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눈동자, 손, 목소리만으로 기기 제어
이날 체험해 본 갤럭시 XR에는 사용자의 안구 움직임과 주변 공간, 동작을 인식하는 카메라가 탑재돼 있었다. 헤드셋을 쓴 채 눈동자와 손, 목소리만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것이다.
기자가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갤럭시 XR을 착용하고 “근처에 일식집 괜찮은 데 있어?”라고 말하자 눈앞에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강남 인근 지도가 펼쳐졌다. 이어 제미나이가 추천 식당 리스트를 알려줬다. 추천해 준 식당 중 한 곳을 고르니, 해당 식당의 대표 메뉴나 별점이 한눈에 보였다. 식당 근처 길거리에서 걷는 것처럼 현실감 있는 ‘스트리트 뷰’도 생생하게 펼쳐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XR이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모든 정보를 처리하는 ‘멀티모달 AI’에 최적화돼 이 같은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는 사용자가 보고 듣는 것을 함께 인식한다. 헤드셋 너머로 현실이 그대로 보이는 ‘패스 스루(Pass Through)’ 상태에서는 화면 안에 나타나는 ‘서클 투 서치’로 눈앞에 있는 실물을 즉시 검색할 수 있다.
갤럭시 XR 무게는 545g으로 경쟁 제품인 애플 비전프로(약 800g)보다 가볍다. 출고가는 269만 원으로 프리미엄을 내세운 애플 비전프로(3499달러), 보급형을 앞세운 메타 퀘스트(499달러) 사이 가격대다. 일반 사용 시 최대 2시간, 동영상 시청 시 최대 2시간 30분 동안 쓸 수 있다.
● 전용 OS로 모든 앱 사용 가능
애플 비전프로가 유튜브 등 전용 앱을 지원하지 않아 XR 기기의 한계로 지적되어 오던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에 스마트폰에서 쓰던 앱들도 XR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에서도 XR 전용 콘텐츠가 공개된다.
삼성은 갤럭시 XR을 출발점으로 차세대 스마트 안경 등 폼팩터(모바일 기기의 형태)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스마트 안경도 구글과 협력해 개발한다. 지난달 메타가 디스플레이와 AI를 탑재한 스마트 안경인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를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와비 파커와 파트너십을 맺고 스타일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XR 시장은 내년에 올해 대비 2배로 커질 걸로 예측된다”며 “(갤럭시 XR은) 구글 등 업계 선두 파트너들과 XR 생태계를 만드는 출발점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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