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쿠프 북리뷰 「애플 인 차이나」
미국 기술패권에 도전하는 중국
중국 급성장 배경에 애플 있어
中 공급망 확대하는 과정에서
애플 기술 자연스레 누출돼
애플과 두 패권국 관계 분석
이 책은 중국이 기술 강국으로 성장한 배경엔 애플이 있었다고 말한다.[사진 | 연합뉴스]
"애플이 미·중 충돌의 방아쇠를 당겼다." 무슨 뜻일까. 지난 8월 팀 쿡 애플 CEO는 백악관을 찾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6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 계획을 밝혔다. 흥미로운 건 그가 지난해 세차례나 중국을 방문해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현지 투자 확대를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 애플 전담 기자인 패트릭 맥기는 저서 「애플 인 차이나」에서 이같은 애플의 현실을 꼬집으며, 아이폰과 애플의 성공 뒤엔 중국의 그림자가 깔려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혁신의 아이콘 애플이 권위주의 국가 중국에 '포획'됐다"며, 애플이 오늘날 애플이 되는 데는 중국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지적대로 애플이 훈련한 인력을 흡수해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화웨이, BYD, BOE 등의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이 됐고, 이를 발판으로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미국의 기술패권에 도전 중이다.
저자는 "애플은 지금 '적국을 도왔다'는 미국 정계의 비판과 거세지는 리쇼어링 요구 앞에서 중국에 구축한 공급망을 버리지도, 그렇다고 자국의 정치적 압박을 무시하지도 못하는 난국에 처했다"고 언급한다.
애플은 어쩌다 중국을 기술 강국의 길로 이끌었을까. 이로 인해 중국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노릴까. 이런 현상이 세계 경제에, 삼성과 LG 등 애플의 협력사이자 경쟁사를 보유한 우리나라에 어떤 파장을 미칠까.
애플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 중이던 2022년, 저자는 중국에서의 놀라운 성장세가 독이 될 수도 있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수백명의 내부자 인터뷰, 스티브 잡스의 육성이 담긴 회의록과 대외비 보고서, 최고경영진의 이메일까지 입수해가며 애플과 두 패권국을 둘러싼 역학 관계를 조사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대차대조표 같은 애플의 대외비 자료 분석을 통해 그들이 중국의 3000만명 노동자를 훈련하고 외주생산업체들에 첨단 설비를 제공했으며, R&D센터 운영에 매년 550억 달러를 쏟아부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힌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 이후 애플은 빠르게 중국 생산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상하이上海·정저우鄭州·선전深·샤먼厦門 등 동부 해안 도시들에 여러 생산거점이 들어섰다. 이를 두고 저자는 "이 '붉은 공급망'을 통해 애플의 기술과 노하우, 자본과 시설이 자연스레 중국으로 이전됐다"고 말한다.
저자는 '애플의 경직성과 삼성의 탄력성'에도 주목한다. "애플이 광범위한 생산 활동을 단 한 곳에 집중하는 초보적이고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동안, 삼성은 6개국에 걸쳐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했다"면서, 이로써 애플은 높은 마진율과 최고의 생산 효율성을 얻었지만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그대로 노출되고 말았다고 지적한다.
두 강대국 사이에서 애플의 외줄 타기는 어떻게 될까. 글로벌 빅테크 산업과 기술패권의 지각변동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그 틈 속에 한국은 어떤 기회를 얻을까. 이 책은 이런 물음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글로벌 공급망과 지정학의 충돌에 휩쓸리지 않을 생존 전략을 제시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미국 기술패권에 도전하는 중국
중국 급성장 배경에 애플 있어
中 공급망 확대하는 과정에서
애플 기술 자연스레 누출돼
애플과 두 패권국 관계 분석
"애플이 미·중 충돌의 방아쇠를 당겼다." 무슨 뜻일까. 지난 8월 팀 쿡 애플 CEO는 백악관을 찾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6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 계획을 밝혔다. 흥미로운 건 그가 지난해 세차례나 중국을 방문해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현지 투자 확대를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 애플 전담 기자인 패트릭 맥기는 저서 「애플 인 차이나」에서 이같은 애플의 현실을 꼬집으며, 아이폰과 애플의 성공 뒤엔 중국의 그림자가 깔려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혁신의 아이콘 애플이 권위주의 국가 중국에 '포획'됐다"며, 애플이 오늘날 애플이 되는 데는 중국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지적대로 애플이 훈련한 인력을 흡수해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화웨이, BYD, BOE 등의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이 됐고, 이를 발판으로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미국의 기술패권에 도전 중이다.
저자는 "애플은 지금 '적국을 도왔다'는 미국 정계의 비판과 거세지는 리쇼어링 요구 앞에서 중국에 구축한 공급망을 버리지도, 그렇다고 자국의 정치적 압박을 무시하지도 못하는 난국에 처했다"고 언급한다.
애플은 어쩌다 중국을 기술 강국의 길로 이끌었을까. 이로 인해 중국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노릴까. 이런 현상이 세계 경제에, 삼성과 LG 등 애플의 협력사이자 경쟁사를 보유한 우리나라에 어떤 파장을 미칠까.
애플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 중이던 2022년, 저자는 중국에서의 놀라운 성장세가 독이 될 수도 있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수백명의 내부자 인터뷰, 스티브 잡스의 육성이 담긴 회의록과 대외비 보고서, 최고경영진의 이메일까지 입수해가며 애플과 두 패권국을 둘러싼 역학 관계를 조사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대차대조표 같은 애플의 대외비 자료 분석을 통해 그들이 중국의 3000만명 노동자를 훈련하고 외주생산업체들에 첨단 설비를 제공했으며, R&D센터 운영에 매년 550억 달러를 쏟아부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힌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 이후 애플은 빠르게 중국 생산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상하이上海·정저우鄭州·선전深·샤먼厦門 등 동부 해안 도시들에 여러 생산거점이 들어섰다. 이를 두고 저자는 "이 '붉은 공급망'을 통해 애플의 기술과 노하우, 자본과 시설이 자연스레 중국으로 이전됐다"고 말한다.
저자는 '애플의 경직성과 삼성의 탄력성'에도 주목한다. "애플이 광범위한 생산 활동을 단 한 곳에 집중하는 초보적이고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동안, 삼성은 6개국에 걸쳐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했다"면서, 이로써 애플은 높은 마진율과 최고의 생산 효율성을 얻었지만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그대로 노출되고 말았다고 지적한다.
두 강대국 사이에서 애플의 외줄 타기는 어떻게 될까. 글로벌 빅테크 산업과 기술패권의 지각변동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그 틈 속에 한국은 어떤 기회를 얻을까. 이 책은 이런 물음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글로벌 공급망과 지정학의 충돌에 휩쓸리지 않을 생존 전략을 제시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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