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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회 출근” 지시한 샨카르링감 사장
화상회의실 통합 솔루션 ‘줌 룸’ 강화
줌 미팅 둔화하자 '줌 폰' 사업 확대
대한항공 줌 폰으로 통신비 20% 절감
벨차미 샨카르링감 줌 상품·엔지니어링 담당 사장(오른쪽)과 김채곤 한국 지사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줌 본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인엽 특파원

최근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들이 원격근무에서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로 전환하고 있다. 화상 회의 어플리케이션 개발사인 줌도 그럴까. 정답은 "그렇다"였다.

벨차미 샨카르링감 줌 상품·엔지니어링 담당 사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본사에서 한국 취재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내가 팀원들에게 일주일에 2번 사무실에서 근무하도록 지시한 장본인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우리가 만든 제품이 원격 근무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근무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원격근무 확산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줌은 최근 다양해진 근무 형태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샨카르링감 사장은 "팬데믹 때는 모두 그냥 집에 가서 일했으니 큰 변화였지만 단순한 변화였다"라며 "지금은 회사, 지역, 직무에 따라 요구가 다양해졌고 이에 부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회의실에 TV·카메라·마이크·태블릿 등을 하나로 묶은 화상회의 시스템 ‘줌 룸(Zoom Room)’이 대표적이다. 이전에는 회의실 카메라 한 대로는 전체 방 하나만 보여줄 수 있었지만 줌 룸을 적용하면 회의실에 앉은 참석자 각각의 화면을 따로 설정할 수 있다. 회의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원격 근무자 간의 하이브리드 근무를 돕는 사례다.

줌은 팬데믹 이후 둔화한 줌 미팅 사업의 성장세를 보완하기 위해 '줌 폰(Zoom Phone)'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줌 폰은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인터넷 전화(VoIP) 시스템으로 기존 사무실 유선 전화기나 복잡한 사설 전화 교환기(PBX) 시스템 대신 음성 통화·화상 회의·채팅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 대한항공은 사내 통화를 줌 폰 체제로 전환해 비용을 20% 절감했다고 발표했다.

줌은 화상회의 도구를 넘어 업무 전반을 관리하는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회의 내용을 정리하는 ‘줌 노트(Zoom Note)’, 문서 협업 도구 ‘줌 독스(Zoom Docs)’, 이메일 서비스 ‘줌 메일(Zoom Mail)’ 등 기능을 탑재한 통합 운영체제(OS)로 발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구글 캘린더 등 기존 솔루션과의 연동도 가능하다.

줌은 오픈AI의 챗GPT, 앤스로픽 클로드 등을 연동해 개발한 자체 AI 모델인 'AI 컴패니언'을 별도 창에서 쓸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 기능은 외부 검색 없이 줌 미팅 내용과 사용자가 연동한 클라우드 콘텐츠를 기반으로 챗봇과 질의응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