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074034_001_20251025190009489.jpeg?type=w800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이 핵심 제품인 PC 프로세서 매출 성장과 비용 절감 등으로 예상보다 나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회사가 회복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제공=인텔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인텔은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매출이 13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32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인텔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127억달러로 나타났다. PC와 노트북용 칩이 포함된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매출은 85억 달러, 데이터센터 및 인공지능(AI) 부문은 41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업들이 사무용 컴퓨터를 최신 버전의 윈도우 운영체제(OS)로 서둘러 교체하면서 자사 PC 칩 재고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스너는 "우리는 현재 공급 문제를 겪고 있다"며 "연간 공급 계획을 세울 때 예상했던 것보다 수요가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3분기 순이익은 41억달러로 1년 전의 166억달러의 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한 것이다. 지난 분기에 인텔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57억달러를 투자받은 덕분이다.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42억달러로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또 인텔은 파운드리 매출이 모두 자사 제품 생산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에도 인텔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했고 직원 수는 2분기 말의 10만1400명에서 3분기 말에는 8만8400명으로 13% 감소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29% 줄었다.

립부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재건에 있어서 꾸준히 진전을 보고 있다"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인텔 주가는 85% 이상 상승했는데 대부분은 지난 8월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인수한 이후 발생했다. 또 지난달에는 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달러를 투자하고 데이터센터 서버용 X86 중앙처리장치(CPU)를 구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인텔 주가가 다시 급등했다.

그러나 인텔은 여전히 제품 라인 개편, 비용 절감, 파운드리 사업 고객 확보 등 여러 과제에 직면해 있다. 또 PC와 데이터센터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특히 AMD가 꾸준히 경쟁 제품을 내놓고 있다.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래스곤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재무 상태가 개선됐다며 이번 실적이 "우리가 익숙해졌던 것에 비해 적어도 조금은 더 깔끔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인텔의 핵심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클라이언트와 데이터센터 매출 모두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라스곤은 "어려운 상황에 있는 회사에 대해 승리를 선언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당분간 무승부라고 보는 것이 낫다"고 진단했다.

라스곤은 인텔 경영진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겉으로 보기에는 긍정적으로 들리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공급 제약은 대부분 구형 칩에서 발생했다"며 "신제품에 대한 고객 관심이 낮기 때문에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는 결국 인텔의 시장 점유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스곤은 또 인텔이 최첨단 18A 공정 노드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고 수율이 "출하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회사가 내년 말이 돼서야 성숙한 수준에 도달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차세대 14A 공정까지 "아주 먼 길"이 남아 있어서 내년 인텔의 총마진에 "다양한 역풍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탄은 지난 7월 14A 공정에 대해 "외부 고객 수요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전날에도 수요가 있어야지만 생산 능력 확대가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HSBC 애널리스트들은 인텔 경영진이 비(非)AI 서버 수요, AI 칩 제품 전략, 파운드리 사업 전망 등 여러 측면에서 "훨씬 더 낙관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하며 이는 인텔이 지난 분기에 미국 정부,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로부터 투자를 받은 이후 예상됐던 결과라고 전했다.

그러나 HSBC는 인텔의 회복 실행력이 여전히 불확실하며 "18A 팹의 수율 개선에 대한 확실한 신호를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텔이 고부가가치 신형 칩에 집중하고 마진이 높은 구형 칩에서 벗어나면서 내년 상반기에 총마진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