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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랑용 디스플레이 연평균 4.5% 성장
OLED 특성 활용 다양한 폼팩터 구현
완성차 고객사 겨냥 수주 경쟁 확대


LG디스플레이 직원이 ‘32인치 차량용 슬라이더블 OLED’ 소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의 추격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다음 전장터로 꼽히는 차량용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었다. 모바일·TV 분야에서 이미 중국과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는 차세대 승부처로 꼽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아직 국내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차량용 시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고객사 확보 및 혁신 제품 라인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가 하나의 커다란 전자장치 덩어리가 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미래차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로 내걸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지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매년 연평균 4.5%씩 성장해 오는 2034년 202억5000만달러(약 2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직원이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로 차량 내 조그 다이얼을 구현한 ‘차량용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소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이 모바일 부진으로 인해 정체된 상황에서 특히 차량용 OLED 시장은 성장세가 기대되는 분야다.

OLED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로 진화하는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에 가장 적합한 디스플레이로 평가된다.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OLED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백라이트가 없어 쉽게 접거나 돌돌 말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차량용 OLED의 폼팩터 혁신을 주도하며 신개념 디스플레이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앞서 CES 2024에서 평소에는 자동차 천장에 숨어있다가 필요할 때 아래로 펼쳐지는 32인치 대화면 슬라이더블 OLED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자동차 안에서도 영화 감상부터 화상 회의, 게임까지 다채로운 경험을 현실로 구현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8월 ‘K-디스플레이 2025’ 전시회에서 선보인 차량용 디스플레이. 김현일 기자


투명 디스플레이 또한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미래 차량용 디스플레이 중 하나로 꼽힌다. 투명 OLED 기술을 적용하면 투명한 창문이 디스플레이로 변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LED를 활용해 화면이 최대 50% 늘어나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도 선보였다. 어떠한 형태로도 변형이 가능해 차량 내 다양한 굴곡면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지난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빌리티 전시회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처음으로 차량용 OLED 브랜드 ‘DRIVE’(드라이브)를 공개하며 차량용 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IAA 2025’에서 안전주행을 위해 주행할 때는 계기판 역할을 하다가 정차 시에는 대시보드 아래로 숨길 수 있는 10.25인치 무빙형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가 ‘IAA 모빌리티 2025’에서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로 새롭게 선보인 ‘디지털 콕핏’.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또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위치한 14.4인치 ‘니은(L)’자 형태의 구부러진 디스플레이도 전시했다. 이를 통해 공조 시스템, 차량 상태, 차량 설정 등 운전자와 동승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달 13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국을 찾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회동을 앞두고 있어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차량용 OLED 공급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서 아우디와 BMW에 차량용 OLED를 공급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에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공급망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량용 OLED와 마이크로 LED가 차지하는 비중(매출 기준)이 올해 6.5%에서 8년 뒤인 2032년에는 30.1%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