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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가 30일 서울 코엑스(COEX) K-POP 광장에서 ‘지포스(GeForce)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독자제공]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혼자서는 아무것도 만들 수 없다. 친구들이 필요하다”

엔비디아(NVIDIA)는 30일 서울 코엑스(COEX) K-POP 광장에서 ‘지포스(GeForce) 게이머 페스티벌’을 열고 한국 출시 25주년을 기념했다고 밝혔다. 이날 무대에는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함께 등장했다. 세 사람은 기술 협력의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하며, 동시에 인간적인 대화로 현장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황 CEO는 “아시다시피, 어떤 회사도 혼자서는 만들 수 없습니다. 친구들이 필요하죠”라며 “그래서 오늘 밤, 치맥을 함께 즐기기 위해 제 친구 몇 명을 데려왔습니다”고 말해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그는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이 세계 최고”라며 “실리콘밸리에 있는 제 단골집은 ‘99 치킨’인데, 한국의 ‘구구치킨’과 같은 브랜드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제일 맛있는 치킨은 한국 치킨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치킨을 먹으러 가자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즐기고 싶은 첫 번째 식사는 프라이드 치킨입니다”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그는 곧바로 “이제 제 친구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CEO들입니다”라며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을 무대 위로 불렀다.

이재용 회장은 “25년 전 엔비디아는 삼성 반도체 DDR D램을 써서 지포스 256을 출시했습니다. 그때부터 양사의 협력이 시작됐고, 젠슨과 저의 우정도 시작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젠슨 황이 “그때 너는 아이였잖아”라며 농담하자 두 사람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 회장은 “엔비디아는 최고의 혁신 기업이자 젠슨은 인간적으로도 매력적입니다. 정말 따뜻한 친구입니다”라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제가 생긴 건 좀 들어보여도 두 분 다 제 형님입니다”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케이드 게임을 즐겼고, 제 아이는 리그오브레전드를 좋아합니다. 그 안에는 언제나 엔비디아 칩이 있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앞으로는 엔비디아 칩이 자동차와 로보틱스로 들어오면서 더 많은 협력이 이뤄질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여러분은 지금 게임을 하지만, 앞으로는 차 안에서 더 많은 게임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기아는 이미 리그오브레전드 유럽 리그와 스파 라인 클라우드 게임을 후원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함께 더 나은 게이밍 경험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세 사람의 무대는 산업적 의미를 넘어 인간적인 유대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젠슨 황은 “좋은 기술은 혼자서 만들 수 없고, 좋은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진다”고 말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이날의 만남을 세 기업의 기술 협력 관계가 다시 주목받는 계기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GPU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 중이며,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차량용 컴퓨팅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