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OST 가창자 [인스타그램] |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 “제가 중증외상센터 계약금과 러닝개런티 격으로 얻은 이익이 4000만원 정도 된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원작자 이낙준 작가(필명 한산이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골든’ 저작권료가 오징어게임 상금(456억원) 수준이라는 말이 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골든’ 작곡가 이재에게 한 질문)
넷플릭스 콘텐츠 원작자에게 돌아가는 ‘극과 극’ 저작권 수입이 화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국내 콘텐츠는 지적재산권(IP)을 모두 넷플릭스가 갖게 돼 원작자에게 돌아가는 수입은 극히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면, 케데헌의 음원 저작권은 넷플릭스가 아닌 제작사 소니피처스에 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곡가, 제작사가 음원 소유권을 지키면서 이에 따른 저작권 수입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제작사의 ‘힘의 논리’에 따라 IP를 지키는 구조가 달라지는 셈이다. 국내 제작사 상당수가 지적재산권을 포기하고 넷플릭스에 IP를 내주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미디어 업계 전반의 지적재산권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증외상센터’ 촬영 현장. 이 작품은 넷플릭스 인기 순위 상위권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정작 원작자가 거둔 수입은 4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공식 영상 갈무리] |
중증외상센터 원작자 4000만원 벌었는데…케데헌은 수백억 가능?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케데헌 OST ‘골든’(Golden) 작곡가이자 가창자 이재가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언급된 저작권 수입이 화제가 됐다.
진행자는 “누적된 저작권료가 ‘오징어 게임’ 상금(456억 원)만큼 된다던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이재는 “몰랐다”며 “한국은 더 빨리 들어오고 미국은 늦게 들어온다. 한 1년 걸린다”고 언급했다.
실제 언급된 400억원이 정확한 숫자는 아니더라도, 업계에선 세계적인 히트곡 ‘골든’의 저작권료는 막대한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케데헌 음원 저작권은 제작사인 소니픽처스가 가지고 있다. 넷플릭스가 아닌 제작사와 작곡가가 음원 저작권을 지켰다.
| 케데헌 OST ‘골든’(Golden) 작곡가이자 가창자 이재가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저작권 관련된 질문에 답하고 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갈무리] |
이는 국내에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의 IP가 넷플릭스에게 완전히 넘어가는 것과도 차이가 있다.
실제 국내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콘텐츠 중증외상센터의 경우, 인기 순위 상위권을 기록하며 흥행했지만 정작 원작자에게 돌아간 수입은 4000만원에 그친다. 주연배우들의 회당 출연료 4억원과 비교해 1회차 출연료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원작자인 이낙준 작가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원작자로서 굉장히 영광스러운 상황이지만, 드라마 자체에서 들어오는 수익은 초반 계약금과 넷플릭스에서 책정한 러닝개런티가 전부”라고 밝혔다.
그는 “계약금은 보통 5000만원 정도인데, 이걸 제작사인 스튜디오N과 저를 대신해 소통해주는 출판사와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다”며 “이걸로 절반 정도 빠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계 표준 러닝개런티 비율이 있는데, 이것도 전부 제가 갖는게 아니다”며 “넷플릭스는 또 계약이 다른데, 제작비의 5%를 수익으로 그냥 주고, 그 수익에서 1% 정도가 저에게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에 따라 이 작가가 실제 손에 쥔 수익은 4000만원 정도다.
세계적인 히트작 ‘오징어게임’도 마찬가지다.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초대박 흥행을 거두고도, 정작 넷플릭스만 수조원에 달하는 수입을 거뒀다.
| 중증외상센터 원작자 이낙준 작가(필명 한산이가)가 한 유튜브 채널에서 넷플릭스 수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유튜브 작가친구들 갈무리] |
제작사 ‘힘의 논리’…국내 제작 IP 넷플릭스에게 귀속, ‘독이 든 성배’
물론, 음원 저작권과 콘텐츠 작품 저작권의 구조가 다른 데서 온 차이지만, 업계에선 이는 결국 제작사와 넷플릭스의 ‘힘의 논리’ 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케데헌의 경우 세계적인 미디어기업인 ‘소니픽처스’가 제작했다. 넷플릭스와의 IP 협상에서 밀리지 않을 만큼 규모와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반면 국내 제작사의 상황은 녹록지않다. 넷플릭스가 작품 제작에 막대한 돈을 지원하는 대신, 관련 지적재산권을 일괄적으로 가져온다. 원작자와 제작자 입장에선 작품이 ‘초대박’을 쳐도 추가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넷플릭스 제작이, 원작자·제작사들에게는 ‘독이 든 성배’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결국, 이런 구조가 장기적으로 국내 콘텐츠의 저작권 생태계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시장 영향력이 커질수록 국내 제작권 생태계는 완전히 망가질 수 있다”며 “제작사와 원작자가 IP를 지키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을 더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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