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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무단 소액결제 사건’ 후속 대책으로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 무상 교체에 나선다. 김영섭 KT 대표는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KT가 4일 이사회를 열고 무단 소액결제 사태와 관련한 전 고객 대상 유심(USIM) 교체 여부를 결정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뉴스1



무슨 일이야

KT는 4일 이사회를 열어 1600만명(알뜰폰 포함) 전 고객 대상 유심 무상 교체 실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5일 오전 9시부터 KT닷컴 홈페이지 또는 유심교체 전담센터를 통해 예약하면, 전국 KT 대리점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대리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택배 배송을 통한 셀프 개통 서비스도 운영한다.

KT는 시행 초기 신청이 집중될 가능성을 고려해 광명·금천 등 소액결제 피해 발생 지역부터 우선 교체를 진행한다. 이후 수도권과 전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KT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고객도 유심을 무상으로 교체할 수 있다.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은 각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추후 안내된다.



이게 왜 중요해

이는 지난 8월 발생한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활용 해킹 사건으로 가입자들 불안이 커진데 따른 대응 조치다. 해킹 사건 이후 무단 소액 결제 피해 뿐만아니라 개인정보 유출까지 발생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무단 소액결제 피해자는 368명, 피해액은 약 2억4000만원이다. 개인정보 유출된 피해자 수도 2만2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KT는 무단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대상으로 보상을 진행했다. 피해 고객에게 5개월간 100GB 상당 무료 데이터를 제공하고, 15만원 상당 통신 요금 할인 또는 단말 교체 비용 지원 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전체 고객에 대한 보상안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 고객 유심 무상 교체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통신 서비스 전반의 신뢰 회복과 보안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약정 기간 내 통신사를 이동한 고객에게 발생할 위약금도 면제하도록 촉구하고 있으나 이번 대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유심 교체로 인한 비용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뜰폰을 포함한 1600만명 가입자가 모두 유심을 교체할 경우, KT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4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대표도 연임 포기

김영섭 KT 대표는 차기 KT 대표이사 공개 모집에 참여하지 않겠다는다는 의사를 이날 이사회에서 밝혔다.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 대표는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경영 전반의 총체적 책임을 지는 대표로서 이번 사고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및 소액결제 피해 발생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사회는 이날 차기 대표 이사 선임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 KT 정관에 따르면 차기 대표 선임은 현재 8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주도한다. 공개 모집은 5~16일 진행된다. 이후 서류 및 면접 평가를 거쳐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연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해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후보가 주주총회 출석 주주의 의결권 5분의3 이상 및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1 이상을 획득하면 대표로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