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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중심도시 조성 기반으로 각계 총동원했지만 고배
'사업성 부족' 부정적 분위기 이미 감지…"유치 상황 따져봐야"


광주 AI데이터센터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9월 11일 오후 광주 광산구 AI집적단지에서 열린 '모두의 AI 광주' 비전 선포식에 앞서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시연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광주시가 지역 역량을 총동원하고도 인공지능(AI) 핵심 인프라인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에 실패해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AI 중심도시 조성 사업의 기반을 바탕으로 유치에 자신감을 비쳐온 광주시는 '불완전한 사업'을 완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광주시는 AI 중심도시 조성을 표방하며 지난 5년간 4천300억원 규모 국가 AI데이터센터, 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등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1단계 사업을 추진했다.

올해부터는 이를 바탕으로 시민 생활에 AI를 입히는 내용의 6천억원 규모 2단계(AX 실증밸리) 사업에 착수했다.

2단계 사업은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도 면제돼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광주시는 이런 성과를 토대로 '마지막 퍼즐'이 될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에 뛰어들었다.

광주시는 준비된 기반과 경험, 풍부한 인재와 산업적 수요까지 함께 갖췄다며 유치를 자신해왔다.

광주는 1단계 사업을 통해 AI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수많은 기업과 연구소에 컴퓨팅 자원을 지원해왔다.

첨단3지구에 인공지능 집적단지 부지를 갖췄고, AI사관학교 등 인재 양성 기관도 마련했다.

기업 유치의 토대도 구축했다. 반도체 기업 23곳을 포함한 323개 기업이 광주와 투자협약을 맺었고 이 중 160개가 광주에 사무소를 열었다.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 G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한국광기술원 등 연구·교육기관도 모여 있다.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 결의 퍼포먼스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9월 11일 광주 광산구 AI집적단지에서 열린 '모두의 AI 광주' 비전 선포식에서 강기정 광주시장 등 참석자들이 국가 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 결의 퍼포먼스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시는 지역 역량을 끌어모으기 위해 지난 8월 전문가, 시민, 정치권 등을 망라한 유치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민·관·학이 함께 전략을 수립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지난 추석 명절을 전후해 부정적인 분위기도 감지돼왔다.

당시 사업 신청이 예정된 삼성SDS와 전남도가 '접촉'했다는 이야기가 이미 흘러나왔었다.

강기정 시장은 직접 삼성SDS와 접촉하며 분위기를 끌어오려 했지만, 결국 반전은 없었다.

강 시장은 공모 마감일인 21일까지 삼성SDS로부터 '파트너 선정' 통보가 없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눈물로 광주 유치를 호소했다.

조국혁신당 광주시당, 시민단체, 유관기관, 5·18 관련 단체, 유관기관 등 광주 각계도 성명을 내고 광주 유치를 촉구했지만, 무위로 끝났다.

결국 지역의 의지 등 정성적인 요소와는 별개로 사업성 등 정량적인 측면에서 광주가 사업자에 어필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DS 컨소시엄의 선택을 받은 전남이 부지(가격), 전기요금 등 사업성에서 비교 우위에 있었다는 것이다.

모 광주시의원은 "강 시장이 그동안 지역민에게 유치를 자신해왔는데, 결과적으로는 광주가 우위가 아니었다"며 "타 지자체에 비교해 사업성 등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도 사전에 있었는데, 이미 알고 있었다면 어떻게 대처했는지 따져볼 일이다"고 지적했다.

cbeb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