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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암동 CJ ENM 본사. /사진 제공=CJ ENM
CJ ENM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의 통합 작업을 가속하며 플랫폼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TV광고 시장 장기 침체와 티빙 적자 지속으로 실적 턴어라운드는 더디지만 티빙 광고 매출이 급증하는 등 플랫폼 사업 성장세는 뚜렷하다. 1000만명에 달하는 티빙·웨이브 합산 월간 활성 이용자 수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CJ ENM은 6일 연결기준으로 올해 3분기 매출 1조2456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8%, 영업이익은 11% 늘었다. 부문별로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매출 8899억원(12.5%), 영업이익 55억원(-23.9%)을 기록했다. 커머스 사업은 매출 3557억원(6.5%), 영업이익 126억원(37.5%)을 올렸다.

미디어플랫폼 부문은 광고 시장 침체 여파로 매출이 3198억원(-10.3%)으로 줄며 3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폭군의 셰프'와 '서초동' 등 주요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올렸지만, TV광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1%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방송광고 시장 둔화가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으면서 개선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티빙은 올 3월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가 호응을 얻으며 1~3분기 누적기준 광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7% 치솟았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산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중복 가입자를 빼고도 1000만명을 넘어섰다. CJ ENM은 올해 연말에는 티빙이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3분기 티빙은 영업손실 162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부진한 상황이다.

CJ ENM 2025년 3분기 연결 실적 /자료=CJ ENM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올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 승인하면서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다만 실제 합병이 성사되려면 티빙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를 포함한 양사 주주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CJ ENM은 "이해관계자간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합병 시점을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올 8월 웨이브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의 신임 대표로 CJ ENM 출신 서장호 콘텐츠유통사업본부장이 선임된 것은 합병 준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양사는 6월 '더블 이용권'을 출시하고 10월 통합 광고 플랫폼을 선보이는 등 선행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영화드라마 부문은 라인업 확장과 해외 유통 강화로 매출이 3729억원(48.2%)으로 뛰며 6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했다. 피프스시즌의 '더 사반트(The Savant)', '히즈 앤 허즈(His & Hers)' 등 프리미엄 콘텐츠 공급이 늘고, 남미·중동 등 신규 시장 매출이 본격화한 영향이다. 음악 부문은 '제로베이스원' 정규 1집이 초동 판매 151만 장을 돌파하며 6연속 밀리언셀러에 성공했지만, 일본 라포네 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 활동 축소와 엠넷플러스·신규 아티스트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은 19억원(-20.2%)에 그쳤다.

커머스 부문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MLC)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62.8% 급증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기은세의 은세로운 발견' 등 신규 지식재산권(IP) 확대와 뷰티·건식 중심의 고마진 상품 포트폴리오 강화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은 '폭군의 셰프', '다 이루어질지니' 등 신작 성과 호조로 매출 1365억원(51.1%), 영업이익 105억원(흑자전환)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CJ ENM은 4분기에도 티빙·엠넷플러스 등 플랫폼 글로벌 트래픽 확대와 콘텐츠 해외 판매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티빙은 '환승연애4', '친애하는 X' 등 오리지널 라인업으로 가입자 확대에 나서고, 아시아·태평양 17개국 'HBO 맥스' 및 일본 '디즈니+' 브랜드관 진출로 글로벌 확장을 가속한다.

CJ ENM 관계자는 "독보적인 콘텐츠와 플랫폼 경쟁력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졌다"며 "K-콘텐츠 리더십과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미디어사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플랫폼 사업 고도화로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