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208389_001_20251031185709689.jpg?type=w800

[인더AI] 삼성, 엔비디아 AI 팩토리로 자율형 팹·로보틱스 혁신 가속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진행된 회동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엔비디아(NVIDIA)와 삼성전자가 AI 팩토리 구축을 통해 글로벌 제조 혁신에 나섰다. 양사는 엔비디아 GPU 5만개를 탑재한 신규 AI 팩토리를 중심으로, 차세대 반도체·모바일 기기·로보틱스 산업의 지능형 전환을 추진한다.

31일 엔비디아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 정상회의 기간 중 삼성전자와 협력해 첨단 제조공정 전반에 AI를 결합하는 AI 팩토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팩토리는 삼성 반도체 제조, 스마트 디바이스, 로보틱스 등 전 사업군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며, 반도체 산업의 설계·제조·검증 단계를 통합 가속화한다.

이번 협력의 중심에는 양사가 25년 이상 이어온 메모리·GPU 협력 관계가 있다. 삼성은 엔비디아의 첫 그래픽 카드 ‘NV1’에 DRAM을 공급한 이후, 업계 최초 HBM 상용화 및 HBM3E·HBM4 공급 협력으로 AI 반도체 성능 확장을 이끌어왔다. 이번 AI 팩토리 구축을 통해 양사는 HBM을 넘어 GDDR, 고밀도 모듈, 맞춤형 반도체 솔루션과 파운드리 서비스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

삼성은 엔비디아 쿠다-X(CUDA-X) 기반 GPU 가속 인프라를 자사 반도체 제조용 리소그래피(광학 노광) 플랫폼에 통합해 성능을 20배 향상시켰다. 또한 cu리소(cuLitho) 라이브러리를 첨단 OPC(광학근사보정) 엔진에 적용해, 컴퓨팅 리소그래피(computational lithography)와 TCAD(기술 컴퓨터 지원 설계) 시뮬레이션의 처리속도를 크게 개선했다. 이는 삼성 파운드리의 차세대 공정 설계 효율을 높이는 핵심 기반으로 작용한다.

삼성은 엔비디아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을 활용해 글로벌 팹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구축 중이다.

가상 공간에서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AI 기반 예지보전과 운영 최적화를 지원해 자율형 팹 환경을 구현한다.

또한 엔비디아 RTX 프로 서버와 블랙웰(Blackwell) GPU를 도입해 지능형 물류 시스템을 구축, 생산계획·이상 감지·운영 자동화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양사는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한다. 삼성은 엔비디아 젯슨 토르(Jetson Thor) 플랫폼을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추진 중이며, 엔비디아 아이작 심(Isaac Sim)과 코스모스(Cosmos) 기반 합성 데이터 엔진을 결합해 로봇의 실시간 학습·제어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물리적 공간의 변화에 즉시 반응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 젠슨 황은 “AI 산업혁명은 설계와 제조 방식을 재정의하는 변화의 시작점”이라며 “삼성은 엔비디아와 함께 자율형, 지능형 제조의 미래를 여는 기술 파트너”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1995년 DRAM에서 시작된 협력이 이제 AI 팩토리로 진화했다”며 “엔비디아와 함께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전 세계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엔비디아와 삼성은 이 AI 팩토리를 통해 GPU와 메모리, 통신, 파운드리 생태계를 하나의 가속 플랫폼으로 묶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