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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 시각) 미 실리콘밸리 메타 본사에서 열린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메타 라이방 디스플레이‘를 쓰고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7일(현지 시각) 오후 미 실리콘밸리 한 안경점에서 메타의 AI 안경인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를 써 봤다. 스마트폰에서 스마트 안경 전용 앱인 ‘메타 뷰’를 열어 이 디스플레이를 블루투스로 연결했더니 오른쪽 안경 렌즈 하단에 반투명의 작은 화면이 보였다. 고개를 갑자기 돌리거나 숙여도 화면이 기울어지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시야 방해도 적어 화면 너머로 스마트폰을 보거나, 주변 사물을 인지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현실 세계에 살면서도 계속 쉬지 않고 스마트폰을 만지는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메타는 지난 9월 연례 개발자 회의인 ‘메타커넥트’에서 이를 처음 공개했다. 메타는 이 안경을 “실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첫 소비자용 안경이자, AI 안경”이라고 소개했다. 소비자가 799달러부터 시작하는 이 안경은 미국에서 출시 직후 품절 대란을 겪었다. 안경점 관계자는 “현재 재고가 없어 구매 불가능하고, 출시 이후 5차례나 품절됐다”며 “손님 절반 이상은 이 안경에 대한 문의를 한다”고 했다. 보통은 현장에서 체험을 해보고 구매하는데, 체험 예약도 꽉 차 한 달을 기다려야 했다.
	
		
	
지난 27일(현지 시각) 미 실리콘밸리 한 안경점에서 본지 기자가 메타 라이방 디스플레이 체험을 하고 있다.
이 안경엔 AI 기능이 탑재돼 있다. 작동은 말과 손가락으로 한다. 안경을 끼고, “헤이 메타” 하고 메타를 호출해 원하는 지시를 할 수 있다. “스페인어로 통역해줘” “지금 보이는 것 사진 찍어서 이름을 알려줘” “오늘 새너제이 날씨 알려줘” 등이 가능하다. 소셜미디어와 메신저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지도를 보거나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한쪽 손에는 천팔찌처럼 보이는 ‘뉴럴 밴드’를 차는데, 이 밴드가 손가락의 움직임을 읽어 화면을 바꾸거나, 특정 버튼을 누를 수도 있다.
기자가 안경을 쓰고 “헤이 메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안경의 브랜드가 뭐야?”라고 물어봤더니,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란 말이냐”라고 되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니, 안경이 곧바로 눈앞 진열대의 사진을 찍고, 3~4초 동안 분석하더니 “레이밴의 선글라스다”라고 대답했다. 만약 스마트폰으로 이 정보를 찾으려면 직접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챗GPT 같은 AI 챗봇에 사진을 올린 뒤 “브랜드를 알려 달라”고 말하거나 글로 써야 한다. 그런데 AI 안경은 이 모든 과정을 거의 동시에 해줘 더 효율적이다.
또 기자가 지도를 켜서 가장 가까운 카페로 가는 길을 묻자 메타가 곧바로 지도를 띄워 안내했고, 손가락을 움직여 방향을 바꾸거나 지도를 확대·축소할 수 있었다. 걸으면서 길이 헷갈릴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다시 열어볼 필요가 없어 더 간편했다. 스마트폰이 아닌 앞을 보며 걸을 수 있다 보니, 더 안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안경의 최대 장점은 ‘자연스러움’이었다. 메타가 안경 브랜드 레이밴과 협업한 만큼, 안경이 전혀 위화감 없는 패션 아이템으로 느껴졌다. 메타는 AI 안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일상에 녹아들어야 한다” “디자인이 부담스러워서는 안 된다” 등 디자인을 강조했다.
또 뉴럴 밴드를 찬 손의 엄지로 검지를 쓰다듬거나, 엄지와 중지를 맞닿는 것과 같은 간단한 손동작으로 디스플레이를 조작할 수 있다. 또 옆 사람에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소리도 알아들었다. 종합하면 특이한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도, 허공에 손을 허우적대지도, 자세를 바꾸거나 크게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다만 아직 기능이 많지 않았다. “지금 보이는 안경의 가격을 알려 달라”고 묻는 질문에 “아직 그런 기능은 제공이 안 된다”고만 했고, 번역이나 음성 인식 시스템도 한국어 지원이 안 된다. 또 AI 성능 역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지시 이행을 잘못해 2~3번 다시 말해야 하는 일이 잦았다. 매장 관계자는 ”버튼이 잘 안 눌린다고 계속 누르면 오류가 나 멈출 수가 있다“고 말했다. 메타의 AI 성능이 구글 제미나이, 오픈AI의 챗GPT보다 뒤처지다 보니, 이 안경의 답변을 신뢰하기보단 챗GPT에 다시 한번 필요한 정보를 물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실제 기자는 안경에 ’마차라테를 파는 가까운 카페’ 정보를 물어본 뒤, 챗GPT에 다시 한번 확인했다.
디자인이나 크기가 제한적인 것도 장벽이다.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는 현재 검정과 갈색 두 가지 색상과 두 가지 크기로 판매된다. 무게는 약 70g이다. 누군가에겐 패션 아이템이 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출시된 디자인의 안경은 동양 여성인 기자가 매일 수시간씩 쓰고 생활하기엔 크고 무거웠다.
메타뿐 아니라 주요 빅테크들은 AI 안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AI 기술의 목표는 사람들의 일상 전반에 스며들어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은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 적합한 디바이스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면서 ‘차세대 AI 디바이스’로 안경을 점찍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안경은 AI가 인간의 감각에 가장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2013년 스마트 안경인 구글 글라스를 내놨다가 사업을 중단했는데, 10년 만에 안경을 재개발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 역시 스마트 안경 전용 칩을 개발 중이다. 아마존은 배송 기사들에게 주소 확인을 돕는 AR 안경을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7일(현지 시각) 오후 미 실리콘밸리 한 안경점에서 메타의 AI 안경인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를 써 봤다. 스마트폰에서 스마트 안경 전용 앱인 ‘메타 뷰’를 열어 이 디스플레이를 블루투스로 연결했더니 오른쪽 안경 렌즈 하단에 반투명의 작은 화면이 보였다. 고개를 갑자기 돌리거나 숙여도 화면이 기울어지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시야 방해도 적어 화면 너머로 스마트폰을 보거나, 주변 사물을 인지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현실 세계에 살면서도 계속 쉬지 않고 스마트폰을 만지는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메타는 지난 9월 연례 개발자 회의인 ‘메타커넥트’에서 이를 처음 공개했다. 메타는 이 안경을 “실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첫 소비자용 안경이자, AI 안경”이라고 소개했다. 소비자가 799달러부터 시작하는 이 안경은 미국에서 출시 직후 품절 대란을 겪었다. 안경점 관계자는 “현재 재고가 없어 구매 불가능하고, 출시 이후 5차례나 품절됐다”며 “손님 절반 이상은 이 안경에 대한 문의를 한다”고 했다. 보통은 현장에서 체험을 해보고 구매하는데, 체험 예약도 꽉 차 한 달을 기다려야 했다.
이 안경엔 AI 기능이 탑재돼 있다. 작동은 말과 손가락으로 한다. 안경을 끼고, “헤이 메타” 하고 메타를 호출해 원하는 지시를 할 수 있다. “스페인어로 통역해줘” “지금 보이는 것 사진 찍어서 이름을 알려줘” “오늘 새너제이 날씨 알려줘” 등이 가능하다. 소셜미디어와 메신저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지도를 보거나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한쪽 손에는 천팔찌처럼 보이는 ‘뉴럴 밴드’를 차는데, 이 밴드가 손가락의 움직임을 읽어 화면을 바꾸거나, 특정 버튼을 누를 수도 있다.
기자가 안경을 쓰고 “헤이 메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안경의 브랜드가 뭐야?”라고 물어봤더니,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란 말이냐”라고 되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니, 안경이 곧바로 눈앞 진열대의 사진을 찍고, 3~4초 동안 분석하더니 “레이밴의 선글라스다”라고 대답했다. 만약 스마트폰으로 이 정보를 찾으려면 직접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챗GPT 같은 AI 챗봇에 사진을 올린 뒤 “브랜드를 알려 달라”고 말하거나 글로 써야 한다. 그런데 AI 안경은 이 모든 과정을 거의 동시에 해줘 더 효율적이다.
또 기자가 지도를 켜서 가장 가까운 카페로 가는 길을 묻자 메타가 곧바로 지도를 띄워 안내했고, 손가락을 움직여 방향을 바꾸거나 지도를 확대·축소할 수 있었다. 걸으면서 길이 헷갈릴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다시 열어볼 필요가 없어 더 간편했다. 스마트폰이 아닌 앞을 보며 걸을 수 있다 보니, 더 안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안경의 최대 장점은 ‘자연스러움’이었다. 메타가 안경 브랜드 레이밴과 협업한 만큼, 안경이 전혀 위화감 없는 패션 아이템으로 느껴졌다. 메타는 AI 안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일상에 녹아들어야 한다” “디자인이 부담스러워서는 안 된다” 등 디자인을 강조했다.
또 뉴럴 밴드를 찬 손의 엄지로 검지를 쓰다듬거나, 엄지와 중지를 맞닿는 것과 같은 간단한 손동작으로 디스플레이를 조작할 수 있다. 또 옆 사람에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소리도 알아들었다. 종합하면 특이한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도, 허공에 손을 허우적대지도, 자세를 바꾸거나 크게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다만 아직 기능이 많지 않았다. “지금 보이는 안경의 가격을 알려 달라”고 묻는 질문에 “아직 그런 기능은 제공이 안 된다”고만 했고, 번역이나 음성 인식 시스템도 한국어 지원이 안 된다. 또 AI 성능 역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지시 이행을 잘못해 2~3번 다시 말해야 하는 일이 잦았다. 매장 관계자는 ”버튼이 잘 안 눌린다고 계속 누르면 오류가 나 멈출 수가 있다“고 말했다. 메타의 AI 성능이 구글 제미나이, 오픈AI의 챗GPT보다 뒤처지다 보니, 이 안경의 답변을 신뢰하기보단 챗GPT에 다시 한번 필요한 정보를 물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실제 기자는 안경에 ’마차라테를 파는 가까운 카페’ 정보를 물어본 뒤, 챗GPT에 다시 한번 확인했다.
디자인이나 크기가 제한적인 것도 장벽이다.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는 현재 검정과 갈색 두 가지 색상과 두 가지 크기로 판매된다. 무게는 약 70g이다. 누군가에겐 패션 아이템이 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출시된 디자인의 안경은 동양 여성인 기자가 매일 수시간씩 쓰고 생활하기엔 크고 무거웠다.
메타뿐 아니라 주요 빅테크들은 AI 안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AI 기술의 목표는 사람들의 일상 전반에 스며들어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은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 적합한 디바이스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면서 ‘차세대 AI 디바이스’로 안경을 점찍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안경은 AI가 인간의 감각에 가장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2013년 스마트 안경인 구글 글라스를 내놨다가 사업을 중단했는데, 10년 만에 안경을 재개발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 역시 스마트 안경 전용 칩을 개발 중이다. 아마존은 배송 기사들에게 주소 확인을 돕는 AR 안경을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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