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674543_001_20251105070010223.jpg?type=w800

내년 1분기 가동 목표로 뮌헨에 건설
블랙웰 GPU 1만개 탑재 서버 설치
'메이드 포 저머니' 프로젝트 일환
엔비디아가 독일에 10억 유로(약1조6000억원) 규모의 세계 첫 인공지능(AI) 산업 단지를 구축한다. 전통 제조업 침체로 활력을 잃은 독일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미국·중국보다 AI 경쟁력이 약한 유럽이 격차를 좁힐 기회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왼쪽)와 팀 회트게스 도이체텔레콤 CEO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산업용 AI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와 독일 통신사 도이체텔레콤은 내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는 산업용 AI 클라우드 플랫폼을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뮌헨에 건설한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개발자행사(GTC)에서 "유럽에 세계 최초의 산업용 AI 클라우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었는데 반년도 안 돼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이 플랫폼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개를 탑재한 서버 1000여대가 설치되고 엔비디아의 AI 엔터프라이즈, 옴니버스 등 소프트웨어가 구동될 예정이다.

도이체텔레콤은 플랫폼이 구축되면 독일 내 AI 성능을 약 50% 향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플랫폼은 일반 사용자가 아니라 유럽 내 제조업과 의료·에너지·제약업계 등 기업 환경에 맞춰 설계된 시스템이다. 또 유럽의 AI 관련 규제가 강력하다는 점을 고려해 데이터가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주권(Sovereign) AI' 원칙도 적용했다.

초기 고객사로는 독일 기술기업 지멘스가 선정됐다. 지멘스는 자동차 제조사들에 제공하는 AI 기반 시뮬레이션을 이 플랫폼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AI 검색 기업인 퍼플렉시티와 독일 로봇 기업 애자일로보츠, 독일 드론 제조사 퀀텀시스템스 등을 포함한 10여 개 기업이 이 플랫폼을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황 CEO는 "미래에는 모든 제조 기업이 2개의 공장을 갖게 된다. 바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과 자동차를 구동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공장"이라며 새로 구축되는 AI 클러스터를 '현대판 공장'이자 '지능의 공장'이라고 강조했다.

도이체텔레콤은 이번 클러스터 구축이 독일 경제 회복을 위해 1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3년간 약 100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메이드 포 저머니(Made for Germany)' 계획의 첫 핵심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지멘스 등 독일 대기업이 주도해 지난 7월 발표됐으며 엔비디아도 초기부터 참여했다.

팀 회트게스 도이체텔레콤 CEO는 "독일이 2년간 경기 침체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 AI는 엄청난 기회"라고 강조했다.

AFP 통신은 이번 클러스터 구축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AI 주도권 경쟁에서 유럽이 격차를 만회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