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화학연구원 오근환 박사팀 성과
| 오근환(왼쪽부터)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최원종 박사과정, 강인구 석사과정.[한국화학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수소 누출 사고 원천 차단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오근환 박사 연구팀이 연료전지 및 수전해 스택의 내구성과 폭발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스켓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료전지와 수전해 장치에서는 연료, 산소, 냉각수 등이 셀 내부를 순환하는데, 내부 밀폐용 가스켓의 성능이 저하되면 시스템 효율이 떨어지고 심각한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불소계 및 실리콘 가스켓은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과 PFAS 등 환경 규제로 활용에 제약이 있었다. 반면 실리콘과 EPDM 소재는 가격 경쟁력과 가공성은 뛰어나지만 수소 차단성과 내화학성이 부족한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파이렌메틸 메타크릴레이트(1-PMA)를 이용해 BNNF를 기능화함으로써 고분자 사슬과 C-C 결합을 형성하고, 소재 내부에 조밀한 네트워크 구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수소 분자의 투과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미로 효과’를 극대화하고, 고온 및 가혹한 환경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단 0.5 wt%(웨이트퍼센트, 전체 무게 중 0.5%)의 BNNF 첨가만으로도 영률과 수소 투과율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능 향상을 이끌어냈다. “영률” 값이 높을수록 그 소재는 딱딱해서, 가스켓이 압력에 눌려도 모양이 잘 유지되어 밀폐 성능이 높아지는 지표로 쓰인다. 수소 투과율은 낮을수록 기체 누출을 막는 지표로 쓰인다.
BNNF 첨가 시 EPDM 복합체는 영률 32.1% 증가와 수소 투과율 55.7% 감소를 이뤘으며, 실리콘 복합체도 영률 96.6% 향상, 기체 투과율 42.7% 감소 등 밀폐 성능이 향상됐다. 또한 내화학성 평가에서 225시간 동안 산성 및 알칼리 조건에 노출해도 EPDM 복합체는 각각 6.6%와 3.8%, 실리콘 복합체는 0.2%와 2.1%의 질량 손실만을 보여 우수한 안정성을 입증했다.
| 연구팀이 완성된 BNNF 첨가 가스켓 복합체를 보여주고 있다.[한국화학연구원 제공] |
이번 기술은 단순한 기계적 강도 향상을 넘어 차단성, 내화학성, 전기화학적 성능을 모두 개선하며, 수소 생산, 저장, 활용 등 전 주기에 걸쳐 비불소계 가스켓의 대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현재 조기 실증과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수소전기차, 발전용 스택, 대형 수전해 설비 등 다양한 현장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근환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실리콘계 가스켓의 국산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환경 규제에 대응 가능한 비불소계 대체 소재를 확보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안전성 강화를 동시에 실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컴파짓 & 하이브리드 머티리얼즈’에 10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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