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수출 비중 22%→26% 상승…10월 대미 수출은 16.2% 급감
'관세 피해' 자동차·철강 30%대 대미 수출 감소…영향 장기화 가능성도
평택항의 수출입 컨테이너 부두
[촬영 홍기원]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트럼프 관세' 여파와 긴 연휴에 따른 조업일 감소로 수출 둔화 우려가 컸던 가운데서도 10월 한국의 수출이 3% 이상 증가하면서 5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수출 동향을 자세히 보면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주력 품목의 수출이 부진했다. 미국의 관세로 인한 수출 피해 역시 커지는 모습이어서 향후 중장기 전망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수출입 동향을 보면, 한국의 10월 수출액은 작년보다 3.6% 증가한 595억7천만달러로 역대 10월 중 최대였다.
10월 초반엔 추석 앞뒤로 7일의 긴 연휴가 있어 작년보다 조업일이 이틀 적었다. 이에 10월 일평균 수출액은 29억8천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예상 밖 수출 호조에는 '슈퍼 사이클'을 맞은 반도체 수출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10월 반도체 수출은 작년보다 25.4% 증가한 157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9월(166억달러)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역대 10월 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15대 주요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를 제외하고 수출이 증가한 것은 선박(46억9천만달러·131.2%), 석유제품(38억3천만달러·12.7%), 컴퓨터(9억8천만달러·1.7%)에 그쳤다.
자동차(-10.5%), 자동차 부품(-18.9%), 철강(-21.5%), 일반기계(-16.1%) 등 미국 정부의 관세 영향을 크게 받고 있거나 월초 긴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 큰 산업 연관 품목들의 경우 대체로 수출이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10월 전반적인 수출 환경 부담 속에서도 반도체 한 품목이 수출 증가를 일방적으로 견인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 수출의 반도체 의존도가 상당 폭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10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 의존도는 약 26%로 작년 같은 달의 약 22%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 라인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즉, 1년 전에는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대략 5분의 1을 차지했는데 이제 그 비중이 4분의 1 이상으로 커진 셈이다.
현재는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가 새로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모양새지만 반도체 경기 부침에 따라 전체 한국의 수출, 나아가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위험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가 한국의 수출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10월 대미 수출은 16.2% 감소한 87억1천만달러를 기록해 2023년 1월(81억달러) 이후 3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한국의 9대 주요 수출 지역 중 미국만 유일하게 두 자릿수 수출 감소율을 나타내 그만큼 관세의 영향이 컸다. 10월 수출 감소율은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컸다.
대미 반도체 수출은 70.8% 증가했지만 자동차(-35.6%), 자동차 부품(-28.7%), 철강(-33%), 일반기계(-33.2%) 등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충격이 지속해 쌓이는 형국이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관세 협상 세부 합의가 이뤄졌지만 3천500억달러 투자 패키지 양해각서(MOU) 서명, 한국 국회 동의 등 남은 절차가 있어 자동차 관세 인하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50%의 철강 관세는 조정 대상이 아니다. 이 밖에도 한국이 '우대'를 받기로 원칙적 합의가 이뤄졌지만 미국이 반도체, 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어서 대미 수출 불확실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대미 수출 감소를 아세안, 유럽, 남미, 중동 등 다른 전략 시장에서 만회하는 다변화 전략으로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어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한국의 대(對)아세안 수출은 지난 7월 이후 10월까지 넉 달 연속 미국을 추월하면서 대미 수출 감소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는 데 지속해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이어 한국의 제조업 새로운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아세안은 한국과의 교역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는 지역이다.
아울러 엔비디아향 HBM 수출 증가 영향으로 9대 주요 지역으로 분류되지 않는 대만 수출도 46.0% 증가한 51억5천만달러를 나타내면서 새로운 수출 전략 지역으로 부상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세부 합의를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해 우리 경제에 끼칠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0월 29일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 세부 사항에 합의해 관세 인하 대상과 시기가 구체화하면서 그간 우리 수출에 제약 요소로 작용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cha@yna.co.kr
'관세 피해' 자동차·철강 30%대 대미 수출 감소…영향 장기화 가능성도
[촬영 홍기원]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트럼프 관세' 여파와 긴 연휴에 따른 조업일 감소로 수출 둔화 우려가 컸던 가운데서도 10월 한국의 수출이 3% 이상 증가하면서 5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수출 동향을 자세히 보면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주력 품목의 수출이 부진했다. 미국의 관세로 인한 수출 피해 역시 커지는 모습이어서 향후 중장기 전망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수출입 동향을 보면, 한국의 10월 수출액은 작년보다 3.6% 증가한 595억7천만달러로 역대 10월 중 최대였다.
10월 초반엔 추석 앞뒤로 7일의 긴 연휴가 있어 작년보다 조업일이 이틀 적었다. 이에 10월 일평균 수출액은 29억8천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예상 밖 수출 호조에는 '슈퍼 사이클'을 맞은 반도체 수출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10월 반도체 수출은 작년보다 25.4% 증가한 157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9월(166억달러)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역대 10월 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15대 주요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를 제외하고 수출이 증가한 것은 선박(46억9천만달러·131.2%), 석유제품(38억3천만달러·12.7%), 컴퓨터(9억8천만달러·1.7%)에 그쳤다.
자동차(-10.5%), 자동차 부품(-18.9%), 철강(-21.5%), 일반기계(-16.1%) 등 미국 정부의 관세 영향을 크게 받고 있거나 월초 긴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 큰 산업 연관 품목들의 경우 대체로 수출이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10월 전반적인 수출 환경 부담 속에서도 반도체 한 품목이 수출 증가를 일방적으로 견인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 수출의 반도체 의존도가 상당 폭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10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 의존도는 약 26%로 작년 같은 달의 약 22%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즉, 1년 전에는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대략 5분의 1을 차지했는데 이제 그 비중이 4분의 1 이상으로 커진 셈이다.
현재는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가 새로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모양새지만 반도체 경기 부침에 따라 전체 한국의 수출, 나아가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위험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가 한국의 수출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10월 대미 수출은 16.2% 감소한 87억1천만달러를 기록해 2023년 1월(81억달러) 이후 3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한국의 9대 주요 수출 지역 중 미국만 유일하게 두 자릿수 수출 감소율을 나타내 그만큼 관세의 영향이 컸다. 10월 수출 감소율은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컸다.
대미 반도체 수출은 70.8% 증가했지만 자동차(-35.6%), 자동차 부품(-28.7%), 철강(-33%), 일반기계(-33.2%) 등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충격이 지속해 쌓이는 형국이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관세 협상 세부 합의가 이뤄졌지만 3천500억달러 투자 패키지 양해각서(MOU) 서명, 한국 국회 동의 등 남은 절차가 있어 자동차 관세 인하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50%의 철강 관세는 조정 대상이 아니다. 이 밖에도 한국이 '우대'를 받기로 원칙적 합의가 이뤄졌지만 미국이 반도체, 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어서 대미 수출 불확실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대미 수출 감소를 아세안, 유럽, 남미, 중동 등 다른 전략 시장에서 만회하는 다변화 전략으로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어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한국의 대(對)아세안 수출은 지난 7월 이후 10월까지 넉 달 연속 미국을 추월하면서 대미 수출 감소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는 데 지속해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이어 한국의 제조업 새로운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아세안은 한국과의 교역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는 지역이다.
아울러 엔비디아향 HBM 수출 증가 영향으로 9대 주요 지역으로 분류되지 않는 대만 수출도 46.0% 증가한 51억5천만달러를 나타내면서 새로운 수출 전략 지역으로 부상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세부 합의를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해 우리 경제에 끼칠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0월 29일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 세부 사항에 합의해 관세 인하 대상과 시기가 구체화하면서 그간 우리 수출에 제약 요소로 작용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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