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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대표, 해킹사태 책임지고 연임 포기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2025.11.4/뉴스1

KT가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USIM) 교체를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KT는 4일 이사회를 열어 이같은 유심 교체 실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또 김영섭 KT 대표가 무단 소액결제 및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책임을 지고 연임을 포기함에 따라 KT는 5일부터 본격적인 차기 대표 선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KT의 무상 유심 교체는 368명이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입고 2만2200여명이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접속에 노출되며 가입자들의 불안이 커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초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 고객에게만 유심을 무상 제공하기로 했었으나 고객들의 보안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자 전체 고객으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은 5일부터 KT닷컴 혹은 유심교체 전담센터를 통해 예약 후 전국 KT 대리점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시행 초기 유심 교체 신청이 한 번에 몰릴 것에 대비해 소액결제 피해 발생 지역인 광명, 금천 등을 우선 대상으로 교체를 진행하고 이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KT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고객도 무료 교체 대상이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다른 통신사로 갈아탄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 여부는 이날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KT는 “위약금 면제 여부는 민관 합동 조사 결과와 이사회 논의 등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영섭 대표의 연임 포기로 KT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본격적인 차기 대표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외부 전문기관 추천 △공개 모집 △주주 추천 △규정에 따른 사내 후보로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할 예정이다. 공개 모집은 5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서류 및 면접 평가 등을 거쳐 최종 대표이사 후보 1인을 선정하고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대표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소액결제 사건 이전까지는 김 대표가 주가 상승 및 실적 개선, 구조조정 등의 성과로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소액결제 사건이 터지고 피해 규모가 당초 KT의 발표보다 점점 더 커지며 책임론이 불거졌다.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위원들의 압박도 연임 포기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당시 국감에서도 김 대표는 “경영 전반의 총체적 책임을 지는 최고경영자(CEO)로서 금번 KT 사고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