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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프리미엄 시장 진출은 좋은 신호
중국, 선두 따라잡으려면 시간 필요
관세 영향 받아

밀레의 마르쿠스 밀레 공동 회장./밀레
AI(인공지능)는 일상 속 곳곳에 스며들며 가전에까지 탑재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주요 가전 업체들은 AI 가전을 앞세우고 있다. 126년 역사를 가진 독일 프리미엄 가전 기업 밀레도 가전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밀레의 마르쿠스 밀레 공동 회장은 22일 인터뷰에서 “밀레는 2015년 처음으로 가전에 AI를 도입했다”며 “사용자 효용을 얼마나 충족하느냐가 AI 적용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AI가 소비자가 진짜 필요로 하는 부분에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밀레의 AI 적용 사례 중 하나는 밀레의 오븐의 ‘푸드 뷰’ 기능이다. AI를 통해 오븐 안 음식을 인식해 음식에 맞는 조리법을 AI가 설정해준다. 이 외에도 AI가 제품 사용 동안 물과 에너지 사용량을 파악하고, 제품을 진단해주기도 한다. 다만 밀레 회장은 스마트 홈에 대해서는 “밀레도 앱을 통해 스마트홈 기능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스마트홈 구현이 생각하는 만큼 진화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아직까지는 앱을 통해 가전의 오류를 확인하거나 소모품 재주문 같은 일부 기능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얼마나 소비자가 유용하게 잘 쓸 수 있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밀레는 프리미엄 가전의 대표 주자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밀레 회장은 “점점 더 많은 브랜드가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좋은 신호”라며 “프리미엄 시장에 다른 회사들이 들어왔다는 것은 고객에게 많은 선택권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밀레는 집중적으로 프리미엄에 전념할 것이고 매스 시장에는 진출할 계획이 없다”며 “케이크(시장) 자체가 커지고 밀레 브랜드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밀레 회장은 최근 가전 시장에서 공세를 이어가는 중국에 대해 “신속하게 더 많은 다양한 디지털 기능을 갖춰 진출하고 있다”며 “다만 후발 주자로 들어왔기 때문에 아직 선두 주자를 따라잡아야 할 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가격 경쟁에서 저가 제품을 이길 수 없다”며 “가치 경쟁으로 특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포인트를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식기세척기에 들어가는 ‘아시안 바스켓’을 예로 들었다. 밀레 회장은 “한국에서는 밥그릇과 젓가락에 특화된 제품을 넣었다”며 “특정한 국가에서 니즈를 맞춰 이를 글로벌로 확장하고 있다”라고 했다.

밀레 회장은 회사가 미국의 관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생산 기지가 일부 미국에 있지만, 미국 판매 제품 대부분은 유럽에서 생산한다”며 “미 행정부의 다음 행보가 확실하지 않은 불확실성의 시대라 시장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