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935380_001_20251019141610556.jpg?type=w860
지난 18일(현지 시각) 오후 미 샌프란시스코의 시빅센터광장에서 '노킹스' 시위대가 반(反) 트럼프 메시지를 담은 손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강다은 기자
18일(현지 시각) 오후 3시쯤 미 샌프란시스코 시청 앞 시빅센터 광장. “조만장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라” “트럼프를 몰아내자” “다시 미국을 똑똑하게” 등의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든 수만 명의 사람이 몰려들었다. 인종, 성별, 연령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직접 ‘자유의 여신상’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얼굴, 닭 등 코스튬(의상)을 만들어 입고, ‘저항’ ‘ICE(이민세관단속국)를 깨부수자’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반(反)트럼프 시위 참여자들이다. 이들은 ICE와 주(州) 방위군을 동원한 강력한 이민 대책, 반소수자 정책 등 트럼프 정부의 주요 정책을 비판하며 “노 킹스(미국에 왕은 필요 없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권위주의적이고 일방적인 정책들을 밀고 나가는 그를 ‘왕’에 빗댄 것이다.

0003935380_002_20251019141612371.jpg?type=w860
지난 18일(현지 시각) 오후 미 샌프란시스코의 시빅센터광장에서 '노킹스' 시위 참여자가 반(反) 트럼프 메시지를 담은 티셔츠와 모자를 쓰고있다./강다은 기자
이 같은 집회는 미국 뉴욕, 워싱턴 DC, 시카고 등 50주 2600여 곳에서 수백만 명이 참여한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미 대표 진보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도 이날 오전부터 수만 명이 모여 샌프란시스코 오션 비치에서 대열을 맞춰 ‘노 킹스’라는 ‘인간 문구’를 만들고, 도시를 행진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주최 측 추산 5만명 이상이 모였다. 이는 지난 6월 열린 첫 번째 ‘노 킹스’ 집회보다 큰 규모다.

0003935380_003_20251019141612814.jpg?type=w860
지난 18일(현지 시각) 오후 미 샌프란시스코의 시빅센터광장에서 '노킹스' 시위 참야자가 "조만장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있다./강다은 기자
특히 주요 빅테크의 본사가 주변에 모여 있는 미 ‘테크 산업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테크 재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 발언한 참가자는 “트럼프 정부는 ICE와 빅테크 회사에만 돈을 몰아주고 있다”며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도 가만두고 봐서 되겠느냐”고 소리쳤다. 시위 참여자들은 “절대 안 된다”며 구호를 외쳤다. 앤절라 데이비스씨는 또 다른 연설에서 “자유와 기후 문제를 등한시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을 가능하게 한 것은 ‘테크 엘리트들’”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뒷받침한 억만장자들을 비난하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0003935380_004_20251019141612925.jpg?type=w860
지난 18일(현지 시각) 오후 미 샌프란시스코의 시빅센터광장에서 '노킹스' 시위대가 반(反) 트럼프 메시지를 담은 손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강다은 기자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의 이름이 나오자, 현장 곳곳에선 큰 야유와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베니오프 CEO는 4대째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이 지역의 대표 인물이자, 오랜 민주당 지지자다. 그런 그가 지난 10일 “우린 경찰이 부족하다. 만약 연방군(주 방위군)이 경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찬성한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샌프란시스코 시민들과 지역 지도자들의 말을 경청한 결과, 이 도시의 치안을 위해 주 방위군이 필요하다고 믿지 않는다”고 사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