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숏폼·AI 등 IT 변화에 ‘숏폼 애니메이션’이 뜬다
인스타·유튜브·네카오서 숏폼 애니 우후죽순
국내 주요 대학 올해 숏폼 애니 제작 수업 도입
웹툰 업계 “애니메이션 공략 시점이란 평가도”
AI로 효율성 높여 ‘장편 애니’ 흥행 기대감도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숏폼·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 업계 변화로 뜻밖의 업계가 수혜를 입고 있다. 바로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은 그간 한국 시장에서 ‘서브 컬처’로 불리며 주류 밖 콘텐츠로 취급됐다. 그러나 숏폼·AI와 같은 기술 변화로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한국 콘텐츠 ‘강자’로 꼽혔던 웹툰 업계에선 “웹툰 말고 애니메이션을 공략할 시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여기에 한국 배경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이 흥행이 더해지면서 업계 내 ‘한국형 애니메이션’ 양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애니메이션 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변화는 ‘숏폼’이다. 국내외 플랫폼이 숏폼을 도입하면서 현재 전 세계 숏폼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숏폼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432억달러(약 60조원)에서 2026년 1350억달러(약 187조원)로 연평균 25.6%씩 성장할 전망이다.
우선 빅테크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유튜브 등에는 한국인이 제작한 30초가량의 숏폼 애니메이션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주로 인스타에서 활동하는 인스타툰 작가·일러스트레이터들이 시도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일상 웹툰을 연재하다, 지난 9월부터 숏폼 애니메이션까지 제작해 업로드하고 있는 백모(29)씨는 “애니메이션은 보통 영화나 드라마 수준의 질을 담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시도를 못 하고 있었는데, 숏폼이 도입되니 부담이 적어져 간단하게 제작해 올려 보고 있다”며 “숏폼 시청하는 이용자가 많은 만큼 유입률 면에서도 긍정적인 수치를 보여, 지속해서 제작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국내 웹툰 플랫폼도 이번 하반기부터 숏폼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9월 숏폼 애니메이션 서비스 ‘컷츠(Cuts)’를 도입했다. 이는 2분 이내의 애니메이션을 누구나 업로드하고 감상할 수 있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서비스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컷츠는 출시 한 달 만에 신규 크리에이터 수가 1000명을 넘어섰고, 조회수 100만회를 기록한 콘텐츠도 등장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네이버웹툰 인기 작가 ‘가스파드’, ‘이윤창’, ‘랑또’를 비롯해 일러스트레이터 등 각종 창작자가 참여 중이다.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지난 1일 AI 숏폼 제작 기술 ‘헬릭스 숏츠(Helix Shorts)’를 창작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숏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웹툰 하이라이트를 40초 내외 짧은 영상으로 자동 제작하는 AI 기술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헬릭스 쇼츠 활용 시 약 2시간 만에 숏폼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또 다른 인스타툰 작가 김모씨는 “웹툰을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선 한국 웹툰 시장의 핵심 플랫폼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숏폼 기능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웹툰 아닌 애니메이션을 노려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실제 국내 주요 대학 애니메이션 학과들은 올해부터 ‘숏폼 애니메이션 제작’ 수업 개설하면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 1학기 홍익대학교 영상·애니메이션학부, 상명대학교 디지털만화영상전공, 경일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부 등은 숏폼 애니메이션 특화 수업을 개설했다. 이번 2학기에는 경희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텍, 서울웹툰아카데미 등 총 7개 대학·기관이 수업을 확정했다.
또 다른 기술 변화인 AI가 이 같은 흐름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본래 애니메이션은 수많은 인력과 긴 제작 기간을 필요로 해 영화·드라마 업계에서 ‘가장 품이 많이 드는’ 제작 영역으로 꼽혔는데, AI가 이를 뒤집은 것이다. AI로 인해 애니메이션 제작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숏폼을 넘어 롱폼 애니메이션 업계까지 활성화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CJ ENM가 지난 6월 공개한 AI 애니메이션 ‘캣 비기(Cat Biggie)’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단 6명의 소규모 인력이 AI를 활용해 5개월 만에 완성한 3D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지브리 스튜디오가 수작업으로 제작한 2D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인력 60명, 제작 기간 7년을 소모한 것과 대조적이다.
아울러 넷플릭스가 선보인 한국 배경의 애니메이션 ‘케데헌’이 올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으면서 ‘한국형 애니메이션’ 양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업계는 국내 롱폼 애니메이션 제작 업계가 타 콘텐츠에 비해 쇠퇴해 있던 만큼, 충분한 예산에 기반한 작가 발굴이 진행돼야만 한국형 애니메이션 양산이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롱폼 애니메이션은 웹툰과 달리 ‘블루오션’인 시장으로, 인재들이 웹툰으로 많이 집중된 경향이 있다”며 “숏폼을 계기로 장편 애니메이션 또한 부흥 흐름을 타, 예산 지원을 늘려 신진 인재를 발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인스타·유튜브·네카오서 숏폼 애니 우후죽순
국내 주요 대학 올해 숏폼 애니 제작 수업 도입
웹툰 업계 “애니메이션 공략 시점이란 평가도”
AI로 효율성 높여 ‘장편 애니’ 흥행 기대감도
| 배우 설현이 나혼자산다에 출연해 숏폼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MBC 유튜브 갈무리] |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숏폼·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 업계 변화로 뜻밖의 업계가 수혜를 입고 있다. 바로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은 그간 한국 시장에서 ‘서브 컬처’로 불리며 주류 밖 콘텐츠로 취급됐다. 그러나 숏폼·AI와 같은 기술 변화로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한국 콘텐츠 ‘강자’로 꼽혔던 웹툰 업계에선 “웹툰 말고 애니메이션을 공략할 시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여기에 한국 배경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이 흥행이 더해지면서 업계 내 ‘한국형 애니메이션’ 양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넷플릭스 제공] |
내년 ‘187조원’ 숏폼 시장…인스타·유튜브서 ‘숏폼 애니’ 우후죽순 등장
애니메이션 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변화는 ‘숏폼’이다. 국내외 플랫폼이 숏폼을 도입하면서 현재 전 세계 숏폼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숏폼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432억달러(약 60조원)에서 2026년 1350억달러(약 187조원)로 연평균 25.6%씩 성장할 전망이다.
우선 빅테크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유튜브 등에는 한국인이 제작한 30초가량의 숏폼 애니메이션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주로 인스타에서 활동하는 인스타툰 작가·일러스트레이터들이 시도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일상 웹툰을 연재하다, 지난 9월부터 숏폼 애니메이션까지 제작해 업로드하고 있는 백모(29)씨는 “애니메이션은 보통 영화나 드라마 수준의 질을 담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시도를 못 하고 있었는데, 숏폼이 도입되니 부담이 적어져 간단하게 제작해 올려 보고 있다”며 “숏폼 시청하는 이용자가 많은 만큼 유입률 면에서도 긍정적인 수치를 보여, 지속해서 제작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 일러스트레이터 ‘차차’가 인스타그램 릴스에 게시한 하이브 케이팝 아이돌 ‘투어스’ 앨범 홍보 애니메이션 [인스타그램 ‘@cha._cha.__ ’ 계정 캡처] |
네카오 웹툰도 ‘숏폼’ 공략…주요 대학 애니 학과 ‘숏폼 제작’ 수업 개설도
국내 웹툰 플랫폼도 이번 하반기부터 숏폼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9월 숏폼 애니메이션 서비스 ‘컷츠(Cuts)’를 도입했다. 이는 2분 이내의 애니메이션을 누구나 업로드하고 감상할 수 있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서비스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컷츠는 출시 한 달 만에 신규 크리에이터 수가 1000명을 넘어섰고, 조회수 100만회를 기록한 콘텐츠도 등장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네이버웹툰 인기 작가 ‘가스파드’, ‘이윤창’, ‘랑또’를 비롯해 일러스트레이터 등 각종 창작자가 참여 중이다.
| 웹툰 작가 ‘이윤창’이 네이버웹툰 ‘컷츠’에서 연재하고 있는 숏폼 애니 [네이버웹툰 컷츠 캡처] |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지난 1일 AI 숏폼 제작 기술 ‘헬릭스 숏츠(Helix Shorts)’를 창작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숏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웹툰 하이라이트를 40초 내외 짧은 영상으로 자동 제작하는 AI 기술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헬릭스 쇼츠 활용 시 약 2시간 만에 숏폼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또 다른 인스타툰 작가 김모씨는 “웹툰을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선 한국 웹툰 시장의 핵심 플랫폼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숏폼 기능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웹툰 아닌 애니메이션을 노려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 네이버웹툰 ‘컷츠’ 홍보 이미지 [네이버웹툰 제공] |
실제 국내 주요 대학 애니메이션 학과들은 올해부터 ‘숏폼 애니메이션 제작’ 수업 개설하면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 1학기 홍익대학교 영상·애니메이션학부, 상명대학교 디지털만화영상전공, 경일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부 등은 숏폼 애니메이션 특화 수업을 개설했다. 이번 2학기에는 경희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텍, 서울웹툰아카데미 등 총 7개 대학·기관이 수업을 확정했다.
AI가 애니 부흥에 가속도 붙일까…CJ ENM ‘캣 비기’로 업계 기대감↑
또 다른 기술 변화인 AI가 이 같은 흐름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본래 애니메이션은 수많은 인력과 긴 제작 기간을 필요로 해 영화·드라마 업계에서 ‘가장 품이 많이 드는’ 제작 영역으로 꼽혔는데, AI가 이를 뒤집은 것이다. AI로 인해 애니메이션 제작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숏폼을 넘어 롱폼 애니메이션 업계까지 활성화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 CJ ENM이 제작한 AI 영화 ‘캣 비기(Cat Biggie)’ [CJ ENM 제공] |
CJ ENM가 지난 6월 공개한 AI 애니메이션 ‘캣 비기(Cat Biggie)’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단 6명의 소규모 인력이 AI를 활용해 5개월 만에 완성한 3D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지브리 스튜디오가 수작업으로 제작한 2D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인력 60명, 제작 기간 7년을 소모한 것과 대조적이다.
아울러 넷플릭스가 선보인 한국 배경의 애니메이션 ‘케데헌’이 올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으면서 ‘한국형 애니메이션’ 양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업계는 국내 롱폼 애니메이션 제작 업계가 타 콘텐츠에 비해 쇠퇴해 있던 만큼, 충분한 예산에 기반한 작가 발굴이 진행돼야만 한국형 애니메이션 양산이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롱폼 애니메이션은 웹툰과 달리 ‘블루오션’인 시장으로, 인재들이 웹툰으로 많이 집중된 경향이 있다”며 “숏폼을 계기로 장편 애니메이션 또한 부흥 흐름을 타, 예산 지원을 늘려 신진 인재를 발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복잡한 IT 뉴스, 에라잇! 권제인·차민주 기자가 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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