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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대 서버 악성코드 감염·은폐 확인…전 고객 위약금 면제 요구 확산
SKT 유심 해킹 후 번호이동 95만건 급증…사태 재현 여부 주목
SKT서 얻은 가입자, 이번엔 KT가 내줄 판…LGU+ 어부지리 얻나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KT가 4일 이사회를 열고 무단 소액결제 사고 관련 전 고객 대상 유심(USIM) 교체 여부 및 김영섭 대표 거취를 결정한다. KT는 이날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추진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4일 서울 종로구 KT 본사의 모습. 2025.11.0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KT가 지난 9월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해킹 사고를 축소·은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위약금 면제 정책 실시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부 조사 과정에서 KT가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서버 43대를 발견하고도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자체 조치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여기에 망 관리 부실로 불법 펨토셀 접속을 방치한 정황까지 추가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자 KT를 향한 위약금 면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시민단체 YMCA는 "KT가 작년에 이와 같은 악성코드 감염 사실을 자진신고하고 투명하게 공개했다면, 올해 발생한 소액결제 피해 및 일련의 사이버 침해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보다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러한 사건 은폐 행태는 단순한 실수나 대응 지연이 아닌, 해킹 사실을 숨기고 이용자와 정부를 기만한 불법과 탈법으로 점철된 부도덕한 기업 운영의 결정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련의 사태에 적극 책임져야 하며, 전 고객 위약금을 즉시 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KT 사태로 '특수' 누린 KT…악성코드 발각에 가입자 이탈 위기


앞서 SK텔레콤 해킹 사고 발생 이후 번호이동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 올해 4월 69만954건에서 5월 93만3509건으로 급증했고, 6월에는 66만6618건을 기록했다. 특히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를 결정한 7월에는 95만6863건으로 또 한 번 치솟았다.

올해 4월 말 발생한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고로 SK텔레콤은 번호이동으로 가입자가 대거 이탈했다. 2분기에 74만5000명, 3분기에 9만3000명이 빠져나가며 40%를 상회하던 점유율이 10년 만에 30%대로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KT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SK텔레콤 해킹 사태가 한창이었던 올해 2분기에 65만6000명, 3분기에 42만9000명을 순증하며 2개 분기 동안 108만5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3분기 기준 KT 가입자 수는 2027만1000명에 달했다. 이로 인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각각 2분기 380원, 3분기 59원씩 증가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급반전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KT가 SK텔레콤 사태 당시 자사의 악성코드 감염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숨긴 채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을 실시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자칫하면 2개 분기 동안 쌓아올린 가입자 순증 성과가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는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어부지리' LGU+…SKT 이어 KT 사고로 또 이익 얻나

SK텔레콤과 KT의 연이은 보안 사태 틈을 타고 LG유플러스는 조용히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SK텔레콤 가입자 이탈에 힘입어 LG유플러스는 2분기 22만3000명, 3분기 4만4000명이 순증했다. 가입자도 늘었지만 ARPU 상승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2분기에 165원, 3분기에 430원이 증가하며 알짜 고객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KT도 위약금 면제 결정을 내릴 경우 가입자 추가 확보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만 LG유플러스도 미국 보안 전문지 프랙이 해킹 의혹을 제기 상황이라 의혹의 눈초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침해 사실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하면서도 "침해사고 발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앞서 KT와 함께 과기정통부가 BPF도어 감염 여부를 점검할 때에도 해킹 정황이 없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KT처럼 뒤늦게 침해 사실이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