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 사회, 더 건강하게!] 동아일보-고려대 의료원 공동 기획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인터뷰… 다학제로 고령자 진료 집중 필요
건강검진으로 질병 예방은 병의원… 급성기 중증 질환 치료는 대학병원
의료기관 연계 ‘컨트롤타워’ 역할… 고령 수가-비대면 진료 정비 필수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고려대 의료원장)은 초고령 사회 대학병원이 노인의학센터를 운영해 1차와 2차 의료기관을 연계하는 중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의료원 제공국내 대학병원은 중증 난치성 질환 치료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전문가 양성, 신약 및 신의료 기술 개발 같은 일도 대학병원의 중요한 역할이다. 대한민국이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이후 이런 대학병원의 역할은 달라질까.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고려대 의료원장)은 “노인의학센터의 본격적인 가동을 비롯해 새로운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부총장에게 초고령 사회, 달라질 대학병원의 모습에 대해 들어 봤다.
―이미 노인센터를 운영하는 병원과 의원이 꽤 있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활성화돼 있지는 않다. 고령자 진료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의사 인식도 강하지 않다. 제대로 노인의학센터가 운영되려면 신경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정형외과, 혈액종양내과 같은 여러 진료과가 한데 모여 고령자 진료에 집중해야 한다.”
―노인의학센터 진료는 뭐가 다른가.
“현재 시스템에서는 콩팥이 안 좋은 70대 환자가 병원에 가도 해당 진료과만 들렀다가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그 나이라면 여러 질병에 걸렸을 확률이 높다. 노인의학센터에서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종합적으로 살피고 치료한다. 또 환자가 복용하는 약을 분석해 불필요한 약물 사용을 줄이고 빠뜨린 약도 찾아낸다. 그 결과 치료 성적을 높일 뿐 아니라 또 다른 질병을 미리 찾아낼 수도 있다.”
―동네 의원 역할과 겹치지는 않나.
“대학병원 노인의학센터는 급성기 중증 고령 환자를 주로 치료할 것이다. 이런 환자를 1∼2주 동안 집중적으로 치료한 뒤 재활병원, 중급 병원, 동네 의원에 단계적으로 이송한다. 역으로 동네 의원 등에서 중증 질환을 발견하면 신속하게 대학병원으로 옮기는 것도 중요하다. 정기 검진을 통해 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역할은 의원과 중급 병원이 중심이 되고, 대학병원은 중증 환자 치료와 의료기관 간 진료를 연계하는 중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의료 시스템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지금도 대학병원 환자의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자다. 문제는, 그 환자들이 재활병원 등으로 옮겨져 물리치료를 받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퇴원 후 추가 조치 없이 집에 있다가 넘어져 골절상을 당하고, 1주일 만에 다시 병원에 실려 오는 사례를 숱하게 봤다. 이런 상황을 줄이려면 대학병원 노인의학센터는 급성기 중증 환자를 치료하고, 하위 병원에 보낸 후에도 비대면 진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대학병원이 고령 치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점이 가장 다르다.”
―노인의학센터를 당장 출범시킬 수는 없나.
“제도적으로 손봐야 할 부분이 적잖다. 가령 노인 치료에 적용되는 의료비용인 ‘고령 수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고령자일수록 치료에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 시간이 더 많아진다. 하지만 치료비는 40대나 70대를 구분하지 않고 같다. 그 차액을 고령 수가를 통해 어느 정도 지원해야 대학병원이 노인의학센터를 설치, 운영할 여력이 생긴다. 비대면 진료 제도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
―보완할 점이 또 있나.
“이른바 고령 수가가 적용되는 나이도 결정해야 한다. 60세로 할 것인지, 65세로 할 것인지, 혹은 추가로 다른 합의를 볼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 노인의학센터 설치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다. 노인 병동은 건축재부터 달라야 하고 바닥재도 푹신푹신한 재료를 써야 한다. 공간 배치도 따로 신경 써야 한다.”
―대학병원의 또 다른 역할은 무엇인가.
“치료 분야 말고도 연구와 전문가 교육은 오롯이 대학병원 역할로 남는다. 미국과 일본 같은 외국에서도 이 점은 변하지 않았다. 대학병원과 지역 연계 시스템이 구축되면 1차 의원과 2차 병원 인력을 교육하는 것도 대학병원 역할이 될 것이다.”
―초고령 사회, 새로운 병원 모델을 제시한다면.
“다양한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한 병원이어야 할 것이다. 고령 환자를 위한 별도의 노인의학센터가 있어야 한다. 급성기 환자의 다음 치료가 가능한 재활병원과 요양병원이 같은 공간에 있는 게 좋다. 주거 공간인 ‘시니어 하우스’까지 갖춘다면 금상첨화다. 일종의 고령 사회 의료 콤플렉스다. 이런 미래 병원 모델을 고려대 의료원이 추진하고 있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인터뷰… 다학제로 고령자 진료 집중 필요
건강검진으로 질병 예방은 병의원… 급성기 중증 질환 치료는 대학병원
의료기관 연계 ‘컨트롤타워’ 역할… 고령 수가-비대면 진료 정비 필수
―이미 노인센터를 운영하는 병원과 의원이 꽤 있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활성화돼 있지는 않다. 고령자 진료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의사 인식도 강하지 않다. 제대로 노인의학센터가 운영되려면 신경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정형외과, 혈액종양내과 같은 여러 진료과가 한데 모여 고령자 진료에 집중해야 한다.”
―노인의학센터 진료는 뭐가 다른가.
“현재 시스템에서는 콩팥이 안 좋은 70대 환자가 병원에 가도 해당 진료과만 들렀다가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그 나이라면 여러 질병에 걸렸을 확률이 높다. 노인의학센터에서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종합적으로 살피고 치료한다. 또 환자가 복용하는 약을 분석해 불필요한 약물 사용을 줄이고 빠뜨린 약도 찾아낸다. 그 결과 치료 성적을 높일 뿐 아니라 또 다른 질병을 미리 찾아낼 수도 있다.”
―동네 의원 역할과 겹치지는 않나.
“대학병원 노인의학센터는 급성기 중증 고령 환자를 주로 치료할 것이다. 이런 환자를 1∼2주 동안 집중적으로 치료한 뒤 재활병원, 중급 병원, 동네 의원에 단계적으로 이송한다. 역으로 동네 의원 등에서 중증 질환을 발견하면 신속하게 대학병원으로 옮기는 것도 중요하다. 정기 검진을 통해 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역할은 의원과 중급 병원이 중심이 되고, 대학병원은 중증 환자 치료와 의료기관 간 진료를 연계하는 중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의료 시스템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지금도 대학병원 환자의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자다. 문제는, 그 환자들이 재활병원 등으로 옮겨져 물리치료를 받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퇴원 후 추가 조치 없이 집에 있다가 넘어져 골절상을 당하고, 1주일 만에 다시 병원에 실려 오는 사례를 숱하게 봤다. 이런 상황을 줄이려면 대학병원 노인의학센터는 급성기 중증 환자를 치료하고, 하위 병원에 보낸 후에도 비대면 진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대학병원이 고령 치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점이 가장 다르다.”
―노인의학센터를 당장 출범시킬 수는 없나.
“제도적으로 손봐야 할 부분이 적잖다. 가령 노인 치료에 적용되는 의료비용인 ‘고령 수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고령자일수록 치료에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 시간이 더 많아진다. 하지만 치료비는 40대나 70대를 구분하지 않고 같다. 그 차액을 고령 수가를 통해 어느 정도 지원해야 대학병원이 노인의학센터를 설치, 운영할 여력이 생긴다. 비대면 진료 제도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
―보완할 점이 또 있나.
“이른바 고령 수가가 적용되는 나이도 결정해야 한다. 60세로 할 것인지, 65세로 할 것인지, 혹은 추가로 다른 합의를 볼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 노인의학센터 설치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다. 노인 병동은 건축재부터 달라야 하고 바닥재도 푹신푹신한 재료를 써야 한다. 공간 배치도 따로 신경 써야 한다.”
―대학병원의 또 다른 역할은 무엇인가.
“치료 분야 말고도 연구와 전문가 교육은 오롯이 대학병원 역할로 남는다. 미국과 일본 같은 외국에서도 이 점은 변하지 않았다. 대학병원과 지역 연계 시스템이 구축되면 1차 의원과 2차 병원 인력을 교육하는 것도 대학병원 역할이 될 것이다.”
―초고령 사회, 새로운 병원 모델을 제시한다면.
“다양한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한 병원이어야 할 것이다. 고령 환자를 위한 별도의 노인의학센터가 있어야 한다. 급성기 환자의 다음 치료가 가능한 재활병원과 요양병원이 같은 공간에 있는 게 좋다. 주거 공간인 ‘시니어 하우스’까지 갖춘다면 금상첨화다. 일종의 고령 사회 의료 콤플렉스다. 이런 미래 병원 모델을 고려대 의료원이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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