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552521_001_20251106072613878.JPG?type=w800

백한희 IBM 양자알고리즘센터 총괄 전무는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양자 국가 전략기술 국회포럼’에 참석해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서울경제]

양자컴퓨터 기술이 앞으로 인공지능(AI) 칩 기반의 슈퍼컴퓨터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내다봤습니다. 올해 양자컴퓨터 선구자들에게 노벨 물리학상이 주어졌던 만큼 내년에는 한발 더 나아가 양자와 AI를 결합한 ‘양자 AI’가 수상 주제로 꼽힐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백한희 IBM 양자알고리즘센터 총괄 전무는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양자 국가 전략기술 국회포럼’ 기조발표를 맡아 “양자컴퓨터와 슈퍼컴퓨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연결하는 게 미래 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용자가 세 가지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쓰게 되는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와 협력해 세계적 슈퍼컴퓨터 ‘후가쿠’를 IBM 양자컴퓨터와 연결한 플랫폼을 지난해부터 기업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지난주에는 이를 통해 기존에 불가능했던 분자의 바닥 상태를 기존보다 더 정확하게 계산하는 방법을 제시해 (사전논문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최재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기술연구소장은 특히 전력 효율면에서 기존 AI보다 양자를 결합한 AI가 훨씬 뛰어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픈AI의 구형 모델인 GPT3 규모로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전력 6만 ㎾h(킬로와트시)가 필요한 반면 양자 AI를 통한 고효율 계산은 30㎾h만로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그는 “2035년까지 원자력발전소 수십 개를 증설해도 전략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자 AI는) 기존 AI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지난해 단백질 구조 예측용 AI 모델 ‘알파폴드’를 개발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등 AI 전문가 3인이 노벨화학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미셸 드보레 구글 퀀텀AI 수석과학자 등 양자컴퓨터 연구 선구자 3인이 노벨물리학상을 받았죠. 이에 내년엔 둘을 결합한 양자 AI 분야에서 노벨상이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양자 AI는 최근 잇달아 주목받는 신기술입니다. 양자컴퓨터는 병렬 연산으로 신약 후보물질이나 신소재 발굴 등에 유리합니다. 슈퍼컴퓨터는 대신 빠르고 정확한 계산이 중요한 문제에서 여전히 앞서죠. 둘을 결합해 상호보완적으로 운용하면 계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입니다.

지난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했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이 기술이 관심이 많습니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전문가조직(CoE)을 구성하고 자사가 장악한 GPU 기반 슈퍼컴퓨터에 양자컴퓨터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컴퓨팅 사업 추진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내년 노벨상은 ‘양자 AI’에 주어질수도” [김윤수의 퀀텀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