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의 ‘프로젝트 프레임 포워드’ 시연 영상. <촬영=고민서 기자>경주용 자동차가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빠르게 달리고 있다. 카메라는 이 모습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공중에서 자동차 움직임을 따라 레이싱 경기장을 찍는다. 역동적인 이 영상에서 창작자는 자동차를 지우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자 곧바로 마우스 클릭 몇 번에 자동차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카메라 구도는 동일하지만 자동차가 없는 텅 빈 경기장의 모습은 그대로 연출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덕분이다.
글로벌 소프트웨어(SW) 전문 기업 어도비가 콘텐츠 창작 AI의 신기능을 대거 공개했다. 2023년 3월 자체 생성형 AI 모델군 ‘파이어플라이’를 내놓은 이후 빠르게 멀티모달 역량을 키워나갔던 어도비는 경쟁사 모델까지 적극 흡수하며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를 위한 차세대 창작 도구의 표준을 제시했다.
어도비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어도비 맥스 2025’ 부대 행사인 ‘맥스 스닉스’를 통해 이미지, 비디오, 3D 등의 편집에 활용할 수 있는 신기술 10개를 선보였다. 스닉스는 어도비가 상용화 막바지 단계에서 시장 반응 등을 보고 추후 출시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이곳에서 발표됐던 프로젝트 상당수가 실제 어도비 제품군에 탑재돼 왔다.
 어도비의 ‘프로젝트 트레이스 이레이스’ 시연 영상. <촬영=고민서 기자>이날 높은 완성도로 현장의 주목도가 높았던 것은 이미지와 영상에서 특정 객체를 없애고 원하는 모습을 구현해 내는 기술들이었다.
대표적으로 시연 후반부에 공개된 ‘프로젝트 트레이스 이레이스’는 간단한 마우스 조작으로 사진 속 지우고 싶은 요소를 단숨에 제거해 이를 지켜보던 청중들로부터 열띤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는 이미지에서 없애고 싶은 요소를 마우스로 색칠하듯 영역을 그리면 이를 자연스럽게 없애주는 기술이다. 특히 사진에서 특정 사람을 제거할 경우 유리에 비친 이 사람의 모습까지 함께 제거할 수 있는 등 현존하는 편집AI의 높은 기술력을 보여줬다. 또 역광인 사진에서 햇빛으로 반사된 부분부터 피어오르는 연기, 물속에 잠수한 사람의 모습까지 감쪽같이 지워내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보여줬다.
 어도비의 ‘프로젝트 프레임 포워드’ 시연 영상. <촬영=고민서 기자>어도비는 영상물에도 이와 비슷한 AI 편집 기술을 구현해 냈다. 일례로 ‘프로젝트 프레임 포워드’는 프로젝트 트레이스 이레이스와 비슷한 방식으로 마우스 조작 몇 번에 비디오 속 삭제하고 싶은 객체를 이질감 없이 지워냈다. 또 도로가를 걸어가는 갈색 고양이가 찍힌 영상에서 고양이가 비치는 물 엉덩이를 프롬프트로 입력해 추가하는 등 보다 고도화된 영상 편집 기술을 보여줬다. 이 기술 역시 조작법이 간단하고 수초만에 편집 영상을 만들어 내면서 현장의 큰 환호를 받았다.
 어도비의  ‘프로젝트 사운드 스테이지’ 시연 모습. <사진=고민서 기자>영상 컷마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배경음을 자동 생성해 주는 ‘프로젝트 사운드 스테이지’도 놀라움을 자아냈다. 창작자가 일일이 구간과 장면에 맞춰 효과음을 덧입히지 않더라도 AI가 알아서 이를 식별하고 각 컷에 맞는 사운드 효과를 넣어줬다. 특히 타임라인에 맞춰 생성된 효과음의 크기 등도 요소, 요소마다 조절할 수 있었고, ‘사운드 챗’이라는 기능을 통해 내가 원하는 사운드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사운드를 디자인할 수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어도비의 ‘프로젝트 클린 테이크’ 시연 모습. <사진=고민서 기자>영상 속 오디오에서 수정하길 원하는 키워드만 골라 대체 단어로 덧입혀 편집할 수 있는 ‘프로젝트 클린 테이크’도 현장 반응이 뜨거웠던 기술이다. 오류가 난 발화 부분을 무작정 지우거나 재촬영을 하지 않더라도 오디오 속 텍스트를 추출해 바꾸고 싶은 단어를 입력하면 알아서 발화자의 목소리 그대로 이를 구현해 낸다. 가령 이날 시연에선 “어도비에서 근무한지 5년이 됐다”라고 말하고 있는 여성의 음성 파일에서 ‘5년’을 ‘4년’으로 바꿨더니 이내 이 여성의 목소리 톤으로 바뀐 단어가 오디오로 흘러나왔고, 자연스러운 음성 품질에 청중의 박수갈채를 받을 정도였다. 어도비는 바뀐 음성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하지 못할 수준으로 고품질의 오디오 편집 기술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사진 속 조명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프로젝트 라이트 터치’ 이미지에 담긴 객체별로 깊이를 자동 측정해 3D로 움직이거나 추가, 삭제, 재배치할 수 있는 ‘프로젝트 뉴 뎁스’ 등이 현장으로부터 환호성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고민서 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