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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여러 가지 이유로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많다. 질병관리청의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아침 결식률은 34.0%, 즉 세 사람 중 1명이 아침을 먹지 않는다.

하지만 아침은 오랫동안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로 여겨져 왔다. 아침 식사는 단순히 ‘한 끼’가 아니라 몸의 생체리듬을 조율하는 중요한 신호다.

최근 여러 연구에 따르면, 식사 시점은 우리의 내부 생체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심장협회(AHA)는 최근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오전 8시 이전에 아침을 규칙적으로 먹는 사람은 대사 건강과 심혈관 건강이 더 좋은 경향을 보였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식사하는 것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우리 몸의 내부 시계를 정확히 맞추는 행위인 셈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출신의 소화기내과 전문의 사우라브 세티 박사는 “아침 식사는 소화기관이 하루의 소화 활동을 위해 ‘시동’을 거는 역할을 한다”며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가 하루의 장 건강을 좌우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 건강을 해치는 네 가지 아침 습관을 지적했다. 공식 지침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소화기 건강 원칙과 일치해 소개한다.

1. 아침을 거르는 것
세티 박사는 “아침을 거르면 장에 염증이 생기고 복부 팽만, 가스, 소화불량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아침 식사를 건너띄면 뇌의 스트레스 반응이 활성화되어 백혈구 활동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체내 염증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는 “의도적인 단식(예: 간헐적 단식)이 아니라면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식사하는 것이 좋다”며 “식사 간격이 길어지면 위산이 과다 분비되고 장의 운동성이 떨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위산 축적과 염증은 대장암 등 위장관 암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아침 식사를 하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안정시키며, 이후 과식이나 군것질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 설탕이 많이 첨가된 시리얼
언뜻 보면 건강식처럼 보이는 그래놀라나 시리얼이 실제로는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정제당 범벅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그래놀라 1회분에는 평균 10~15g의 설탕이 들어 있는데, 이는 도넛 한 개(약 10g)보다 많다.

세티 박사는 “첨가당이 많은 음식은 장에 염증을 유발하고, 혈당을 급격히 올려 과식을 부른다”며 첨가당이 많은 그래놀라나 시리얼 대신 원재료 그대로의 곡물과 씨앗, 과일(예: 귀리, 치아 씨드, 베리류)로 구성된 식단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첨가당 섭취량을 하루 총칼로리의 10%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한다. 성인 기준 약 50g(백설탕 12티스푼)이며, 더 엄격한 권고 기준은 25g 이하다.

한국인이 밥 대신 쉽게 먹을 수 있는 아침 식사용 식품으로는 달걀, 두부, 견과류, 그릭 요거트, 고구마, 토마토 등이 있다.

아침에는 과일 주스도 피해야 한다. 오렌지 주스 한 컵에는 약 20~24g의 당이 들어 있는데, 이는 도넛 두 개에 해당한다.

당분이 많은 식품은 장내 미생물 군집을 교란하여 염증 유발 위험이 큰 박테리아의 과다 증식을 유발할 수 있다.

3. 이동 중 식사하기
바쁘게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 중에는 이동 중 차량이나 사무실에서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도시락을 싸기도 한다. 하지만 스트레스 상태에서 먹으면 소화효소 분비가 줄고. 장 운동이 억제된다. 앉아서 천천히 오래 씹으며 먹는 것이 훨씬 소화에 도움이 된다.

하버드 의대의 건강 매체 하버드 헬스(Harvard Health)는 “뇌는 위와 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음식을 먹는다는 생각만으로도 음식이 위에 도달하기 전에 위액이 분비될 수 있다”라며 “이러한 연결은 양방향으로 작용한다. 문제가 있는 장은 뇌로 신호를 보낼 수 있고, 문제가 있는 뇌는 장으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의 위 또는 장 문제는 불안, 스트레스, 우울증의 원인이거나 그 결과일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4. 아침에 물을 안 마시는 습관
사람은 잠자는 동안 평균 2~4컵의 수분을 잃는다.
세티 박사는 “장은 음식이 원활히 이동하기 위해 물이 필요하다”며 “아침에 일어나 활동을 시작할 때 무엇보다 먼저 물 한 잔을 마시라”라고 권했다. 물이 장의 원활한 활동을 돕는다는 것이다. 다만 아침 공복에 물을 마신다고 해서 특별한 이점이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상반된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