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549655_001_20251030073509752.jpg?type=w800

한국인사관리학회서 사례 발표
AI 기반 생산성과 조직문화 혁신 가능성 확인


카카오 사옥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카카오가 개발자 중심의 ‘인공지능(AI) 네이티브 조직 전환’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AI 도구를 활용해 한 명의 개발자가 일주일 만에 앱을 완성하고, 팀 단위 협업 생산성이 최대 5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지난 25일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에서 열린 ‘한국인사관리학회 2025 추계학술대회’ 특별세션에서 ‘AI를 통한 개발 생산성 혁신과 조직문화 변화’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AI 시대, 한국의 인사조직 Quo Vadis?’다. 카카오에서는 AI 네이티브 전략을 담당하는 이호정 수석과 양나은 AI마일리지 TF 리더가 참여해 AI가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공유했다.

카카오는 2024년부터 개발 직군을 중심으로 AI 도구 도입 실험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1차 실험에서는 1명의 개발자가 AI 도구를 활용해 기획, 디자인, 프론트엔드, 백엔드 등 전 과정을 단독으로 수행하며 단 일주일 만에 실제 동작하는 앱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AI 기반 개발 방식이 개인의 역량을 확장하고 생산성을 혁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2차 실험은 실제 운영 중인 프로젝트 환경에 AI를 도입해 소규모 팀 단위의 협업 생산성을 검증하는 형태로 진행됐으며, 복잡한 환경에서도 50% 이상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카카오는 AI 활용을 조직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 2025년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AI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다. 참여 개발자들에게 월 120달러의 마일리지를 지급해 커서(Cursor), 클로드 코드(Claude Code), 코파일럿(Copilot) 등 다양한 AI 도구를 자유롭게 구독하고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카카오 제공]


약 30개 조직에서 100여 명의 개발자가 참여해 42개의 과제를 수행했으며, 참여자 중 98%가 전체 개발 시간의 단축을 경험했으며, 89%가 프로젝트 전반의 품질 향상을 체감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55%의 응답자가 AI 도구를 ‘유능한 동료’ 혹은 그 이상의 수준으로 평가했으며, 38%는 ‘주니어 개발자’ 수준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양 리더는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AI를 통해 반복적인 업무가 줄어든 대신, 문제 해결과 설계 같은 고차원적인 의사결정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반응했다”며 “이를 통해 AI 도구의 도입이 단순한 생산성 향상에 그치지 않고, 개발자의 자율성과 자신감을 높여 인재 성장 및 조직의 진취성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고 전했다.

카카오는 이번 실험들을 통해 AI 도구의 효과를 정량화하는 것을 넘어, AI 네이티브 조직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사람이 성장하고 협업이 진화하는 방식’에도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는 개발 생산성을 넘어 다양한 조직의 AI 전환을 위해 워크플로우를 재설계하고 AI 중심의 유기적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 수석은 “AI 네이티브 전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를 함께 바꾸는 여정”이라며 “AI를 통해 구성원 개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민첩한 진화를 동시에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양 리더도 “AI 마일리지 프로그램은 생산성 향상을 넘어 개발자들이 AI를 ‘업무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다”며 “향후 다른 직군으로도 AI 도구 실험을 확산해 AI 중심 협업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