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 자회사 엠바크스튜디오 개발…출시 후 동시접속 30만 흥행
매력적인 디자인·정교한 경제 설계 돋보여
'아크 레이더스' 로고
[게임 화면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대전 슈팅 게임 '더 파이널스'를 선보였던 넥슨 산하의 스웨덴 게임 개발사 엠바크스튜디오가 '아크 레이더스'로 다시 돌아왔다.
아크 레이더스는 익히 알려졌듯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등장 후 시장에 우후죽순 쏟아진 익스트랙션(탈출) 슈터 장르의 게임이다.
익스트랙션 슈터는 넓은 지역에 들어가 다른 플레이어들과 경쟁 또는 협력해 인공지능(AI) 적군을 처치하고, 값진 아이템을 챙겨 탈출하는 장르다.
지난 몇 년간 익스트랙션 장르를 표방하며 나온 게임들은 원조인 '타르코프'와 이를 거의 그대로 카피한 텐센트의 '아레나 브레이크아웃' 정도를 빼면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불확실성 속에 출시된 '아크 레이더스'는 지난달 30일 정식 출시한 이래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최고 동시 접속자 수 35만명을 기록했고, 현재도 일 3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아크 레이더스' 속 적과의 전투
[게임 화면 캡처]
수려한 그래픽과 사운드로 그려낸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독특한 세계관과 아트 스타일이다.
'아크 레이더스'는 전 지구적인 자연재해와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살인 로봇 '아크'에 의해 초토화된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지하에 '스페란자'라는 이름의 피난처에 근근이 살아가는 인류는 지상에 '레이더'를 내려보내 생존에 필요한 물자를 가져온다.
전반적인 무기와 장비, 건축물의 디자인은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1970∼80년대 미국이나 유럽 도시를 연상시키는 투박한 복고풍 양식을 띠고 있다.
영화 '에이리언'이나 '백 투 더 퓨처'처럼 20세기 사람들이 상상한 미래의 모습을 재현한 이른바 '카세트 퓨처리즘' 디자인으로, 아날로그 감성의 기술이 첨단 기계와 공존하는 독특한 미래상을 보여준다.
대형 '아크' 와의 싸움
[게임 화면 캡처]
실존하는 총기가 등장해 비슷비슷한 느낌을 주던 밀리터리 슈팅 게임과 달리 무기의 개성도 뚜렷하며, 가짓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시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언리얼 엔진 5로 구현한 고퀄리티 그래픽도 특징이다.
게임 속 전장은 모두 낮 버전과 밤 버전이 있고, 똑같은 낮 전장이라도 정오에 가까운 낮과 해가 지는 오후가 있다.
그래서 똑같은 장소라도 시간대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고, 야간에는 손전등이나 조명탄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높은 최적화 수준도 강점이다. 기본적으로 요구 사양이 낮은 데다 엔비디아의 DLSS(딥러닝 슈퍼샘플링)나 AMD의 FSR 등 인공지능(AI) 기반 업스케일링 기술도 완벽하게 지원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래된 보급형 그래픽처리장치(GPU)인 GTX 1060를 장착한 컴퓨터에서 무리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이밖에 미지의 공간에 대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사운드 디자인도 동종 장르 중 최고 수준이다.
'아크 레이더스'의 그래픽
[게임 화면 캡처]
도파민 터지는 '고위험 고수익'의 게임 설계 '타르코프' 아류작들의 주된 실패 요인 중 하나는 장르의 특성을 간과한, 안일하게 설계된 경제였다.
적을 쓰러뜨리고 무사히 탈출했을 때의 보상은 크지만, 죽었을 때는 거의 모든 것을 잃는 '고위험 고수익'이 익스트랙션 게임이 공통적으로 가진 특징이다.
비싼 장비와 소모품을 가지고 가는 것은 성공 확률도 높이지만, 동시에 패배시의 리스크도 키우는 행위다.
그래서 많은 익스트랙션 게임의 경우 교전을 피하고 아이템만 챙겨 탈출하거나, 최소한의 '가성비' 세팅으로 비싼 장비를 입은 유저를 습격해 이득을 챙기는 플레이가 성행했다.
'타르코프'를 비롯한 게임들은 인게임 장터에서 모든 아이템을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싸구려 무기만 들고 들어가도 한 번만 '대박'을 터트리면 이를 장터에 되팔아 비싼 장비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게 실제로는 많은 플레이어가 '저위험 고수익'을 추구한 셈이다.
하지만 '아크 레이더스'에는 이런 장터가 없고 품목이 정해진 NPC 상인과의 거래와 거점에서의 아이템 제작만으로 모든 자원을 충당해야 한다.
'아크 레이더스'의 전장
[게임 화면 캡처]
약한 아크는 초반에 주어지는 최하위권 무기로도 혼자서 잡을 수 있지만, '바스티온'이나 '로켓티어' 같은 강력한 대형 아크는 여러 명이 고급 장비를 들고 협력해야 간신히 처치할 수 있다.
거점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단순히 필드에서 수집하는 재료뿐 아니라 아크를 잡아야 나오는 소재가 꼭 필요하기에, 적극적인 아크와의 교전을 유발하게끔 설계가 돼 있다.
그렇기에 저화력 무장을 들고 가면 손에 쥘 수 있는 보상도 제한적이다.
아무런 비용 소모 없이 최하위 장비만 들고 전장에 진입하는 '무료 로드아웃'은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진입하고 나면 기대 수익의 고점이 낮아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된다.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익스트랙션 슈터의 장르적 문법을 정직하게 따르면서도 초보자를 배려한 게임 설계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정교한 게임플레이 메커니즘으로 무장한 '아크 레이더스'의 성패는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안정적인 운영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아크 레이더스'의 탐험
[게임 화면 캡처]
jujuk@yna.co.kr
매력적인 디자인·정교한 경제 설계 돋보여
[게임 화면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대전 슈팅 게임 '더 파이널스'를 선보였던 넥슨 산하의 스웨덴 게임 개발사 엠바크스튜디오가 '아크 레이더스'로 다시 돌아왔다.
아크 레이더스는 익히 알려졌듯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등장 후 시장에 우후죽순 쏟아진 익스트랙션(탈출) 슈터 장르의 게임이다.
익스트랙션 슈터는 넓은 지역에 들어가 다른 플레이어들과 경쟁 또는 협력해 인공지능(AI) 적군을 처치하고, 값진 아이템을 챙겨 탈출하는 장르다.
지난 몇 년간 익스트랙션 장르를 표방하며 나온 게임들은 원조인 '타르코프'와 이를 거의 그대로 카피한 텐센트의 '아레나 브레이크아웃' 정도를 빼면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불확실성 속에 출시된 '아크 레이더스'는 지난달 30일 정식 출시한 이래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최고 동시 접속자 수 35만명을 기록했고, 현재도 일 3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게임 화면 캡처]
수려한 그래픽과 사운드로 그려낸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독특한 세계관과 아트 스타일이다.
'아크 레이더스'는 전 지구적인 자연재해와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살인 로봇 '아크'에 의해 초토화된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지하에 '스페란자'라는 이름의 피난처에 근근이 살아가는 인류는 지상에 '레이더'를 내려보내 생존에 필요한 물자를 가져온다.
전반적인 무기와 장비, 건축물의 디자인은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1970∼80년대 미국이나 유럽 도시를 연상시키는 투박한 복고풍 양식을 띠고 있다.
영화 '에이리언'이나 '백 투 더 퓨처'처럼 20세기 사람들이 상상한 미래의 모습을 재현한 이른바 '카세트 퓨처리즘' 디자인으로, 아날로그 감성의 기술이 첨단 기계와 공존하는 독특한 미래상을 보여준다.
[게임 화면 캡처]
실존하는 총기가 등장해 비슷비슷한 느낌을 주던 밀리터리 슈팅 게임과 달리 무기의 개성도 뚜렷하며, 가짓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시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언리얼 엔진 5로 구현한 고퀄리티 그래픽도 특징이다.
게임 속 전장은 모두 낮 버전과 밤 버전이 있고, 똑같은 낮 전장이라도 정오에 가까운 낮과 해가 지는 오후가 있다.
그래서 똑같은 장소라도 시간대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고, 야간에는 손전등이나 조명탄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높은 최적화 수준도 강점이다. 기본적으로 요구 사양이 낮은 데다 엔비디아의 DLSS(딥러닝 슈퍼샘플링)나 AMD의 FSR 등 인공지능(AI) 기반 업스케일링 기술도 완벽하게 지원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래된 보급형 그래픽처리장치(GPU)인 GTX 1060를 장착한 컴퓨터에서 무리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이밖에 미지의 공간에 대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사운드 디자인도 동종 장르 중 최고 수준이다.
[게임 화면 캡처]
도파민 터지는 '고위험 고수익'의 게임 설계 '타르코프' 아류작들의 주된 실패 요인 중 하나는 장르의 특성을 간과한, 안일하게 설계된 경제였다.
적을 쓰러뜨리고 무사히 탈출했을 때의 보상은 크지만, 죽었을 때는 거의 모든 것을 잃는 '고위험 고수익'이 익스트랙션 게임이 공통적으로 가진 특징이다.
비싼 장비와 소모품을 가지고 가는 것은 성공 확률도 높이지만, 동시에 패배시의 리스크도 키우는 행위다.
그래서 많은 익스트랙션 게임의 경우 교전을 피하고 아이템만 챙겨 탈출하거나, 최소한의 '가성비' 세팅으로 비싼 장비를 입은 유저를 습격해 이득을 챙기는 플레이가 성행했다.
'타르코프'를 비롯한 게임들은 인게임 장터에서 모든 아이템을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싸구려 무기만 들고 들어가도 한 번만 '대박'을 터트리면 이를 장터에 되팔아 비싼 장비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게 실제로는 많은 플레이어가 '저위험 고수익'을 추구한 셈이다.
하지만 '아크 레이더스'에는 이런 장터가 없고 품목이 정해진 NPC 상인과의 거래와 거점에서의 아이템 제작만으로 모든 자원을 충당해야 한다.
[게임 화면 캡처]
약한 아크는 초반에 주어지는 최하위권 무기로도 혼자서 잡을 수 있지만, '바스티온'이나 '로켓티어' 같은 강력한 대형 아크는 여러 명이 고급 장비를 들고 협력해야 간신히 처치할 수 있다.
거점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단순히 필드에서 수집하는 재료뿐 아니라 아크를 잡아야 나오는 소재가 꼭 필요하기에, 적극적인 아크와의 교전을 유발하게끔 설계가 돼 있다.
그렇기에 저화력 무장을 들고 가면 손에 쥘 수 있는 보상도 제한적이다.
아무런 비용 소모 없이 최하위 장비만 들고 전장에 진입하는 '무료 로드아웃'은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진입하고 나면 기대 수익의 고점이 낮아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된다.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익스트랙션 슈터의 장르적 문법을 정직하게 따르면서도 초보자를 배려한 게임 설계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정교한 게임플레이 메커니즘으로 무장한 '아크 레이더스'의 성패는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안정적인 운영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게임 화면 캡처]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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