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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사옥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카톡 개편, 그렇게 욕먹더니”

카카오가 대반전을 썼다. 카카오톡 개편으로 이용자들의 거센 역풍을 맞았지만 정작 실적은 역대급 성과를 냈다. 카카오톡 개편 이후 이용자 체류시간도 오히려 늘어났다.

미국발 악재에 국내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도 카카오는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7일 3% 넘게 올라 6만원대를 다시 회복했다.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카카오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 2조8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던 직전 분기 매출을 뛰어넘었다. 특히 영업이익이 분기 최초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4%나 늘어난 208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카카오톡 개편 이후 이용자 체류시간이 반등하는 성과도 확인됐다. 카카오는 지난 9월 15년 만에 단행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으로 이용자들의 큰 반발을 샀다. 기존 전화번호부 형태의 친구 탭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피드 방식으로 바꾸는 게 뼈대였다.

이후 “직장 상사 얼굴을 왜 봐야 하냐” 등 수많은 불만이 쏟아지자, 카카오는 결국 개편 일주일 만에 친구 탭을 원상 복구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개편안이 체류 시간 증가라는 목표를 일정 부분 달성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카카오톡 개편 이용자의 일평균 체류 시간이 개편 전 3분기 평균 24분대에서 26분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리는 일은 쉽지 않다. 카카오톡 이용자 체류시간은 그간 하향 추세를 나타냈다.

카카오 사옥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체류시간 감소 때문에 높은 멀티플(기업가치 배수)을 줄 수 없었는데 이 요인은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출시한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포 카카오’도 체류 시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채팅탭 상단에 위치한 챗GPT 버튼을 클릭하기만 하면 챗GPT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간단한 질문부터 복잡한 요청까지 카카오톡 내에서 대화하듯 편리하게 활용 가능하다.

무엇보다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 광고 매출도 늘어난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체류 시간 증가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체류 시간, 유저 데이터 증가에 따라 광고 단가도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가 역대급 실적을 내놓으면서 “오늘 샀다” “지금 사도 되냐?” 등 카카오를 놓고 투자자들 사이에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카카오 열풍이 불던 지난 2021년. 주가가 17만원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3만원대까지 폭락, 뭇매를 맞았다. 카카오 소액 주주는 200만명에 달한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다. 카카오에 볕 들 날이 찾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