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생한 태풍 [기상청 제공]
◇ 필리핀 향하는 24호 태풍 '펑선'

필리핀 마닐라 동쪽 해상에서 제24호 태풍 '펑선(FENGSHEN)'이 북상하고 있습니다.

중심에서는 초속 19m의 바람이 불고 있고, 강풍반경도 250㎞에 달합니다.

태풍은 북서쪽으로 이동하며 19일(일) 필리핀 북부를 관통하겠고, 20일(월) 중국 홍콩 남쪽 해상을 지나서 22일(수) 베트남 동쪽 해상에 머물겠습니다.

태풍이 한반도와 멀리 떨어져 이동하는 만큼, 우리나라는 태풍의 직, 간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겠습니다.

24호 태풍 '펑선' 예상 경로 [기상청 제공]

◇ 올해 우리나라 영향 태풍 '0개'

앞서 발생한 23호 태풍 '나크리'는 최근 일본 열도 해상을 따라 올라가다 먼 해상에서 소멸했습니다.

올해 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 중 13개는 대만이나 필리핀, 중국과 베트남 등을 향했고, 나머지 10개는 일본 열도나 해상으로 이동했습니다.

평균적으로 1월부터 12월까지 일 년 동안은 25개의 태풍이 서태평양 일대에서 만들어집니다.

이중 우리나라는 6월 0.3개, 7월 1.0개, 8월 1.2개 등 지난 30년간 평균 2.5개의 태풍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9월 0.8개, 10월 0.1개 등 가을철 영향 태풍도 최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우리나라는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도 태풍이 내습하지 않은 이례적인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평년과 올해 태풍 발생 현황 (괄호 : '영향 태풍 수') [기상청 제공]

◇ 16년 만에 태풍 '안전지대' 될 듯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1951년부터 역대 태풍 현황에 따르면, 여름철에 태풍이 오지 않은 건 1969년, 1983년, 1988년, 1998년, 2009년, 2016년 등 모두 여섯 해뿐입니다.

이 중에서 가을철에도 태풍이 오지 않아 1년간 영향 태풍이 없었던 때는 1988년과 2009년, 단 두 차례에 해당합니다.

남은 기간에 우리나라가 태풍의 심술을 피한다면 1951년 이후 역대 3번째이자 2009년 이후 16년 만에 태풍 '안전지대'로 기록되는 셈입니다.

1998년 10월 태풍 '제브' 이동 경로 [기상청 제공]

◇ 남은 10월, 태풍 북상 가능성은?

1951년 이후 가장 늦은 10월 태풍은 지난 1998년에 찾아온 태풍 '제브'입니다.

10월 11일에 발생한 태풍 '제브'는 일본 규슈로 상륙했는데, 10월 하순인 16일~18일 사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1994년에 북상한 태풍 '세스'도 10월 중순에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준 기록이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볼 때는 아직 태풍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겁니다.

다만, 당장은 한반도 북쪽에서 찬 공기가 강하게 내려와 가을 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혹시 추가 태풍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근처로 올라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폭염과 늦더위가 태풍을 저지했다면, 완연한 가을인 10월 중·하순은 반대로 북쪽 찬 공기가 태풍의 길을 막고 있습니다.

2024년 10월 태풍 '콩레이' 이동 경로 [기상청 제공]

◇ 11월 한반도에 태풍이?

통계상으로 11월이 되면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미친 전례가 없어 태풍 영향의 마지노선은 10월입니다.

하지만 11월 초순에 태풍이 한반도 남쪽 근처까지 북상한 기록은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태풍인 '콩레이'입니다.

2024년 10월 25일 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 '콩레이'는 대만을 관통한 뒤 중국 남동쪽 해안가를 따라 올라가 11월 1일에 중국 상하이 근처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세력이 약화했습니다.

만약 세기가 조금 더 유지됐다면 11월 초순에 제주 해상까지 태풍의 위력으로 다가올 수 있었던 태풍입니다.

1951년 이전 과거 기록으로는 1906년 '태풍 8호'가 10월 하순인 23일과 24일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기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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