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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평균 체류시간 24→26분
'脫카톡' 반발에도 지표 개선
매출·영업이익도 역대 최대
"4분기 중 원상복구 예정,
메신저 경험 고도화 추진"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9월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9월 카카오톡의 대대적 개편 이후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졌지만 정작 카카오톡 체류 시간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는 3분기(7~9월)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다만 카카오 측은 "이용자 목소리에 겸허히 귀 기울이겠다"며 카카오톡 친구 탭을 원상복구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7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카카오톡 개편 이용자의 일평균 체류 시간이 개편 전 3분기 평균 24분대에서 26분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사용이 늘어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 기간에도 체류 시간 증가 폭은 약 10초 수준에 그쳤다고 한다. 정 대표는 "메신저 성격상 플랫폼에서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은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며 "그동안 하향 안정화되고 있던 체류 시간이 처음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유의미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카카오톡 개편 이후 친구 탭 모습. 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9월 23일 15년 만에 카카오톡을 개편했다. 기존 전화번호부 형태의 친구 탭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피드 방식으로 바꾸는 게 뼈대였다. 목표는 체류 시간 20% 증가. 하지만 이후 "직장 상사 얼굴을 왜 봐야 하냐" 같은 불만이 쏟아지자 카카오는 개편 일주일 만에 친구 탭을 원상 복구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개편안이 체류 시간 증가라는 목표를 일정 부분 달성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대화방에 편중됐던 트래픽 구성이 채팅이 아닌 다른 탭으로 확장되며 트래픽 질이 향상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날 카카오는 3분기 매출 2조866억 원, 영업이익 2,08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8.6%, 59.4% 늘어난 규모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카카오톡 메신저 중심의 플랫폼 부문 매출이 12% 늘어난 매출 1조598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카카오톡 기반 광고를 포함한 톡비즈 광고 매출이 3,254억 원으로 11% 급증했다. 이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6개 분기 만이다. 다만 카카오톡 개편이 9월 23일부터 일주일에 걸쳐 진행된 만큼 광고 매출 급증을 개편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

챗GPT for 카카오, 200만 명 돌파

10월 28일 카카오가 출시한 '챗GPT for 카카오' 서비스 사진. 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4분기(10~12월) 중 카카오톡 개편을 되돌리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친구 탭 첫 화면을 친구 목록으로 되살리고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 '소식' 메뉴에서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정 대표는 메신저라는 카카오톡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메시지 경험의 고도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화방을 가족·직장 등 목적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 맞춤형 폴더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읽지 않은 대화방 내용을 인공지능(AI)이 요약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카카오는 AI 서비스를 강화해 체류 시간 증가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10월 28일 출시한 '챗GPT 포(for) 카카오'는 출시 10일 만에 이용자가 200만 명을 돌파했다. 정 대표는 "(챗GPT 서비스 이후) 일 활성 이용자의 평균 체류 시간도 전날(6일) 기준 4분 증가했다"며 "카카오톡이 단순한 메시징을 넘어 탐색, 검색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