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해킹당한 후 점유율 최저…8월 들어 소폭 회복
KT 사태로 다시 점유율 변화 가능성에 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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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
'유심 해킹' 사태로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며 사상 처음 시장점유율 40% 선이 붕괴된 SK텔레콤이 8월 들어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KT에서 무단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구도에 다시 한번 변화가 있을지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SK텔레콤의 8월 휴대폰 가입 회선 수는 전월보다 9만2898개 증가한 2240만5998개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은 38.92%로, 전달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점유율이 반등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이번 반등은 해킹 사고 이후 SK텔레콤이 추진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고객 감사 패키지, 신뢰 회복 조치 등이 효과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사태 직후 요금제 개편, 보안 시스템 강화, 고객센터 응대 개선 등 전방위적인 서비스 품질 개선에 나선 바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22일 해킹 사고가 알려진 이후 6월 23일까지 신규 영업이 중단된 기간 SK텔레콤은 52만2302명의 고객이 순감했다. 7월 위약금 면제 조치 발표 이후에도 이탈 흐름은 계속됐지만, 8월 들어 감소세가 꺾이고 가입자 수가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9월에는 KT의 무단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피해 규모가 커지고 소비자 불신이 확산하면서 일부 KT 이용자들도 이동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탈 고객 일부가 SK텔레콤으로 유입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KT 사태의 영향은 9월 통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내부 회복 노력에 외부 변수까지 더해지며 점유율 회복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올 하반기 중 시장 점유율 40% 회복이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진다.

이동통신 3사의 점유율 경쟁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SK텔레콤은 수십 년간 1위 사업자로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해왔지만, 이번 해킹 사태 이후 처음으로 30%대로 하락하며 브랜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입자 유치에 주력해왔다.

시장에서는 단기간 내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있다. 하지만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되면 SK텔레콤이 다시 40%대를 회복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성패는 결국 향후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8월 반등은 외부 요인이 아닌 자사 전략의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9월부터 KT 사태의 여파가 통계에 본격 반영되면, SK텔레콤이 점유율 회복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결국 핵심은 고객 신뢰를 얼마나 빠르게 되찾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