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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젠슨 황 엔비디아 CEO 회동 배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해진 네이버 의장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접견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국내 인공지능(AI)을 이끄는 4대 기업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모인 자리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와 이들 네 그룹에 에 26만 장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투입하며 한국이 AI 3대 강국이라는 꿈에 한 걸음 다가가면서 참석자들은 엔비디아와 인연을 떠올리고 AI 발전 청사진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이 '치맥 회동'을 언급하며 "그 자리에 있었어야 했다"고 말하자 황 CEO는 "모두 들으셨냐. 다음엔 함께 하시자"고 화답했다.

이재용 회장 "젠슨이 시켜서 골든벨도"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3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접견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경주=왕태석 선임기자

10월 31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열린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이 회장은 황 CEO를 '젠슨'이라 부르며 오랜 유대 관계를 강조했다. 이 회장은 "삼성과 엔비디아는 25년 넘게 함께 일해 왔고 (황 CEO와의) 둘 관계도 20년이 넘어 친구 관계도 더 가까워졌다"며 "어제 치맥도 했고 젠슨이 시켜서 생전 처음 골든벨도 쳤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삼성은 엔비디아와 함께 생성형 AI는 물론 디지털 트윈, AI 팩토리·로보틱스, 6G AI 통신 네트워크, AI 기반 반도체 노광 등을 혁신해 나가겠다"며 "신약 개발 플랫폼, 슈퍼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 글로벌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강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황 CEO의) 따님 메디슨이 옴니버스를 담당하고 있다"며 남다른 친분도 뽐냈다. 옴니버스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3D 시뮬레이션 플랫폼으로 현실의 공장, 도시, 인프라를 디지털 트윈으로 복제하는 기술이다.

최태원 회장 "엔비디아 '옴니버스'로 제조업 AI 혁신 플랫폼 만들어 공유할 것"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0월 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과 만나 AI슈퍼컴퓨터 DGX스파크를 선물하고 있다. 경주=공동취재단

최 회장은 "(엔비디아와 SK는)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했고 최고의 파트너로서 함께 AI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제조 AI 플랫폼에는 옴니버스 툴이 필요하다"며 "이를 도입해서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고 제조업을 AI로 혁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플랫폼은 SK만 쓰는 것이 아니라 공공 부문과 스타트업도 함께 사용할 수 있게끔 제공할 예정"이라며 "우리나라 제조 AI 얼라이언스 형태를 잘 만들어서 우리 제조업이 세계를 리딩할 수 있도록 기술 축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와 데이터 풀링, 인센티브 제도 도입으로 스타트업들이 제조·AI에 활발히 진입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이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정의선 회장 "엔비디아와 30억 달러 공동투자... 피지컬AI 센터 설립 추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0월 31일 APEC 정상회의 장소인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접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경주=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정 회장은 "15년 전에 모터쇼와 CES에서 황 CEO를 만났는데 게임과 자동차에 들어가는 칩 활용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1월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제조 디지털 트윈, 자율주행, AI 인프라 등 포괄적 협력을 진행 중"이라며 "자율주행 및 미래 모빌리티, AI 기반 공장 자동화(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 로봇용 온디바이스 반도체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방대한 데이터와 스마트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피지컬 AI 개발뿐 아니라 AI 기반 미래 모빌리티 설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기업"이라며 "엔비디아와 30억 달러 공동 투자로 국내 AI 테크놀로지센터·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센터 설립도 추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피지컬 AI는 단순 자동화를 넘어 센서·로봇·사물인터넷(IoT) 등 현실 기기와 데이터를 연결해 작업자 안전 확보, 불량 방지, 생산성 극대화를 지원한다. 옴니버스로 대표되는 디지털 트윈과 피지컬 AI가 결합되면 AI 모델이 설비 없이도 가상 공간과 연동돼 테스트할 수 있다. 이를 통하면 AI 적용 속도와 신뢰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해진 의장 "엔비디아 서버 대신 주식 샀으면" 농담도... 글로벌 협력 강화 강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10월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면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이 의장은 "저희는 엔비디아 GPU를 아주 초기에 도입해 서버팜을 구축했으며 세계에서 세 번째로 대규모 언어모델(LLM) 모델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황 CEO에게 하는 농담이 있는데 '그때 서버 대신 엔비디아 주식을 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이 의장은 천년 고도 경주를 언급하며 "500년, 1,000년 후에는 각국의 데이터와 AI가 새로운 문화유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각국이 자국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리고 자체 AI 기술을 갖추는 소버린 AI가 매우 중요하다"며 "황 CEO와 이 대통령이 소버린 AI에 힘을 모아주시는 데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국, 중동 등에서도 엔비디아와 협력할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