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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그룹이 수년간 지고 온 사법리스크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 법원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창업자에 대해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하면서다. 인공지능(AI)·스테이블코인 등 카카오의 신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는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카카오 법인 등에 대해 전부 무죄 판결했다. 검찰은 김 창업자 등이 2023년 2월 카카오가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경쟁사인 하이브를 방해했다며 기소했다.

3년 가까이 이어진 사법리스크로 카카오는 신사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미래 먹거리 마련보다 당장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위기 수습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카카오 브레인·엔터프라이즈 등 AI 관련 자회사를 통폐합하는 등 여러 시도를 했지만, 결과물은 좋지 않았다. 카카오는 이날 “2년8개월간 이어진 수사와 재판으로 카카오그룹은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급격한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힘들었던 점은 뼈아프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법리스크 부담이 덜어지면서 카카오는 AI, 스테이블코인 등 그간 추진해 온 신사업 확장에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최근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카카오톡 채팅 탭에 챗GPT를 탑재하고, 카카오톡 온디바이스(내장) AI 제품인 ‘카나나 인 카카오톡’ 등을 선보이는 등 대대적인 AI 서비스 확장을 추진 중이다. 지난 8월부터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힘을 싣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사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날 재판에서 카카오 법인에 유죄가 선고됐다면,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