 체결했고, 레딧은 AI 기업들과 데이터 공급 계약으로 새 수익원을 확보했다.

향후 AI 에이전트 시대가 가속화하면 AI 에이전트가 AI 브라우저에서 생성하는 트래픽에 과금하는 시스템 구축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인터넷광고협회와 클라우드플레어는 사용량 기반 대가 지급 모델을 제안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데이터 거래 플랫폼 구축을 준비 중이다. 양질의 콘텐츠 없이는 AI도 신뢰도 하락을 피할 수 없어 상생 모델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플랫폼S #지속가능 #AI #AI학습_소송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