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3사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가 단말·네트워크·클라우드로 확장되는 ‘피지컬 AI’ 시대를 앞두고 AI 데이터센터(AIDC)와 AI 랜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산업 주도권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세대와 엔비디아 간 ‘AI 네트워크’ 연구개발(R&D)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정부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AI가 물리적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피지컬 AI’ 구현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30년 6세대(6G) 상용화를 목표로 AI 네트워크와 통신을 결합한 국가 AI 백본망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AI-RAN은 여러 기기에서 생성되는 AI 데이터를 무선 인터넷망에서 고속, 저지연으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이동통신 기지국과 AI의 결합을 통해 피지컬 AI에 통신과 컴퓨팅을 동시에 제공해 피지컬 AI의 한계를 넘고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다. 국내 통신사들은 엔비디아와 AI-RAN 실증, 표준화, 상용화 등에 협업해 한국을 글로벌 AI-RAN 기술검증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AI-RAN R&D, 실증망 구축 등을 지원하고, 통신사들은 R&D, 실증뿐 아니라 AI-RAN에 특화한 AI 서비스 발굴도 나선다. 로니 바시튀사 엔비디아 수석부사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지금이야말로 차세대 6G 통신과 AI 결합을 위한 적기”라며 “한국은 그간 글로벌 이동통신 기술과 표준을 선도해온 국가로 AI-RAN 혁신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통신사들은 AIDC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울산 AI 데이터센터’ 기공식을 열고 구축 단계에 돌입했고, 오픈AI와는 서남권 전용 AIDC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수도권의 마지막 거점인 서울 구로구에 신규 AI DC를 짓는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또한 경기도 파주에 오는 2027년 완공 목표로 축구장 9개를 합친 수준인 약 7만3000㎡ 규모 부지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기존 평촌2센터의 2·3단계 증설도 병행하며 수도권 AIDC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KT클라우드는 오는 2030년까지 320메가와트(MW) 이상의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밝히면서 AI 컴퓨팅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AI 동맹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엔비디아 협력 외에도 SKT는 AWS, 오픈AI와 협업하고 있다. 오는 3일부터 열리는 그룹 행사인 ‘SK AI 서밋’에서도 SKT와 글로벌 사업자들의 협력 전략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팔란티어, 크루AI 등과 협력해 산업형 AI 솔루션을 확장 중이다.
LG유플러스 또한 AWS와 협력을 클라우드·AI 모델 영역으로 확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와 글로벌 AI 기업의 협력은 단순 공동 마케팅이 아니라 AI 인프라 표준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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